백두대간과 정맥/호남정맥

눈길을 헤치며 경각산을 오르다- 호남정맥 3구간.

영원한우보 2011. 2. 2. 00:46

 

 

                          《불재로 내려서며 본 전주의 진산인 모악산과 구이저수지 전경》

 

올 겨울에는 눈이 예년에 비해 많이 내리고 추위가 맹위를 떨쳐 온 국토가 얼어 붙었다.

비닐 하우스에서 재배되는 채소와 과일이 흉작이고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양식어들이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폐사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확산된 구제역이 창궐하여

국민 모두가 시름에 잠겨 있다.

 

지구의 온난화로 북극에서 만년빙이 걷잡을 수 없이 녹아 공중으로 떠오른 찬 기류가 남하하여

예년에 경험하지 못하던 추위가 계속되는 등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으며 인간들의 지나친

욕심으로 창조주의 섭리를 거스리고 자연질서를 무너뜨리면서 까지 편의만 추구하다가

역병을 일으켜 우리에게 더 큰 재앙으로 되갚음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루빨리 우리의 헛된 욕심을 버리고 일용 할 양식으로 족할 줄 아는 知足의 자세를 견지하여

물려받은 자연 훼손을 극소화하며 인간의 오만을 버리고 자연섭리에 순응함으로 더 크게,

더 빨리 밀려드는 재앙을 최소화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오늘은 호남정맥 3구간 산행을 위해 집을 나선다.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던 버스가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로 들어서자 눈발이 내리기 시작하고

아침식사를 위해 탄천휴게소에 들어섰을 때는 함박눈이 너울거리고 있었다. 

 

 

저번 구간의 날머리 슬치휴게소에서 17번 도로 건너에 있는 슬치마을회관에 도착한다(10:01). 

전 구간에 내려섰던 박이뫼산이 우측으로 보인다.

 

슬치마을회관에서 산행장비를 정리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마을회관은 경로당과 里사무소로 겸용되고 있다. 

 

마을회관 우측으로 마을을 벗어나 통신탑이 보이는 방향으로 진행한다(10:05). 

 

통신탑을 돌아 좌측으로 진행하여 출입을 막는 철사줄을 넘어 산길로 들어선다. 

 

정맥길은 앞에 보이는 능선 우측으로 급히 꺾이며 이어지는데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진행한 선두를

무작정 따르다 군부대 철조망이 있는 벙커 굴뚝봉 까지 갔다 되돌아 오는 가벼운 알바를 했다.

 

정맥 반대방향으로 진행하여 군부대 철조망을 만나 되돌아 섰다.

 

갈림길에 되돌아 오니 마루금은 산중턱에서 우측으로 꺾여 흘러 내리고 있었다.

 

잡목이 우거진 산길을 내려서면 시야가 트이는 등로가 이어진다.

 

묘지를 지나 봉우리를 내려서면 745번 지방도로 위로 동물이동통로가 나타난다(10:42). 

 

동물이동통로 위에서 본 임실군 신덕면 방향의 745번 지방도로. 

 

동물이동통로를 건너 정맥 능선길은 이어진다(10:55).

 

가볍게 봉을 넘고................ 

 

봉을 넘으면 또 시야가 터지는 등로가 이어지고...................

오늘은 옥녀봉과 경각산 오름길을 제외하면 유순하게 흐르는 정맥길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발목까지 묻히는 두껍게 쌓인 눈으로 산행속도는 나지 않는다.

 

리본이 나부끼는 봉우리를 오른다(11:28). 

 

폭발물 처리 경고판을 지나간다(11:51). 

 

경고판을 지나면 곧 나타나는 군부대 철조망을 따라 진행하게 된다.

 

군부대 철조망을 따라 갈미봉에 도착한다(12:09).

葛味峰에는 칡덩쿨은 볼 수 없고 잡목만이 무성한 채 눈덮인 헬기장이 덩그러니 자리잡고 있다.

갈미봉을 우측으로 내려서면 군부대 철조망은 또 이어진다.

 

갈미봉의 표지기들.

 

 

군부대 철조망과 헤어져 봉우리에 올라선다.

 

봉우리를 내려서서 쑥재(임도 안부 사거리)를 건넌다(12:49).

 

쑥재를 넘어 올라 양지에서 간식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내려서니 편백숲 갈림 표지판이 나타났다(13:22).

 

지나온 방향으로 슬치, 쑥재를 가르키고 있고 진행방향은 옥녀봉, 한오봉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우측은 공기, 편백숲으로 내려서는 방향인데 공기는 air가 아니고 동네 이름이다.

 

옥녀봉 방향으로 발길을 이어간다.

 

눈덮인 암봉을 지나간다.

 

옥녀봉으로 진행하며 전망바위에서 우측으로 570봉(한오봉)을 조망한다.

우측으로 마루금을 따라 눈길(雪路)이 선명하게 이어지고 있다.

 

북동방향으로 계곡을 따라 죽림리로 이어지고 있으며 17번 도로와 전라선 철도가 보이고 그 너머에

연석산과 운장산(?)이 어렴풋하게 조망되고 있다.

 

 

전망바위를 지나 안부 삼거리에 이른다(13:43).

 

직진 5m 전방에 ↖옥녀봉 50m, ↗한오봉 400m를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는데 요즈음 설치한 것으로

보이지만 안내판이 매달려 있는 기둥이 너무 약해 곧 쓰러질 것 같다.

 

좌틀하여 급경사 눈길을 미끄러지며 삼각점이 있는 옥녀봉에 오른다(13:48).

전국에 수없이 산재해 있는 옥녀봉이라는 지명이 있지만 가파른 눈길을 헐떡거리며 오르면서

先人들의 지형을 보는 慧眼에 놀란다. 

 

 

새마포 산악회에서 매달아 놓은 표지기에 옥녀봉 578.7m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옥녀봉에서 바라 본 570봉(한오봉)과 경각산. 

정면에 한오봉이 우뚝하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산줄기가 흘러 경각산 까지 이어지고 있다.

 

옥녀봉을 내려서며 우측으로 조망하는 우리의 산하는 눈부셨다. 

 

이정표가 있는 옥녀봉 갈림길로 내려섰다(13:54).

좌측으로 발길을 틀어 한오봉을 향한다. 

 

두번 째로 나타난 공기, 편백숲 이정표를 지난다.

지나온 방향으로 쑥재, 옥녀봉이라는 표기가, 진행방향으로는 한오봉, 왜목재라는 표시가 되어 있다.

작년에 이곳을 답사했던 선답자는 이런 이정표가 없었다는데 최근에 설치했나 보다.

 

570봉(한오봉)에 이르렀다(14:09). 

진행방향으로 경각산 3.1Km라는 안내문구가 선명하다.

 

한오봉에 올라 직진으로 진행하면 왜목재를 지나 고덕산으로 간다고 안내되어 있다. 

 

하얀 눈과 구름을 정수리에 올려놓고 있는 한오봉의 모습이다. 

 

570봉에 오르니 시원스런 조망이 터진다.

왜목재로 내려섰다가 고덕산으로 이어지고 있는 산줄기가 멋지게 조망된다. 

 

금남정맥, 금남호남정맥, 호남정맥의 산줄기들이 자웅을 겨루며 장대하게 흐른다. 

 

우측으로 눈을 돌려 지나온 호남정맥의 산줄기를 가늠해 본다.

 

깊숙한 발자국을 뒤따르며 힘들게 러셀하고 앞서 간 선두의 수고에 감사한다. 

 

편백나무 숲을 지나간다(14:18).

편백나무는 식물 중 항균성 물질인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배출하여 최근에는 아토피 피부질환자나

암환자들이 자연치유를 목적으로 많이 찾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꼬불꼬불 눈길이 이어진다. 

 

하늘을 찌를 듯 높다란 안테나(?)가 서 있는 광곡리 능선 갈림길을 지난다(14:29).

정맥길은 좌측으로 휘어져 흐른다.

 

바람에 몰려 쌓인 눈무더기가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산등 너머로 경각산을 조망한다.  

 

효간치를 건너간다(14:47).

우측으로 내려서면 효관마을로 이어진다. 

 

경각산을 향해 오름질을 계속한다. 

 

낭떠러지 암봉 오름길이 위험하다. 

 

경각산 전위봉인 암봉(454m)에 올라서니(15:12) 570봉(한오봉)에 버금가는 전망이다. 

 

지나온 한오봉과 옥녀봉 뒤로 호남의 산군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다. 

 

은백의 산야가 끝없이 흐른다. 

 

암봉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바라 본 경각산. 

 

암봉을 오르고 급경사 능선을 진행한다. 

 

 

산불감시 카메라와 헬기장이 설치되어 있는 경각산에 오른다(15:36).  

 

고래등에 솟아난 뿔 같다는 경각산(鯨角山)은 해발 659.6m로 오늘 산행구간에서 가장 높은데

1구간의 만덕산, 4구간에 있는 오봉산과  함께 완주군의 3대 명산으로 꼽힌다.

 

잡목이 무성하여 조망이 터지지 않는 경각산을 내려서면 곧 산불감시초소가 나타난다. 

 

10분 쯤 내려서면 너른 공터에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고 정맥길은 우측으로 틀어진다. 

 

내림길이 계속된다.

 

멋진 노송이 산객의 지친 발걸음을 잡는다(15:58). 

 

내림길을 계속 진행하여 전망바위에 이른다(16:04). 

구이저수지 너머로 모악산이 의젓하고 왼쪽으로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불재가 내려다 보인다.

 

다음 구간에 이어 갈 산줄기가 왼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망암을 내려서서 진행하면 묘지지역을 지나 임도가 이어진다. 

 

749번 도로가 지나는 불재로 내려선다(16:21).

다음 구간은 불재참숯을 지나 치마산 방향으로 이어진다.

 

 

불재에 내려서서 좌측을 바라보니 불재도예 갤러리가 보이고 우측으로 발길을 틀어 완주군 구이면 방향으로 약 100미터 쯤 진행하여 불재참숯 정문 앞 공터에 주차해 있는 산악회 버스로 접근해 갔으나 지명과는

딴판으로 거세게 불어오는 寒風에 누구도 감히 대항하지 못하고 버스 안에서 하산주 몇 컵 씩을 들이키고

여산휴게소에 도착해 허기를 채우고 상경함으로 호남정맥 3구간 산행을 마감했다.

 

 

▣산행일시: 2011. 1. 29(토요일, 호남정맥 3구간).

 

▣산행구간: 슬치~ 갈미봉~ 쑥재~ 옥녀봉왕복~ 한오봉~ 효간치~ 경각산~ 불재.

 

▣산행날씨: 대체로 맑으나 매우 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