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새벽 4시에 일어나 천왕봉 정복을 준비 하였다.
새벽 4시의 세석산장의 공기는 실로 초 겨울의 차가움으로 다가왔다.
방한복을 입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추위였다.
5시가 조금 넘어 세석산장을 출발한 우리는 곧 세석 평전에 도착하였는데 30여 만평의 광활한
이곳은 지리산의 심장부이며 이곳의 철쭉은 지리산의 10경 중의 하나이다.
지리산 10경은, 1.노고 운해 2.피아골 단풍 3.반야 낙조 4.벽소령 명월 5.불일 폭포 6.연하 선경
7.천왕 일출 8.칠선 계곡 9.섬진 청류 10.세석평전의 철쭉을 일컫는다.
세석평전을 뒤로 하고 연하봉을 오르는 우리는 또 하나의 선경(仙景)을 만나게 되니 그것은
출현과 숨김을 반복하는 운무였다.
저 멀리 보일 듯 말 듯 천왕봉을 향하는 우리의 발걸음은 이틀째 걷고 있었지만 힘든줄을 몰랐다.
세시간여 만에 도착한 장터목 산장에서 천왕봉 정복의 기쁨을 미리 맛보고 있는데 어제
힘들어 하던 친구가 정상 등반을 포기 하겠다고 한다.
우리는 같이 가기를 청하였지만 고사하는 바람에 아쉽게 세명이서 정상을 향하였다.
제석봉을 오르다보니 주위에 많은 고목들이 있었는데 설명에 의하면 불법 벌목을 한 후 그것을
은폐하기 위해 벌목꾼들이 산에 불을 질러서 그 잔해가 남아 있는 것이라고 한다.
드디어 한시간 여를 걸어 천왕봉 정상 밑에까지 도착하였다.
통천문을 지나 정상에 오른 우리는 벅차오르는 환희를 억제하기가 심히 어려웠다.
그래 우리는 해 냈다.
일행 중 하나가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지만 우리는 이제 떳떳이 산사나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운무로 인해 정상에서 주위 경관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고 하산하는 것이 무척이나 아쉬웠다.
다시 장터목을 통해 중산리로 하산하는 계곡길은 경사도 심하고 정상을 정복하고 난 후의 허탈감으로
인하여 상당히 힘이 들었다.
우리민족의 기상과 혼, 정서, 그리고 애환이 서려있고 우리와 더불어 숨 쉬어오고 있는 지리산은
예로부터 금강산 한라산과 더불어 三神山으로 알려져 왔다.
신라 5악의 남악으로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고 해서
지리산(智異山)으로 불려왔다.
지리산은 백두산의 맥이 반도를 타고 이곳까지 이어졌다고 하여 두류산(頭流山)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틀 동안 40 여Km의 지리산을 20여 시간에 걸쳐 종주 함으로써 등산에 자신감을 얻게 되었으며
우리도할 수 있다는 소망을 가지고 또 다른 계획(백두대간 종주)에 대해 토의 하기에 이르렀다.
(2005. 9. 2~9..4 금요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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