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과 정맥/한남정맥(完了)

진달래 만개한 문수산을 넘어 한남정맥 종주를 마치다

영원한우보 2008. 4. 22.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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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남정맥을 시작하고 3개월 여 만에 마지막 구간 산행에 나선다.

하루 온종일 수십 쎈티의 눈을 맞아가며 산행하던 잊지 못할 추억이 떠오르고,

고속도로를 무단횡단하여 갓길 따라 마루금을 이어가고 토끼굴을 찾지 못해 도로의

중앙분리대를 뛰어 넘으며 무모한 활극(?)을 연출했던 아찔한 순간들이 있었고,

 

남의 동네 아파트 단지로 들어서서 눈총을 받아가며 담장을 넘어가던 일,

끝없이 이어지는 군부대 철조망을 하염없이 따르며 병사들의 훈련하는 모습과

사격훈련의 총소리를 들으면서 분단의 현실을 체험하기도 했다.

 

반면에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의 산행에 임하시는 진지한 자세나 노년기에도 

계획적으로 여생을 보람차게 생활 하시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삶도 목숨이 허락되는

그날까지 늘 최선을 다해야 할 귀중한 생명임을 他山之石의 교훈으로 생각케 했던 

기억들이 머리를 스쳐간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통하여 우리에게 밤낮과 계절의 오묘한 변화를 보여 주시고

온 우주를 운행하시고 섭리하시는 창조주의 능력을 조금이나마 깨달아 느끼면서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재발견하고 하나님께 경외감을 가지게 되며 매일 새로운 마음으로 

바라고 생각하는 것을 댓가없이 무제한 향유하며 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눈물겨운 행복감에 젖기도 하였다.

 

전 구간에 내려섰던 것고개(청룡사 입구)에서 하차한 우리는 해병대 군인들이

거주하는 아파트(푸르미아파트)를 좌측에 끼고 확장중인 먼지길을 걷기 시작한다

(10:50).

 

확장중인 비포장길을 따라 조금 오르면 좌측에 말끔하게 잘 지어진 해병대 장병들에게

신앙의 요람 역할을 하고 있는 통진교회가 다가선다.

작년 가을 내가 다니는 교회에 부흥회 강사로 오셨던 김명환 前 해병대 부사령관이

연대장으로 복무하던 시절 지으셨다는 간증을 들었던 바로 그 교회였다. 

 

교회를 지나 푸르미 아파트 단지로 들어선다. 

 

단지 뒤로 둘러쳐진 철조망을 넘어간다.

푸드득~~~~푸드득~~~~~~~ 쨍그랑~~~~~~~~~

짝짓기(?)를 하던 꿩 한쌍이 인기척에 놀라 허공으로 날아 도망치다 한마리가 

아파트 베란다 유리로 돌진한다.  

 

놀라긴 우리도 마찬가지 였는데 그 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지 모두들 걱정하며

부근으로 접근해 주인을 불러 보지만 안에서 인기척이 없어 생사를 확인치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우리는 살생의 무거운 마음으로 가슴이 아프다.

 

아파트 철조망을 넘어 묘지를 지나고 곧 시작되는 군부대 철책을 따라 걷는다.  

 

묘지를 지나며 본 자주색의 야생화 조개나물과,

 

 

제비꽃. 

 

그리고 연분홍빛 복사꽃. 

 

빈 초소를 지나간다(11:18). 

 

산길을 가며 본 솜다리와, 

 

구슬붕이, 

 

붓꽃. 

 

폐타이어를 이용해 만든 교통호를 따라 진행하기도 한다. 

 

120봉을 넘어 잠시 내림길을 가다 계단을 오른다(11:41). 

 

계단을 올라서자 곧바로 나타나는 경기도 기념물 제91호인 고정리 지석묘.

지석묘(支石基)는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으로 고인돌이라고도 부르는데

주로 경제력이 있거나 정치권력을 가진 지배층의 무덤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고인돌은 4개의 받침돌(支石)을 세워 돌방(基室)을 만들고 그 위에

거대하고 평평한 덮개돌(蓋石)을 올려놓는 탁자식과, 땅속에 돌방을 만들고 작은 받침돌을

세운 뒤 그 위에 덮개돌을 올린 바둑판식, 맨 땅 위에 덮개돌이 놓인 개석식으로

구분되는데 현재 우리나라 전역에는 약 3만기 정도가 산재해 있다.

 

 

고정리 지석묘를 조금 지나 내려서면 2차선의 郡道가 지나는 남정골고개에 도착한다(11:47). 

 

남정골고개 부근에서 본 조팝나무꽃.

 

 

95봉에 오른 후 내려서면 공장들이 보이는 도로가 나오고 절개지를 타고 또 자그마한

봉우리로 올라선다(11:59).

 

곧 이어 나타나는 묘지群을 지나 80봉을 오른다. 

 

 

80봉을 내려서서 조금을 진행하면 에던農畜이 보이고 왼쪽으로 끼고돌아 한적한 1차선

포장도로를 따른다(12:12). 

 

 

길가에서 본 노란 민들레.

부지런한 벌이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있다.

 

조금 더 진행하면 군부대 정문을 지나게 되고 곧 56번 도로와 합쳐지는 삼거리에 이른다(12:25). 

 

우측으로 56번도로를 따라가면 애기봉과 다도박물관을 갈 수 있음을 알려준다. 

 

우리는 56번 도로를 건너 밭고랑을 지나 산길로 접어든다. 

 

 

삼각점이 설치된 또 다른 두번 째 80봉. 

 

철조망을 따라 진행하다 나뭇가지 사이로 문수산을 보고 조금 더 진행해 임도와 만나는 지점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요기를 하며 휴식을 취한다(12:49).  

 

휴식을 거두고 임도를 지나며 본 문수산.

이 산을 오르고 나면 곧 한남정맥을 마무리 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묘한 기분이 든다.

 

임도를 걸어가는 대원들. 

 

임도가 끝나면 쌍룡대로라고 명명된 22번 군도를 만나게 된다(13:18). 

 

22번 군도를 가로질러 문수산 오르기 시작한다(13:20). 

 

문수산 능선을 오르며 뒤돌아 본 지나온 마루금. 

 

조강저수지 뒤로는 한강 하류가 바다처럼 보인다. 

 

문수상 정상에는 지게를 받쳐놓고 막걸리를 파는 아저씨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문수산 정상(376) 도착(13:55).

사방으로 시야가 확 터졌으나 스모그가 잔뜩 끼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북동쪽으로 보이는 한강 하류와 애기봉 너머로 희미하게 임진강이 시야로 들어온다. 

 

 

正北 방향으로는 한강에 유도섬이 유유히 떠있고 그 너머로는 북한의 마을들이 아스라히

보이는데 개풍군의 신흥리와 조강리라고 한다.  

 

한남정맥을 같이하며 동고동락한 대원들과 기념사진 한 장을 남긴다. 

 

아쉬운 마음으로 문수산을 내려서는 우리를 바라보며 아쉬워하는 곤돌박이. 

 

문수산성 방향을 버리고 우측으로 내려서서 교통호를 따라 걸으며 북쪽 방향을 자꾸만

힐끔거려 지는 것은 웬일일까? 

 

내려오면서 본 강화대교.

멀리 고려산과 혈구산 그 뒤로 마니산까지 희미하게 보인다.

스모그가 없다면 선명하게 눈앞으로 다가올 거리인데................. 

 

산벚꽃과 진달래가 만발한 분기봉 321봉을 넘는다(14:17). 

 

분홍빛이 선명한 진달래. 

 

형체만 남은 문수산성에 최근 보수된 듯한 암문.

 

보수된 듯 보이는 문수산성(文殊山城).

김포시 월곶면 포내리 일대의 문수산성은 사적 제139호로 지정되었으며(1964. 8. 29)

갑곶진과 함께 강화의 입구를 지키던 조선시대의 석성이다.

 

조선 숙종 20년(1694)에 쌓은 석축 산성을 순조 12년(1812)에 고쳐 쌓았는데 당시에는

취예루, 공해루 등 3개의 문루와 비밀통로인 암문 3개가 있었다고 한다. 

 

다시 보는 강화대교 부근. 

 

우측으로 내려서면 용연동, 좌측으로 진행하면 동막골로 내려서는 사거리 안부에 닿는다(14:43).

 

사거리 안부에서 직진하여 능선에 올라서서 본 한남정맥의 마지막 봉우리인 270봉과

이어지는 능선. 

 

270봉에서 본 강화대교와, 

 

유도섬과 북한지역의 마을. 

 

진달래 만발한 능선을 따라 내려선다.

 

한남정맥의 마지막 지점인 보구곶리 도로가 보인다. 

 

내려서며 본 김포산우회의 한남정맥 시작 지점을 알리는 표지기.

그들은 우리와 반대로 남동진으로 한남정맥 마루금을 밟아나간 모양이다

 

보구곶리 22번 도로상으로 내려선 대원들(15:29).

우리는 서로를 축하하고 격려하며 굳게 악수를 나누었다. 

 

다시 본 한남정맥이 끝나는 마지막 지점.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해병대 검문소.

저 차단기를 제거하고 마음대로 넘나들 수 있는 때는 언제일까? 

 

우리는 강화대교를 넘어 시내의 음식점으로 이동해 한남정맥 종주증을 수여받으며

간단한 종료식과 함께 마지막 식사를 나누며 석별의 아쉬움을 달랬다. 

 

종주증을 받아 든 대원들과 함께.................. 

 

정맥 중 제일 먼저 종주를 마치게 된 한남정맥 종주증. 

 

석별의 아쉬움을 나누던 순간.

모두들 부디 건강하시어 오래도록 안산, 즐산, 행산하시라!!!!!!!!

특히 칠십이 훨씬 넘으셨음에도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로 산꾼의 진면목을 無言의 행동으로

들려주시고 보여주신 연세 많으신 선배님들의 행복한 산행이 계속되시기를 빈다.

 

문수산을 오르내리며 본 야생화.

솜나물, 벚꽃, 제비꽃, 개별꽃, 현호색, 애기똥풀, 그리고 꽃보다 아름다운 참나무의 어린잎새.......

 

 

 

 

 

 

 

산행일: 2008. 4. 15. 화요일.

산행지: 것고개~ 남정골고개~ 56번도로~ 쌍룡대로~ 문수산~ 270봉~ 보구곶리

날   씨: 대체로 맑으나 스모그 심함. 바람없고 약간 무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