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겨울 눈꽃산행을 계획하고 광고했는데 등산 전날 산행지인 강원지방에 지역에 따라
폭설 주의보 내지 경보가 발령되니 당연히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잠자리에 들며 간절한 기도를 드린다.
산행 당일 새벽에 일어나니 가느다란 눈발이 허공을 가른다.
기상청 홈페이지는 전날 저녁 10시를 기해 발령한 강원지방의 폭설특보가 오늘도 유효함을
알리며 폭설 피해에 대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대절버스는 예정대로 교회앞을 출발하는데 폭설예보 등으로 예약한 회원들 중 열 분
가량이 펑크를 냈다.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차창밖에는 폭설특보라는 예보가 무색하게도 細雪만이 흩날릴 뿐
차량들의 통행에 거의 제약을 주지 않고 있었으나 속사IC를 빠져 나와 운두령으로
오르는 지방도로에 접어들자 차량들이 속도를 낮추기 시작한다.
운두령을 오르는 차량들은 보이지 않고 우리가 탑승한 버스 한 대 만이 외로이 정상을 향하고
있는데 굽잇길을 오르는 버스가 미끄러지며 헛바퀴를 도는 등 위험을 느껴 정상 산행을 할
회원들을 하차시킨 버스는 급히 회차하여 아랫삼거리 주차장으로 이동한다.
정상 도전파들은 완전무장을 하고 기념사진을 남긴 후 산행을 시작한다(10:18).
완전무장을 한 회원들이라 하지만 겨울의 雪山산행을 처음으로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니
아이젠과 스펫치 착용방법도 일일히 알려주어야 하는 수준이다.
홍천군 내면 방향.
평창으로 가는 길.
절개지에 설치된 나무계단을 통하여 운두령을 올라선다.
산행 초반 일렬 종대로 길게 늘어서서 산행하는 회원들.
포즈를 취해보는 여유도.........
바람이 만들어낸 능선의 눈길.
정상부근에 쌓인 눈은 허벅지까지 빠져 선두는 러셀(산행로를 개척해 나가는 것)에 엄청나게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처음만나는 이정목(10:56).
오름은 계속된다.
바람도 거의 없고 날씨는 포근하다.
나뭇가지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1492봉.
널찍한 공간의 휴식장소에 도착(11:07).
휴식장소에 서 있는 이정표.
계방산 정상까지 약 半을 올라왔다.
후미도 한 장 찰칵.
오르는 길 힘드시죠?
휴식장소부터 1492봉까지가 오늘 산행코스 중 가장 급경사로 인내를 요구한다.
포즈를 잡아 가면서 천천히 정상을 향해 간다.
정기적으로 산행을 하는 회원들이 거의 없기에 속력을 낼 수가 없고 처음 대하는 雪山景觀에
매료되어 발길을 옮기지 못한다.
1492봉을 오르는 막지지 능선.
1492봉에서 바라 본 계방산 정상(12:08).
은백의 설국을 거니는 가슴은 마냥 부풀어 하늘로 오른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
쉬어 가시는 老회원님.
후미에서 많이 힘드실 텐데 용케도 견디시며 산행을 하고 계신다.
白花萬發.
주목에도 雪花가...............
계방산 정상을 배경으로...............
지나온 1492봉이 하얗게 보인다(12:22).
이지점 부터 카메라 작동 중지로 기록을 남기지 못한다.
정상의 거친 바람은 역시 한반도 남쪽 제5위의 高峰다운 위력을 발휘한다.
후미를 안내하여 정상에 오르니 北風寒雪이 우리를 마중한다(12:32).
기다리겠다던 선두는 추위를 못이겨 정상에서 수 백 미터 내려선 지점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고 하여 합류하기 위해 하산을 서두른다.
얼마를 내려갔을까 선두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후미는 선두와의 합석를 포기하고 雪上晩餐을
시작하나 금방 찾아온 한기와 사투하며 숫가락잘을 하고 있는 男子 회원들은 군대에서의
혹한기 훈련이 생각난다고 이구동성이다.
후미에게 식사를 서둘러 마치고 내려오라고 전하며 나는 선두를 쫓는다.
십 여분을 내달려 식사를 마치고 막 자리를 일어서고 있는 선두를 만났는데 정상을 지나고 부터
아무도 오간 발자국이 없어 러셀하며 힘겹게 하산하고 있는 중이었다고 그간의 상황을
전해준다.
선두와 앞서거니 뒷서거니를 반복하며 1275.7봉에 다다른다((13:45).
선두에게 아랫삼거리 주차장까지 직진하여 내려갈 것을 부탁하고 후미를 기다려 회원들과
조심스런 하산을 하지만 간간히 백설과 부둥켜 안고 씨름하는 회원들을 본다.
몇몇 회원들의 너무도 힘겨워 하는 모습에서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고도를 낮추며 내려서자 적설량이 눈에 뜨이게 적어지고 설경도 정상부근의 그것에 미치지
못하지만 마음만은 동심으로 돌아가는 듯 하다.
아랫삼거리 주차장으로 후미가 내려서자(15:25) 먼저 하산한 회원들이 박수로 오늘의 승리를
축하하며 음식점으로 안내해 송어매운탕을 곁들인 음식을 나누며 오늘 산행의 激戰談으로
행복한 웃음꽃을 피운다.
다시 작동을 시작한 디카로 찍은 삼거리에 내려와 본 계방산 안내도.
계방산을 떠나며 단체사진도 한 장 남긴다(16:18).
힘들어 지친 회원들도 있다.
조금은 아쉽다는 회원도 있다.
그러나 은백 눈꽃에 마음을 하얗게 씻은 회원들의 얼굴에는 행복과 감사가 넘친다.
산행일:2008. 1. 21. 월요일.
산행지:운두령~ 1492봉~ 계방산 정상~ 1275.7봉~ 아랫삼거리 주차장
산행날씨: 흐리고 가끔 눈발 날림. 바람 잠잠하고 포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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