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등산선교회의 새해 첫 산행이다.
2년 가까이 등산을 해오고 있지만 한 달에 한 번 그것도 평일산행으로
참석에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아직도 겨울 산행에 겁을 내는 회원들이 많아
버스를 임대하지 않고 전철로 갈 수 있는 소요산으로 산행지를 정했다.
전철로 두 시간을 달려 소요산역에 도착한다.
소요산을 향해 조금을 걸어가자 소요산자재암(逍遙山自在庵)이라고 멋들어진 字形으로
음각된 표지석이 우리를 맞는다.
무청(시레기)을 정성스레 엮어 매달아 겨울을 준비하는 아낙의 손길에서 우리들의 어머니를 떠올린다.
소요산을 향한다.
평일의 소요산은 한가하다.
일주문에서 단체 증명사진 셧터를 누른다.
예서체로 쓴 "逍遙山自在庵"이라는 현액(懸額)은 우리나라 서예계를 대표하는 원로 서예가
일중(一中) 김충현 선생의 친필이다.
속리교 (俗離橋)를 건넌다.
지금부터는 자연속에 나를 묻고 속세를 떠나 보련다.
왼쪽으로 원효폭포를 보며 자재암을 향해 계단을 오른다.
자재암의 대웅전과 요사채를 지난다.
자재암은 선덕여왕 14년(AD645년)경에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고 한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고드름으로 흘러내리기를 멈춰버린 청량폭포가 나에게 속삭인다.
나한전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은 모두가 소요산 일주를 목표로 한다.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봉우리는 하백운대다.
우측으로는 나한대와 의상대 머리위에서 햇살이 눈부시다.
중백운대를 거쳐 상백운대로 이어지는 능선 아래로는 잔설이 숨어있다.
북풍한설(北風寒雪)을 이겨낸 노송이 의연하다.
하백운대에 이른다.
정성스런 돌탑에 수많은 이들의 소망이 겹겹이 쌓여있다.
중백운대를 오르기 직전 둘러앉아 오찬을 즐긴다.
주위에는 눈이 보이지만 이곳은 봄날의 햇볕같이 따스하다.
능선을 따라 노송길이 이어진다.
중백운대에 다다른다.
해발 510m이다.
중백운대에서 정상만찬을 즐기는 다른팀을 만난다.
상백운대를 향해 간다.
우측으로 내려서면 선녀탕으로 간다.
급경사로 위험하여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상백운대 정상이다.
해발 559m다.
상백운대를 지나면서 기암과 노송이 어우러지는 칼바위 능선이 시작된다.
나한대까지 500m의 거리임을 안내한다.
내려선 길을 나한대를 향하여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나한대에 다다른다.
정상주위의 바위에 걸터앉아 간식으로 땀을 식힌다.
오늘의 주봉(主峰) 의상대가 이젠 지척이다.
의상대로 내려서는 길가의 노송과 기암이 눈길을 잡는다.
의상대(587)에 안착한다.
모두들 환희에 찬 모습이다.
땀과 바꾸는 기쁨이다.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공주봉으로 내려서는 능선길이다.
공주봉은 여기서 1Km 남짓한 거리다.
마지막 봉우리를 향해서 내려선다.
관절이 안좋은 몇몇 회원들의 신음소리가 애처롭다.
공주봉에서 뒤돌아 본 의상대와 지나온 능선들.
공주봉이다.
정상이 꽤 넓직하다.
조망도 좋다.
내려서면서 지나온 능선들을 둘러본다.
일주문을 향해 계곡을 내려선다.
제법 겨울 계곡의 분위기를 풍긴다.
소요산 능선을 한 바퀴 돌아 내려오는데 원효폭포가 졸졸거리며 말을 걸어온다.
따스한 잔치국수 국물과 파전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여독을 추스려 산행을 마무리 한다.
(2007. 1. 15.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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