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한 번씩 산행을 하는 교회 등산선교회를 맡아 진행을 하게 되었다.
겨울에는 산행을 하는 인원이 많지 않아서 몇 명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 근교의 산을
찾아 등산을 하였으나 꽃피고 새우는 봄철이 되자 산행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마이산 벚꽃산행을 계획하고 공지하였다.
대형버스를 예약하고 마이산 현지의 벚꽃 만개시기를 체크하며 등산 희망자 예약을 받는데
너도 나도 가겠다고 신청하는 바람에 대형버스의 정원을 초과해서 선착순으로 마감하는
불상사(?)까지 벌어졌는데 어쨌든 前例없이 좌석이 매진되는 성황을 이루게 되어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흐뭇한 마음이다.
그러나 일기예보는 이삼 일 전부터 降雨를 예보하고, 산행 예약자 면면을 살피니 평지에서나
겨우 본인의 몸을 지탱 할 수 있는 70세 노인들이 여러 명 끼어 있는 등 진행자로서
여러가지 신경이 쓰이는 최악의 조건이었지만 어쩌랴! 기도하며 준비 할 수 밖에..........
다행히 떠나는 날의 예보는 전 날에 비해 강우의 强度가 많이 약해지고 오후 부터 점차
개인다고 하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출발하기 전부터 버스안은 오락가락하는 가랑비의 스산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분위기가
고조되는데 예약을 펑크낸 사람도 오늘따라 없어 보조의자를 펴고도 자리가 모자란다.
고속도로를 달려 南下하는 버스는 계산되지 않은 동심으로 돌아가 和氣가 넘쳐난다.
전주로 나온다.
톨 게이트의 현판 글씨부터 藝香이 넘친다.
강정리를 지나 마이산 남부 주차장에 닿는다.
金堂寺 일주문이 반갑게 맞는다.
조금씩 흩날리던 가랑비도 멎는다.
감사하다.
벚꽃구경 산책팀과 산행팀으로 구분하고 등산로를 찾아 산행을 시작한다.
시간과 위험을 고려하여 두 시간 가량의 짧은 코스를 잡는다.
전 날 비로 암벽이 폭포를 이루었다.
철 손잡이를 잡고 시멘트를 버무려 놓은 것 같은 수성암릉을 오른다.
능선에서 보는 주차장 쪽의 벚꽃이 장관이다.
비룡대를 향해 올라서기를 계속한다.
철계단을 따라 오른다.
암마이봉이 정상을 운무로 감춘 채 다가선다.
飛龍臺(비룡대)에 올라선다.
힘있고 기교 넘치는 筆劃이다.
세찬 바람이 안면의 땀을 훔쳐간다.
전망이 좋다.
암마이봉 옆으로 숫마이봉이 살짝 모습을 내미는데 운무가 그 모습을 숨긴다.
완전한 夫婦峰을 보기위해 시간을 지체하나 운무가 비켜주지를 않는다.
아쉽다.
해발 527m위에 세워진 비룡대가 날아갈 듯 날렵하다.
한 두 방울 떨어지는 봄비를 맞으며 山上의 만찬은 시작된다.
일부는 부부시비 쪽으로 내려 보내고 탑사로 향한다.
바라보는 비룡대 주위로 어린 연록의 생명들이 모여든다.
낙엽을 비집고 올라온 수줍은 미소가 예쁘다.
쉬어 가라고 미소짓는 마음이 예쁘다.
봉두봉 근처에 이르러 보는 암마이봉은 운무속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봉두봉(540m)을 지난다.
헬기장이 설치돼 있다.
탑사로 내려서는 길이다.
끝내 암마이봉은 완전히 모습 보여주기를 거부한다.
탑사(지방 기념물 제 35호)로 내려선다.
100여 년 전에 쌓았다는 80여 개의 돌탑이 아직도 신비롭게 서 있다.
풍화작용으로 巖面이 벌집모양의 구멍이 생기는 타포니(taffoni)지형.
엿가락을 부러뜨려 온 힘으로 입김을 불어 넣었을때 생겼던 구멍을 연상케 한다.
꽃길을 따라 내려선다.
어제 다녀온 산객에게서 반쯤 개화 되었다고 들었는데 하룻사이에 滿開다.
호수와 어우러진 꽃길은 더욱 환상이다.
맑은 날씨로 햇빛이 비춰 주었다면 그 황홀함이 倍加 되었을 텐데..........
金塘寺를 지난다.
이름에 걸맞는 황금빛이다.
목불좌상(전북 유형문화재 제 18호)과 괘불(74호)이 보존되어 있다.
전원이 같이하지 못한 단체사진을 남기며 마이산을 떠난다.
진안읍 단양리와 마령면 동촌리의 경계에 위치한 마이산은 신라 때에는 서다산으로,
고려 시대에는 용출산으로 불려졌으며 조선 시대부터 마이산으로 불렀다고 한다.
마이산은 봄에는 운무를 뚫고 나온 봉우리가 쌍돛대 같다 하여 돛대봉으로 불려지며,
여름에 수목이 울창해지면 용의 뿔처럼 보인다 하여 용각봉으로,
가을에는 단풍 든 모습이 말의 귀와 같다 하여 마이산,
겨울에는 눈이 쌓이지 아니하여 시커멓게 보이는게 먹물을 찍은 붓끝 같다하여 문필봉으로
각각 불려지고 있다.
마이산의 북쪽은 습한 사면으로 식생이 풍부하며 금강이, 남쪽사면은 경사가 심하고
풍화작용으로 동굴형태의 구멍이 생기는 세계 최대의 타포니 지형인데 섬진강의
분수령이 된다.
유명하다는 화심두부의 별미를 맛보려 찾았으나 특별한 맛을 느끼지 못함은 포만 때문인가?
농촌의 여유로운 봄풍경에 취한 버스도 제 속력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2007. 4. 16.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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