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명산을 향해 길을 떠난다.
태풍 `우꿍'이 지나고 나니 윤달이 끼어선지 아직도 덥다.
두어 시간을 달려 유명산 입구에 도착해 매표소를 향한다.
매표소를 통과하자 자연스레 계곡 물놀이파와 정상정복파로 나뉜다.
8명이 정상을 향하여 우측으로 난 등산로로 들어선다.
정상은 불과 2Km 남짓 너무 짧은 코스에 조금은 실망이다.
그러나 자주 등산을 하지않는 교우들은 더위에 힘이 부치는가 보다.
잣나무 잎이 떨어져 황금길을 이룬 등산로를 나홀로 선두로 나서기 시작한다.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여유롭게 오르는데도 이미 후미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적막하기까지한 길을 홀로 걷다보니 조잘대는 새소리도 크고 선명하다.
꽃도 예쁘다.
약 한 시간을 올라와 정상에 도착했다.
월요일의 유명산 정상에는 인기척은 없고 잠자리 떼가 제 세상인 듯 활개치고 있다.
정상에서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 선명하고 용문산이 늠늠하게 다가와 선다.
용문산(1,157.2m)이 남서쪽으로 약 2Km를 흐르다 함왕봉(947m)을 만들고 2Km를 더 흐른 뒤
볼록하게 봉우리를 만든 것이 경기의 `마터호른'이라 불리우는 백운봉(940m)이다.
작년 4월 연속 2주에 걸쳐 백운봉을 찾았었고 세번 째 주에는 용문산을 찾아와 3주 연속
녹음의 농도(濃度) 변화를 보며 감격했던 기억이 새롭다.
멀리 남한강이 비단결처럼 부드럽게 흐른다.
두물머리(兩水里)에서 가평을 지나온 북한강과 합류하여 서해로 흘러간다.
후미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정상 주위의 야생화를 카메라에 담는다.
20~30분을 기다려 후미를 맞이해 소나무 그늘에서 휴식하면서 땀을 식힌 후 증명사진 찰칵.
하산은 계곡으로 하기로 하고 정상을 내려서는데 이곳 정상 부근에는 억새가 꽤나 넓게
자생하고 있어 가을에는 억새산행도 좋을 듯 하다.
정상을 내려서기 전 기념사진을 한 장 더 남긴다.
고개를 내민 억새 사이로 백운봉이 더욱 선명하다.
내려서는 길은 솔향이 가득하다.
독사진도 한 컷 씩..........
정상에서 1.3Km쯤 내려오니 어비산 물과 유명산 물이 만나 유명산 계곡으로 흘러든다.
어비산(魚飛山.828.6m)은 계곡에 물고기가 날아다닐 만큼 많았다고 하는데 유명산의
유명세로 어비계곡은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물이 맑고 시원해 이곳을 아는 사람들은
남들에게 들킬세라 쉬쉬하며 찾는다고 한다.
유명계곡으로 내려서는 바위 위에는 틈을 비집고 자생하는 소나무 한 그루가 섰다.
내려오면서 수량이 늘어나며 떨어지는 물소리도 제법 커진다.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은 크고 작은 돌들이 계속 이어지는데 물기를 머금고 있어
미끄러움이 심해 하산속도를 제약한다.
제한적으로 가끔 드러나는 능선이 아름답다.
한 시간 이상을 내려왔건만 계곡파 일행은 아직도 모습을 찾을 수 없고 물흐르는
합창소리만 커져간다.
계곡을 건너는 철다리에서 또 한 장을 박으란다.
산 입구까지는 이제 1Km 정도 밖에 남지 않은 것 같은데 드디어 전화가 왔다.
어디쯤 오고 있느냐며 밥상 차려놓고 기다린지 오래 됐단다.
한참을 더 내려가 산 입구에서 불과 삼사 백 미터에 위치한 곳에서 일행을 발견하고 반가운데
그들도 우리를 열렬히 맞이한다.
우리가 산행하는 동안 계곡에서 물고기 몇마리 잡아 보태 어죽까지 만들어 놓고 우리를
기다려 준 교우들의 사랑이 고맙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난 후 우리도 계곡 물놀이에 동참한다.
물놀이를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계곡 입구에 서 있는 큰 밤나무 위의 밤송이는
가을을 준비하고 있었다.
'국내 산행및 여행 > 등산선교회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흘림골의 비경들 (0) | 2006.10.18 |
---|---|
보령 성주산 휴양림 산책하기 (0) | 2006.09.20 |
연인과 함께 오른 연인산 (0) | 2006.06.20 |
신록의 축령산을 지나 서리산의 철쭉을 보다 (0) | 2006.05.17 |
분홍빛 물결 넘실거리는 고려산을 찾아 (0) | 2006.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