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일만에 낙남정맥 15구간 산행에 나선다.
17구간으로 나누어 완주하는 것으로 계획되었으니 이제 낙남정맥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10월 첫째 주 삼신봉을 거쳐 영신봉에 발걸음을 들이게 되면 또 하나의 정맥을 마감하게 된다.
벌초시즌이라 차량이 정체돼 평소보다 약 20분 가량 늦게 서진주I.C를 빠져나와 진주댐을 지나는데
요즈음 늦장마(?)로 비가 많이 내린 까닭에 수문을 열고 수위를 조절하고 있었다.
마곡고개에 도착한 우리는 도로를 건너 들머리 리본을 따라 절개지 사면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11:27).
곧 능선에 붙어 마루금을 진행하는데 오늘도 낮기온이 31도를 웃돈다는 일기예보를 증명이라도 하듯
벌써부터 달구어진 후텁지근한 공기가 달려들며 숨을 틀어 막는다.
약 30餘 분 평범한 등로를 진행하여 임도로 내려서게 되는데 오늘은 임도와 자주 교차하며 산행을 한다.
오석 깔린 임도를 지나 시멘트 포장도로로 들어서면 오늘 진행할 마루금이 눈앞으로 펼쳐지고
멀리 천왕봉과 우측 옆으로 옥산이 목을 빼고 천왕봉과 키재기를 하고 있었다.
임도는 우측으로 휘어져 내리고 산으로 들어서서 마루금 진행을 계속한다.
밤나무 단지를 지나간다(12:35).
밤송이가 제법 꼴을 갖추고 뜨거운 햇살을 받아 즐기고 있었다.
탱자나무 울타리를 지나 대나무숲을 내려서면 포장임도를 건너게 된다.
임도와 산길을 오르내리며 진행은 계속된다.
길가의 자줏빛 쑥부쟁이가 가을을 부르고 있었다.
국화과에 속하는 이 꽃을 보면 어쩐지 외롭다는 느낌이 드는데 꽃말이 `기다림', `그리움'이라니
나만의 느낌은 아닌것 같다.
또 얼마나 임도와 산길을 번갈아 걸었을까 도로 건너로 천왕봉이 다가온다.
따가운 햇볕을 받고 있는 산야는 생명력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우측으로 `아이에스 동서' 건물과 좌측의 박 요양병원을 보며 내려서면 1005번 도로가 지나는 배토재다.
옥종면과 북천면을 잇는 1005번 도로가 지나는 배토재에 내려선다(13:34).
주변에 지금도 `세창광산'이라고 지도상에 표기되어 있는데 白土인 고령토 산지인 이곳을 백토고개로
부르다가 배토재로 구전되고 있는 듯 하다.
1005번 도로로 내려서면 옥종면 청년회에서 세운 `故鄕玉宗' 이라고 새긴 돌비석이 누워 있고 북천면
방향으로 2~3십 미터 쯤 좌측으로 진행하여 길을 건너면 박 요양병원 후면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초입에 옥산 4.5Km, 해발 180m라고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SK텔레콤 하동 북천 기지국을 지나 임도를 조금 진행하니 요즈음 내린 비로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제법 우렁차게 들려오고 있으나 아직도 햇살은 뜨겁게 목덜미를 쏘아댄다.
임도를 따라 좌측으로 돌아 오르니 `한솔조경 제3농장'이라는 간판과 함께 차량통행을 막는 철문이 있고
천왕봉으로 오르는 능선이 이어지고 있다.
농장길을 버리고 우측의 산길로 들어서서 10餘 분을 진행하여 우측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만났는데(14:05)
백토재에서 올라오는 길이었다.
우리가 편하게 계속 임도를 따라 진행하여 마루금을 잠깐 놓쳤던 것이다.,
능선으로 올라붙어 진행하는 길가에는 돌탑이 정성스레 쌓여 있었다.
나뭇가지 사이로 옥산을 바라본다.
오늘 지나는 마루금상에는 천왕봉이 제일 높지만(602m) 이정표에 천왕봉이라는 표기는 없고
마루금에서 비켜있는 옥산이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곳에서는 옥산이 더 유명한 모양이다.
벌초를 끝내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뒤를 따라 옥산 갈림길에 이르렀다(14:42).
우측으로 내려서서 고도를 약 100m쯤 낮췄다가 다시 150m를 높여 옥산에 올라야 하는데 선두대장은
컨디션이 안좋다며 직진해 천왕봉으로 향했고 일행 몇 명이 옥산으로 발길을 옮긴다.
우거진 잡풀을 잘 제초해 놓은 길을 따라 3~4분 내려서면 옥산에서 돌고지재로 진행하는 갈림길에
이르고 우리는 이정표 아래에 배낭을 내려놓고 옥산을 왕복했다.
송림길을 따라 6~7분 내려서면 헬기장이 있는 옥산 입구에 이르게 된다.
통나무 계단길을 지나 약 10분 가량 급경사를 올라 옥산 정상에 닿는다(15:10).
정상에는 `지리산 정맥 옥산봉'이라고 새겨진 정상석이 세워져 있는데 대만 최고봉인 옥산과 漢字가
똑같았고 정상석 글씨도 멋졌지만 어딘가 그것에는 못미치는 느낌이다.
아래 정상석은 대만 옥산에 있는 것이다.
산불감시초소와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정상은 조망이 뛰어난데 서북방향으로 지리산 능선이 아련하다.
옥산 오르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하며 내려서면서 천왕봉 능선을 조망한다.
우리는 중앙의 잘록한 부분에서 방향을 우측으로 틀어 이곳으로 내려섰고 우측의 가장 높은 봉우리가
활공장이 있는 천왕봉이다.
옥산을 내려서서 역순으로 진행한다.
일행 중 일부는 이곳에서 돌고지재를 향하여 직진했으나 우리는 좌측의 백토재 방향으로 올라서서
천왕봉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능선에 올라서며 우측의 돌고지재 방향으로 진행하여 천왕봉으로 향한다(15:37).
청미래 열매가 새악시 볼 처럼 붉어진 모습으로 산객들의 발걸음을 훔쳐보고 있었다.
천왕봉을 올라 우측의 옥산을 바라본다.
옥산 갈림길에서 옥산 정상까지 활 처럼 푹 꺼진 능선길은 왕복 2Km다.
그리고 뒤돌아 지나온 마루금을 조망한다.
천왕봉 정상은 활공장 안전수칙 안내판이 서 있고 제초작업이 되어 있는데 천왕봉으로 명명된 뚜렸한
이유를 찾을 수 없는 평범한 봉우리였다.
내려서는 방향으로 지리산 능선이 우리를 손짓해 부르고 있었다.
10분 가량 내려서면 임도에 이르고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526봉으로 향하게 된다.
직진하는 임도를 버리고 우측으로 올라서면 버섯을 재배했던 통나무가 보이고 울타리가 이어지고 있는데
고사리, 더덕 재배단지로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판이 걸려 있다.
제초작업을 해놓아 쉽게 진행하던 등로는 끝나고 이제 잡목과 수풀이 뒤엉킨 산길이 진로를 방해하여
수풀을 헤쳐가며 어렵사리 발길을 옮겨야 했다.
수풀이 우거진 산길을 내려와 임도를 잠깐 진행하다 다시 산으로 올라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 임도로 내려서면 포장 임도는 돌고지재로 이어진다.
돌고지재를 지나 횡천면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는 59번 도로를 조망한다.
돌고지재로 내려섰다(16:36).
해발 314m로 옥산 4.4Km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서 있고 길 건너에는 쌍계사 46Km, 최참판댁 33Km,
청학동, 삼성궁 36Km를 알리는 안내판이 보여 지리산이 지척에 다가와 있음을 직감한다.
먼저 하산한 일행들은 하산주를 곁들여 식사를 하며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느린 걸음으로 마루금에서 비켜나 있는 옥산을 다녀오느라 거의 최후미로 돌고지재에 내려섰다.
수로에 흐르는 물로 땀을 씻어내고 간단하게 요기를 한 후 상경했다.
오늘도 殘暑에 몹시 시달렸는데 다음 구간에는 상쾌한 산행을 기대한다.
도로턱을 올라서는 곳에 많은 리본들이 다음 구간의 들머리를 알려주고 있었다.
산행중에 만난 보라색 톤의 야생화가 여름이 물러가고 있는 이때에 더욱 반가웠다.
산행일시: 2010. 9. 4(토요일, 낙남정맥 15구간).
산행지역: 마곡재~ 밤나무 단지~ 1005지방도~ 옥산 왕복~ 천왕봉~ 526봉~ 돌고지재
산행날씨: 맑고 무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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