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과 정맥/금북정맥

산들 바람을 안고 유유히 산책길을 거닐다- 금북 3구간

영원한우보 2009. 8. 31. 22:32

 

절기에 따라 자연의 섭리가 정말 경이롭다.

며칠 전 처서가 지난 후 아침 저녁으로 창문을 넘어서는 선선한 바람이 상쾌하다.

불과 일주일 전 독조지맥을 할 때만 해도 폭염으로 걷기조차 힘들더니 오늘은 살랑거리는 바람이

고개를 내밀던 땀방울을 살갗속으로 밀어 넣는다.  

 

대형버스를 꽉 채웠던 산꾼들이 쏟아져 내린다(09:17).

오늘은 우물목 고개를 지나 성거산 성지 입구에서 금북정맥 3구간 산행을 시작한다.

 

 

이곳 성거산 성지는 `신유박해(1801)부터 병인박해(1866)가 끝날 때까지 박해를 피해 비밀리에

모여 살면서 교우촌이 형성되었던 곳이며 특히 프랑스 선교사 신부들이 은신처로 사용하며 

사목활동을 하였던 곳이라고 한다.

 

 

포장도로를 따라 제2줄무덤 표지석 앞을 지난다(09:22).

 

군부대 진입로를 따라 15분 쯤 오르면 공군부대 정문에 이르게 된다. 

 

정문에 이르러 좌측의 전신주를 돌면 정맥표지기가 나풀거리며 우리를 맞이하고 철책을 따라

우측으로 부대를 바라보며 진행하게 되는데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봉우리가 성거산이지만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돼 있어 철책을 버리고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2~3분 진행하여 만나는 봉우리에

성거산 정상석이 설치되어 있다. 

 

 

철책을 버리고 좌틀하여 진행방향으로 본 성거산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 

 

성거산(聖居山)에 이른다(09:50).

고려 태조 왕건이 삼국통일을 이룩하기 위하여 직산에 잠시 머물면서 동쪽 산을 바라보니 오색 구름이

영롱함을 보고 성스러운 신령들이 사는 산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그 후 천 년이 지난

이곳에 천주교의 박해를 피해 모여 살던 교우촌과 순교자들의 성지가 조성된 것을 보면 역시

삼국을 통일한 지도자의 눈은 보통사람과는 뭔가 다른가 보다. 

 

성거산 정상석을 디카에 담고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급한 내림길을 10분 가량 진행하면 돌무더기가 있는

만일고개에 내려서게 되는데 이정표는 우측으로 만일사 1.1Km, 좌측으로 송전리 1.3Km, 우리가

진행 할 태조산과 취암산은 각각 3.4Km, 9.2Km라고 표시되어 있다. 

 

성거산을 지나면 등로는 산책길로 바뀌어 걷기에 수월하고 살갗을 스치는 바람은 성큼거리며 다가서는

가을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右 만일사, 左 좌불상, 국민은행 연수원 팻말 방향으로 등로는 이어진다(10:08).

 

걸마고개로 내려선다(10:14). 

 

걸마고개에 서 있는 이정표.

성종의 둘째 아들이며 연산군의 이복 동생으로 26세에 요절한 계성군(桂城君) 순(恂)과 그의 어머니

숙의(淑儀) 하(河)씨 묘가 근방에 있음을 알려준다. 

 

계성군은 성품이 거만하고 포악하며 시중잡배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나쁜 짓을 일삼는 망난이였고

궁궐에 머물던 기생들을 범하는 등 생활이 문란했지만 연산군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시흥에 있던 묘를 이곳 태조산으로 옮겨왔다고 한다.

 

상명대 갈림길에 이른다(10:27).

左틀하여 남쪽의 태조산 방향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이정표 밑에 산악회 방향표시기를 보니

우측의 상명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 의자에 앉아 있는 노부부에게 길을 여쭈어보니

우리 일행들이 사진을 찍고 그쪽으로 내려 가더란다. 

 

왜일까 의아해 하며 조금 내려서니  일행들이 되돌아 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무 생각없이 장난삼아 하는 행동이 남에게는 큰 고통이 될 수 있다.

태조산 방향으로 진로를 수정하여 진행한다.

 

5분 쯤 진행하면 `사랑의 쉼터'라는 정자가 있는 유랑골고개를 지난다(10:32). 

이정표는 우측으로 각원사, 좌불상을 가리키고 있다.

 

覺願寺는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재일동포 각열거사(覺列居士) 김영조(金永祚)의 시주로1975년에

불사를 시작하여 대웅전, 설법전, 관음전,삼신전,칠성전및 영산전 등이 세워져 있는데 1996년 낙성된

대웅전은 목조건물로는 국내 최대규모이다.

 

높이 15m, 둘레 30m, 무게 60톤의 청동대불과 20톤의 태양 성종(聖鐘)이 주조되어 있고

203개의 무량공덕 계단이 조성되어 있는데 불국사 이래 최대의 불사라고 한다.

 

부드러운 송림길을 10분 쯤 이어가면 성불사 갈림길에 이른다(10:43).

천안 시민들의 쉼터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듯 많은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의자가 있는 편안한 산책길을 지나 도라지고개로 잠시 내려섰다가 경삿길을 진행하며 철책으로 들어서서

태조산을 오르는데 흉물스런 철책이 계속 따라와 천안의 진산이라는 태조산은 진산다운 정취가 전혀

풍기지 않고 운치없는 실망스런 풍경이 이어진다.

 

정상석이 있는 태조산에 올라 섰으나((11:05) 철책에 태조산 유래 안내판이 덩그러니 매달려 있을 뿐

조망이 전혀없고 삭막하기만 하다.

 

 

안내판에는 `고려 태조 왕건이 천안의 진산인 이곳에 올라 주위를 살펴본 후 군사 요충지임을 판단하고 

천안에 군사도독부를 두고 민호와 군사를 상주케 함으로써 태조산의 지명이 유래되었다'고 적혀 있다.

 

삼각점이 있는 365봉을 지나며 철책문을 통과하지만 또 철책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나무의자가 설치되어 있는 전망이 우측으로 트이는 또 다른 365봉에 이르는데(11:23) 천안시내가

시원스럽게 조망된다. 

 

 

전망봉에서 10분 쯤 진행하면 우측으로 지식경제부 공무원 연수원 방향표시가 있는 흑성산 갈림길에

이르게 된다(11:34).

 

흑성산 갈림길 이정표. 

 

진행하며 좌측으로 보이는 흑성산. 

 

동물이동통로가 있는 유랑리고개를 지난다(11:43).

아래로는 터널이 지나고 있다.

 

유랑리고개에 세워져 있는 이정표는 左 지산리 1.1Km, 右 유랑리 1.5Km, 지나온 태조산 2.5Km,

가야 할 취암산 3.3Km를 기리키고 있다.

 

유랑리고개에서 보는 흑성산.

 

유랑리고개를 지나면서 다시 완만한 오름길이 시작된다.

 

315봉에 이르러 급히 左틀하여 남쪽 방향으로 마루금은 이어진다.

 

283봉을 넘어서면 긴 의자가 설치되어 있는 전망바위에 이르게 되고 일행 몇 분과 함께 이곳에 배낭을

내려놓고 점심식사를 하고 일어서는데(12:30) 전망바위 너머로 취암산이 조망되고 있었다. 

 

돌탑봉에 오르며 본 천안시가지의 모습. 

 

흑성산의 전위봉인 돌탑봉에 올라선다(12:53).

 

10분 쯤을 진행하여 취암산에 이른다(13:03). 

 

조망이 없는 취암산을 지나면 곧 바로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봉우리를 지나게 된다.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를 내려서며 본 멋진 암봉과, 

 

진행방향의 경부고속도로. 

 

15분 쯤 내림길을 진행하면 동우아파트 후면에 이르고(13:20) 마루금은 우측으로 이어진다.

 

동우아파트를 좌측에 끼고 마루금을 이어간다.

 

차량들이 질주하는 굉음을 들으며 철계단을 통하여 21번 도로로 내려선다(13:34).

 

철계단으로 내려선 21번 도로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영웅물류, GS주유소, SK주유소를 지나면

천안삼거리가구단지가 보이고 좌측으로 경부고속도로 천안분기점 지하차도가 나타난다. 

 

 

경부고속도로 지하차도를 통과하여(13:45) 다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대전방향으로 고속도로를 따라

5분 가량 진행하다 산길로 들어서게 된다.

 

지하차도를 통과하여 좌틀하면 동천안자동차공업사가 보이고 고속도로를 따라 진행한다. 

 

고속도로 이정표는 대전, 청주를 가리키고 있고 목천T.G 2Km를 표시하고 있다.

 

고속도로를 따르는 이면의 포장길은 끝나고 산길로 들어서게 된다. 

 

6~7분 후에는 임도를 만나게 되고 곧 임도와 헤어져 산길로 들어선다.

 

 

5~6분 쯤 완만한 등로를 진행하여 삼각점이 있는 216봉을 지난다(14:08).

 

 

216봉을 지나 편안한 등로를 17~8분 진행하면 벌목지역이 펼쳐지고 우측으로 시야가 터지는데

산악회 버스가 보이니 여간 반갑지 않다.

 

진행방향으로 마루금은 계속 이어지지만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서면 전의 이씨 묘를 지나

포장도로로 내려서게 되는데 돌고개를 넘어 도장리와 용원리를 잇는 도로이다.

 

도로에 내려서서 좌측으로 본 돌고개 전경. 

 

우리는 우측으로 도로를 따라 3~4백 미터 진행하여 널판지를 벽에 잇대어 놓은 수수한 별장앞에

주차된 산악회 버스에 이르러 마음 넉넉한 주인의 배려로 온몸의 땀을 씻어내고 후미를

기다리며 여유롭게 휴식한 후 오후 네시 쯤 상경함으로 금북 3구간 산행을 마감했다.

 

 

 

 

산행일시: 2009. 8. 29. 토요일(금북정맥 3회차)

산행지역: 우물목고개~ 성거산순교성지~ 성거산~ 태조산~ 취암산~ 돌고개

날     씨:  맑고 선선한 바람 불다 취암산 지나며 바람 사라짐.

 

             * 대부분의 개념도및 지도에 우물목고개라고 표기된 곳은 사리목고개이며 우물목고개는

前 구간에 지나왔던 성황당이 있던 곳이 우물목고개라는 의견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