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눈꽃산행을 기대하며 태백산을 일찌감치 산행지로 정해 놓았는데 예년에는 잘도 내리던
눈이 올해에는 강원도 지방에 겨울 가뭄까지 걱정할 정도로 눈이 오질 않아 내 속을 태운다.
일주일 전에 태백산 도립공원에 전화를 해보니 올해는 강설량도 적고 눈이 거의 다 녹아
흙바닥이 드러나 있어 눈꽃축제까지 연기해야 할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눈꽃산행을 침이 마르도록 선전한 등반대장인 내 꼴이 우습게 되지 않도록 눈이 좀 내려 주어야
할텐데 며칠 전부터 전국적으로 눈이 온다는 반가운 예보가 있기는 했으나 날씨는 심술이라도
부리는 듯 전국에서 유일하게 영동지방만 흐릴 뿐 눈이 오지 않는다는 애타는 소식이다.
어쩌랴 상고대라도 기대하며 태백산으로 출발했고 원주를 지나자 며칠 전 내린 눈이 제법 하얗게
쌓여있어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태백에 도착하니 그곳은 나의 기도를 저버리지 않고 우리들이
산행하기 좋을만큼 적당한 눈이 쌓여 있어 처음으로 태백산을 찾은 회원들에게 멋진 추억을
가슴에 담아드릴 수 있게 되어서 천만다행이었다.
유일사매표소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유일사 고개쉼터을 지나 주목군락지를 거쳐 천제단에 오른 후
망경사, 반재를 지나 눈꽃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당골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하였는데
주목에 핀 설화와 눈길 능선으로 몰아치는 칼바람을 맞아가며 태백산을 오르던 순간, 특별히
장군봉 아래 눈밭에 앉아 먹던 점심은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유일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기 전 우선 단체 의례를 치른다(10:25).
침엽수림이 하늘을 찌를 듯 한 시원한 길을 오르기 시작한다(10:37).
일행 중 일부는 유일사 쉼터 방향으로, 일부는 유일사 방향으로 방향을 잡는다.
어짜피 능선을 올라 유일사 쉼터에서 만나겠지만..............
포장대로를 버리고 산길로 들어선다.
하지만 이길 역시 다시 대로와 만나게 된다.
사그락거리는 눈길을 걸으며 들이마시는 태백의 공기가 상쾌하다.
유일사 고개 쉼터 도착했다(11:28).
능선으로 휘몰아치는 태백의 칼바람은 우리에게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일깨운다.
항상 우리는 겸손한 자세로 산행에 임해야 한다.
주목군락지가 시작된다.
주목 사이로 멀리 함백산이 조망된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고산훈련을 하는 경기장이 함백산에 설치돼 있다.
고사 주목의 너울거림이 한풀이라도 하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상고대가 아름다운 꽃길을 지나고................
주목군락지의 설화.
그 어떤 꽃보다도 고결함이 있다.
장군봉 오르는 설화 길.
장군봉 바로 아래 눈밭에서 점심식사를 했다(12:48).
장군봉의 장군단.
여기가 태백산의 주봉이다.
물론 지금의 함백산까지 태백산에 포함되었을 때는 함백산이 태백의 주봉이었다.
천왕단으로 오르는 눈꽃 길.
장군단에서 기도를 하던 장발의 기인(?)도 머리를 날리며 우리와 함께 걸어가고 있었다.
장군봉에서 천왕단으로 오르는 좌측 능선 비켜선 곳에는 세월의 무게를 인내하며 坐禪하고 있는
주목이 인간들과 격리된 채 속세를 물끄러미 바라 보고 있었다.
태백의 바람을 맞으며 설화 만발한 능선을 걸어 천왕단으로 향하고 있는 산객들.
교사임용시험을 치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딸아이가 산행에 동참했다.
예상했던 것 보다 잘 따라와 주어 기회가 되면 해외 트레킹을 같이 가기로 약속했다.
천왕단 주변에 세워져 있는 태백산 정상석.
실제로 태백산의 주봉은 장군봉이나 이곳은 공간이 넓고 천제단 중 규모가 가장 큰 천왕단이 있어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다 보니 실질적인 태백의 주봉역할을 하고 있다.
태백산 천제단(天祭壇).
천제단은 우리 조상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설치한 제단으로, 만들어진 시기나 유래 등은
정확히 알 수 없는데 규모가 제일 큰 천왕단(天王壇)을 중심으로 북쪽에 원형상태가 가장 양호한
상태로 남아있는 장군단(將軍壇), 남쪽에 규모가 작고 이름을 알 수 없는 하단(下壇)의 3基로
구성되어 있다.
먼발한 설화옆에 서 있는 이정표.
우리는 망경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했다(13:14).
단종비각을 지나고,
망경사 앞 용정에 발길이 머문다.
옛날부터 천제를 지낼 때 사용된 용정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1470m)에 위치한 샘물이며
동해에서 떠오르는 아침햇살을 제일 먼저 받아 우리나라 100대 名水 중 으뜸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지리산 천왕봉 아래에서 솓아나는 천왕샘이 이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다.
눈길을 내려서고 있는 일행들의 발걸음은 가볍다.
문수봉에서 내려오는 등로와 만나는 삼거리.
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눈덮인 당골계곡은 정말 아름다웠다.
단군성전을 지난다.
눈꽃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당골광장에 도착했다(14:32).
교우들과 함께 산행을 시작한지도 어언 3년 餘.
전국의 여러 산을 올랐으며 이제는 산행능력도 많이 발전했다.
작년에는 눈꽃산행으로 선자령과 계방산을 모시고 갔었는데 너무들 좋아하셔서 이번에는
신년 눈꽃산행으로 태백을 찾아온 것이다.
태백산은 남한에 소재한 山 중에서 여덟번 째로 높은 高山이지만 험하지 않고 후덕한 대장부의
기질을 지닌 肉山으로 누구든지 쉽게 발길 들임을 허락하는 포용력을 가지고 있으며 주목에
피어난 雪花와 정상으로 오르는 능선상의 아름다운 상고대는 겨울산행의 백미로 꼽힌다.
산행일: 2009. 1. 19.(월요일)
산행지: 유일사 매표소~ 유일사 고개쉼터~ 주목군락지~ 장군봉~ 천왕단~ 망경사~ 반재~ 당골매표소
날 씨: 맑고 포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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