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북정맥 마지막 구간을 산행한다.
지난 4월 15일 한남정맥 종주를 마치고 바로 이어 시작한 한북정맥은 원래 계획에는
13구간으로 나누어 종주할 예정이었으나 한주를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1구간과 2구간을
한꺼번에 이어가는 무리수를 두었으며 10구간부터 13구간의 네 구간을 세 구간으로
다시 조정하여 총 11구간으로 종주를 마치게 되었다.
원당역에서 집결한 우리는 세 대의 택시에 분승해 10구간에 산행을 종료한 512탄약중대
입구에서 하차하여 산행장비를 정리하고 포장도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포도위로 내려 꽂히는 햇볕이 강렬하나 아직은 견딜만 하지만 오늘 기온이 28~29도를
오르내리고 바람까지 없는 날씨라니 고행을 각오한다.
부대로 접근해 가자 통행 차단기가 놓여져 있고 군인들이 위병소에서 집총 자세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으나 이길을 가는 산꾼들을 많이 보아 왔는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군부대를 우측으로 우회하여 산길로 들어선다.
곧 너른 묘역이 나타나고 좌측으로 내려서 군부대 담장으로 접근해 간다.
개망초가 하얗게 피어난 길을 지나 부대 담장으로 접근하여 철조망을 따라 진행한다.
그늘없는 철조망을 따라 땡볕길을 가기란 여간 고통이 아니었으나 이따금 보이는 분홍빛
나리꽃이 눈부시게 미소지으며 우리의 고행을 위로한다.
탄약부대를 벗어나 임도를 걷는다.
임도를 따라가며 보는 현달산과 저 멀리 고봉산이 우리가 오늘 가게 될 한북정맥의 마루금이다.
임도를 내려와 2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다시 산길로 들어선다.
광목장 정문을 지나간다.
사격시 입산금지라는 안내문구를 보며 현달산으로 향한다.
현달산을 가며 오른쪽으로 보이는 광목장과 교회, 야산들이 목가적인 풍경으로 다가온다.
현달산 정상은 벙커가 구축되어 있는 139m의 낮은 산이지만 조망이 양호하다.
북쪽으로는 고양과 파주의 마을들이 펼쳐지고,
서쪽으로는 고봉산이 눈에 들어온다.
현달산을 내려서서 조금을 진행하면 타워골프 연습장이 보이고 도로로 내려서면 문봉동재에
이르게 된다.
문봉동재 도로를 건너 부대담을 끼고 타워골프 연습장 쪽으로 진행한다.
부대를 따라 이어지는 포장도로를 걸어간다.
반사경에 비친 공장건물과 마루금을 이어가고 있는 본인의 모습을 본다.
인선이엔티(주) 앞을 지난다.
건설폐자재 재생공장으로 친환경 우수기업이라고 안내되어 있고 담장에는 군부대 담장을
지나며 자주 본 사진촬영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여러곳에 부착되어 있다.
예빛교회까지 도로를 따라 무더위와 씨름하며 진행하다가 우측의 임도로 접어들어
그늘로 들어서니 한결 고통이 덜어진다.
산길을 가며 좌측으로 9사단 철조망을 보고 마을로 내려서서 오이와 방울토마토, 콩이 심어져 있는
밭을 가로질러 좌측의 백마부대 사단사령부 담장을 따라 간다.
우측으로 보이는 고봉산.
철도 모른채 금계국과 어우러져 피어난 코스모스.
군부대 철조망은 이어진다.
군인들의 효율적인 경계를 위해 벌목하고 철조망을 설치한 길에 내리쬐는 햇볕이 오늘따라
유난히 기세가 등등하니 고난의 연속이다.
군부대 담장을 버리고 우측의 산길로 들어선다.
성석동과 중산동을 잇는 2차선 도로의 성동재로 내려선다.
도로로 내려서서 좌측으로 백 미터 가량 진행하다 우측의 영천사, 만경사 팻말이 서 있는
고봉산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오름길에 서 있는 고봉산 안내도.
고봉산 정상은 군사시설지역으로 출입이 통제되고 있어 만경사에서 교통호를 따라 우측으로
장사바위까지 오른 후 정상을 끼고 좌측의 중산배수지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한다.
高峯山 萬景寺 앞 느티나무를 지난다.
만경사는 조그만 규모로 일반 주택같은 건물이다.
장사바위 도착(12:36).
주변에는 운동기구가 여러가지 잘 갖춰져 있었고 더위를 피해 동네 주민들이 이곳을 찾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장사바위에 올라 본 고양과 파주시 전경.
간식을 먹으며 잠시 휴식으로 땀을 들인 후 중산배수지 방향으로 산행을 계속한다.
잘 닦여진 산책로가 이어지는데 개인 소유지인지 철조망이 설치되고 있었다.
고봉산을 내려서며 본 고봉정(高峰亭).
고봉정을 내려서자 일산에서 봉일천으로 이어지는 6차선 도로의 중산고개가 나타난다.
주유소가 있는 중산고개의 한 식당에서 일행들은 점심을 매식하고 도로를 가로질러 백 미터 쯤
직진하다 금정굴 간판이 서 있는 우측의 산길로 진입한다.
숲길을 조금 오르면 금정굴에 도착하게 된다.
금정굴은 6.25 사변 중 9.28 수복 때 북한군에 부역한 사람들을 색출한다는 명분하에
무고한 양민들까지 무참하게 학살해 매장한 참극의 현장으로 被 학살 유가족회가 결성되어
이곳을 평화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데 초라한 유가족회 사무실 벽에는
유골과 유물 사진들이 게시되고 있다.
발굴 현장은 천막으로 허술하게 덮여 있고 유족회 사무실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발굴현장 옆에 세워진 통한의 외침이 들려오는 듯한 목각 문구.
"산자들이여 우리를 기억하라! "
금정굴을 뒤로하고 108봉을 지난다(14:00).
부대 철조망은 또 시작된다.
산길을 가면서 보는 파주 방향의 아파트 건설현장.
묘역을 지나서 왼쪽으로 방향을 꺾어 내려오면서 본 자귀꽃의 향연.
산길을 내려서서 탄현의 큰마을로 내려선다.
도로를 건너며 보는 탄현고개.
탄현고개 도로를 건너 큰마을 현대아파트를 지나고 대림아파트를 관통해 정문으로 나와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1~2백 미터 쯤 진행하면 경의선 철도를 가로 지르는 過線橋인
큰마을교를 지나게 된다.
북쪽으로 향하는 경의선.
금촌, 파주, 문산을 거쳐 도라산까지 북으로 달려간다.
310번 도로가 지나는 송산고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일산가구공단 입구로 들어서게 된다.
가구단지를 따라 진행하다가 단지가 거의 끝나는 지점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면 아파트 부지
조성공사를 하는 현장으로 들어서게 된다.
공사장 휀스를 따라 진행하다 골프장에 들어선 후 눈치를 살피며 빠져 나오면 다시 부지를
조성중인 현장으로 들어서게 된다.
황량한 공사장이 끝나가는 지점에는 그릇을 굽던 터(?) 발굴현장이 있고 묘들을 발굴한 흔적도
남아 있는데 공사를 중단할 만한 가치가 있는 발굴현장 인듯 공사장비들의 움직임이
멈추어져 있었다.
발굴현장을 올라서니 휀스에 들러쳐진 경기인력개발원이 보인다.
경기인력개발원 담을 끼고 진행하면 금촌방향으로 향하는 4차선 도로를 만난다.
우측으로 방향을 돌려 목동삼거리로 향한다.
땡볕이 내리 쪼이는 포도위를 걷는 고행이 또 다시 시작된다.
목동삼거리 도착(15:30).
도로를 따라 건설현장 담에 붙어 있는 파주 교하 신도시 선전 광고물.
서울의 목동에 버금가는 파주의 중심이 될 것인가?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진행하여 정문을 통해 1차 월드메르디앙 아파트 단지로
들어선다.
단지내 쉼터에 도착해 다리쉼을 하며 땀을 식히고 있는데 교회에서 나온 전도팀이 건네주는
살얼음이 사각거리는 식혜를 한 잔 받아 마시니 흐르던 땀이 구멍을 찾아 숨는다.
1단지 메르디앙 아파트를 나와 2단지 초입에서 휀스가 둘러쳐진 길을 따르다 출입구로 들어서서
성재암이라는 푯말을 보고 임도로 따라 5~6분을 진행한다.
임도를 나와 56번 도로가 지나는 곳에서 도로 밑으로 난 지하차도를 지나 우측의 절개지
임도를 따르면 성재암 표지석이 서 있다.
초입의 포장길이 끝나면 비포장길이 이어지고 4~5분 가량 진행하여 우측으로 성재암이 있고
임도는 이어진다.
파평윤씨 묘역이라는 표지석을 보며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계속 진행한다.
지석묘군 이정표를 뒤로하고 2~3분 진행하면 2차선의 포장도로가 나온다.
도로를 따라 2~3백 미터를 좌측으로 진행하면 오도1리 버스정류장이 있는 핑고개에 이르고
우측의 옹벽 1차선도로를 따라 가면 중소공장들이 밀집해 있는 공장지대를 만난다.
1차선의 도로를 따라 공장지대로 내려선 다음 가로질러 넘으면 건설폐기물 매립장이
거대하게 버티고 있다.
건설폐기물 매립장 위에 서니 오두지맥(신 산경표에서는 한북정맥으로 지칭) 산줄기가 오두산으로
이어져 한강과 임진강이 합수되는 서해로 잠겨드는 모습이 보이고,
원래의 산경표에 의한 한북정맥의 끝자락인 장명산이 눈앞에 바짝 다가선다.
건설폐기물을 이용한 레미콘 공장도 보인다.
장명산을 오르며 만감에 젖는다.
칡덩굴이 유난히도 얼키설키 얽혀져 있다.
여기까지 마루금을 이어온 우리에게 人生事를 교훈하고 있는 듯 하다.
장명산 정상에 선 한북정맥 종주팀.
사십 대 중반부터 칠십 대 중반까지 삼십 년의 세차(歲差)를 극복하며 함께 여기까지 온
그들은 어떠한 감흥으로 이 순간을 맞이하고 있을까?
장명산 정상에서 바라 본 서쪽방향의 곡릉천과 오두산.
북쪽의 곡릉천과 파주 금촌방향.
장명산을 내려서서 본 곡릉천.
곡릉천(曲陵川)은 가둔천(佳鈍川)이라고도 불리는데 양주 장흥의 챌봉(516m)의 남쪽계곡에서
발원하여 양주, 고양, 파주를 경유하여 한강으로 흘러든다.
고양부근은 심천(深川), 조리면 부근은 봉일천(奉日川), 하류인 이곳 교하 부근은 방천(防川)
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장명산을 내려선 우리는 한북정맥 종주 기념식을 할 식당을 찾아 교하읍을 향해 걷는다.
예닮교회와 파주개성요양병원.
교하읍 사무소.
교하읍내.
한 식당에서 거행된 종주 기념식.
산악회 명의의 종주증이 수여되고 종주를 자축하는 간단한 축하연이 있었다.
4월 10일부터 6월 26일까지 매주 목요일 11회에 걸쳐 170Km의 한북정맥 마루금을 밟으며
우리 국토인 경기 서북부를 지나온 3개월의 영상들이 주마등 처럼 머리를 스쳐간다.
지난 1월에 한남정맥을 시작으로 6개월 동안 매주 마루금을 밟아온 기억들을 추억하며
그동안 단 한차례도 결행하지 않고 퍼팩트하게 한남정맥과 한북정맥을 종주할 수 있도록
건강을 허락하시고 시간과 물질을 부족함 없이 주신 창조주 하나님께 큰 영광을 돌리며
더욱 창조주의 섭리에 순종하는 삶이 이어지기를 기도한다.
산행일: 2008. 6. 26. 목요일(한북 11구간, 마지막 회)
산행지: 512탄약중대~ 현달산~ 고봉산~ 중산고개~ 목동삼거리~ 장명산
날 씨: 맑고 무더움. 바람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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