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 사람들은 귀허(歸墟)라는 밑이 없는 골짜기가
발해 동쪽 수억 리 밖에 있어 세상의 모든 강물과 바닷물이
이곳으로 흘러들어도 골짜기의 물은 늘지도 줄지도 않고
일정하다고 여겼다.
귀허에는 대여(垈輿), 원교(員嶠), 방장(方丈), 영주(瀛州),
그리고 봉래(蓬萊)라는 이름의 신령스러운 산이 있는데
각기 그 높이와 둘레가 삼 만리가 넘는다.
이 중 대여와 원교는 가라앉아 버리고 영주, 봉래, 방장의
세 산은 남아 삼신산으로 일컬어졌다. 그중 영주산은 우리
나라의 한라산, 방장산은 지리산, 봉래산은 금강산을 일컫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라산(漢拏山)의 뜻을 풀자면, `한(漢)'은 은하이고 `나(拏)'는
손을 잡는다는 뜻으로 그만큼 하늘 가까이 있는 높은 산이라는
의미가 된다.
중국 전설에 의하면 삼신산 위에는 황금으로 쌓은 궁전과 백옥으로
만든 난간이 있으며 흰 옷을 입은 신선이 산다. 새나 짐승도 모두 흰
색이고 도처에 진주와 보석이 열리는 나무들이 자라는데 그 열매를
먹으면 영원히 죽지 않을 수 있다.
제주의 전설에 따르면 매년 복날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한라산 꼭대기의 호수에서 멱을 감았다. 그럴 때면 신선이
산 북쪽 밑에 있는 방선문으로 자리를 피해 주었다.
그런데 어느 복날 미처 방선문으로 내려가지 못한 신선이 선녀들의
알몸을 보게 되었고 이를 안 선녀들이 옥황상제에게 일러 바쳤다.
진노한 옥황상제가 신선을 흰 사슴(白鹿)으로 만들어 버린 뒤 매년
복날에 흰 사슴이 호수에 나타나 슬피 울부짖곤 했다.
그 울부짖음의 내용은 "나는 잘 못 봤소"가 아니었을까.
보려고 해서 본게 아니라`잘 못 해서'보게 된 것이고 어떻든
백록담(白鹿潭)이라는 이름은 `흰 사슴이 나타나는 곳'이라는
뜻에서 지어진 것이다.
산의 높이가 삼 만리라면 1만2000m의 천 배이니 만년설이 쌓여 있어
언제나 희게 보일법 하다. 백록담에 진주, 불사약, 선녀가 없는게 좀
아쉽지만 흰 눈은 5월까지 있어 녹담만설(鹿潭晩雪)이라는 절경을
이룬다. 그 앞에서 울부짖는 사슴은 없어도 노루는 엄청나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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