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에 임씨 성을 가진 효자가 있었다.
신분은 미천했지만 지극한 정성으로 어머니를 모셨다.
하루는 부인이 기름을 짜서 항아리에 넣어두었는데
여든이 넘어 정신이 흐린 어머니가 항아리를 요강으로
잘못 알고 손에 들고 자그마한 채소밭으로 가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기름을 밭고랑에 오줌이라도 되는 양 조금씩 따라 부었다.
이를 본 어린 손녀가 "할머니, 무슨 일을 그렇게 하셔요"하고 불렀다.
그러자 며느리가 아이의 입을 재빨리 막으면서 "할머니 놀라시게
하지 말아라" 하고 말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채소에 거름으로 쓰는 오줌은
물을 섞어야지요. 어머님께서 직접 하실 필요가 없으니 제가
대신 할게요." 하고는 몰래 기름을 가져다 놓고 요강을 가져와서
밭고랑에 제대로 오줌을 부었다.
끝내 시어머니는 그 사실을 몰랐다.
날이 어두워져서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자 딸이 자초지종을
이야기 했다. 아버지는 곧 뜰에 내려가서는 자신의 부인을
향해 두 번 절을 했다.
19세기 중반 유재건이 지은 `이향견문록'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아내가 어여쁘면 처갓집 말뚝에도 절을 한다고 했는데 감사하고
존경한다면 땅바닥에 내려가서 당상의 부인에게 절을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중 략)
또 다른 효자인 윤명상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그를 매질하려고
했을때, 마침 날이 춥자 화로에 회초리를 쬐어서 따뜻하게 만든
다음에 가져다 드렸다 한다.
아버지의 회초리 쥔 손이 시려울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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