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 단풍을 보려고 한밤중에 산악회 버스에 몸을 실었다.
새벽 두 시가 조금 넘어 한계령에 내리니 쌀쌀한 바람이 옷속으로 파고 든다.
40분 가까이 기다린 끝에 원격제어로 자동문이 열리자 20餘 명의 산꾼들은
백두대간 등산로에 들어선다.
암흑속을 헤드렌턴에 의지하여 진행하는데 전 날 내린 비로 등로가 미끄러워
모두들 숨을 죽이고 조심조심 걷는다.
한계령삼거리를 지나 끝청에 이르자 어둠이 서서히 물러나고 주변 풍광이
희미하게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중청대피소로 내려서며 대청봉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하고 중청에 이르러
배낭을 내린 후 두꺼운 패딩을 챙겨 입고 대청봉을 오른다.
휘몰아 치는 매서운 강풍과 대치하며 족적을 남기고 햇살에 반짝이는 주변
풍경을 눈에 넣고 서둘러 내려선더,
중청과 소청을 거쳐 희운각 부근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공룡능선에
들어섰으나 단풍은 이미 철을 넘겨 볼품없이 퇴색했고 대신 쾌청한 날씨로
주변의 풍광이 압권이다.
신선봉 1275봉 큰새봉 나한봉을 차례로 넘으며 강풍에 휘청거리는 몸을 가누고
폰을 마구 눌러댄다.
마등령을 지나서 금강굴로 진행하는 구간에서 설악 단풍의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비선대를 거쳐 소공원에 내려서서 산행을 종료했다.
산행일시: 2023. 10. 19 목요무박.
산행구간: 한계령~한계령삼거리~끝청~중청대피소~대청 왕복~소청~희운각
~무너미고개~공룡능선~마등령~비선대~소공원.
산행날씨: 쌀쌀하고 바람 거셈. 쾌청하고 조망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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