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지리 안말마을에 하차하자 가랑비가 바람에 나부낀다.
비옷을 걸치고 코스모스가 활짝 핀 개울을 따라가자 군락을 이룬 물봉선이
산객을 맞는다.
30분 이상 된오름질을 계속해 땀방울이 온몸을 적실 즈음 사다리재에 올라선다.
땀을 훔치며 "사다리재가 괜한 이름이 아니구나!"를 곱씹으며 곰틀봉을 향해
발길을 옮기는데 짙은 비구름으로 사방이 오리무중이다.
6월 말 솔나리를 만나려고 이 구간 산행을 예약했다가 갑작스런 사정으로 오늘에야
오게 되었는데 구절초가 무리지어 손을 흔들며 내년에 다시 찾아 오란다.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비와 동행하며 이만봉을 넘어 희양산에 올라 보지만
조망은 전혀 열리지 않는다.
희양산을 되돌아 내려와 구왕봉을 향해 내려서는 급경사 밧줄구간을 조심조심
내려서서 지릅티재에 안착한다.
지릅티재에서 만만치 않은 암릉구간을 밧줄과 씨름하며 힘겹게 구왕봉에 올랐지만
비구름만 주위를 맴돌 뿐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다.
주치봉을 넘어 은티재에 이르러 대간 인증을 남기고 은티마을로 내려서서
빗물과 뒤섞인 찌든 땀을 씻어내고 귀갓길에 오른다.
산행일시: 2023. 9. 27(수요일).
산행구간: 분지리~사다리재~곰틀봉~이만봉~시루봉 갈림길~희양산 왕복~지릅티재~구왕봉
~주치봉~은티재~은티마을 주차장.
산행날씨: 산행내내 비내림.
'백두대간과 정맥 > 더듬어 가는 백두대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간길을 걸으며 만난 단풍(1) (0) | 2023.10.18 |
---|---|
구룡령에서 갈전곡봉을 넘어 조침령으로 내려서다 (1) | 2023.10.11 |
무박으로 이어가는 백두대간 산행 (0) | 2023.09.23 |
두문동재에서 함백산을 넘어 화방재로 내려서다 (0) | 2023.09.17 |
소백산 무박산행 (0) | 2023.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