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궤방령을 출발하여 가성산, 장군봉을 넘고 눌의산에 올라 추풍령을 조망하고 하산했다.
내린다던 비는 오지 않아 다행이었으나 습기가 많고 후텁지근하여 빗방울 처럼 흘러 내리는
땀으로 전신을 목욕하며 백두대간 마루금을 이어가는 산행이었다.
우후죽순이라더니 비온 후 형형색색의 우후버섯이 산길을 아름답게 수놓고 이름모를 산새들은
운무가 노니는 숲속을 폴짝거리며 서로가 길안내를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나서서
조망이 거의 없는 마루금을 지루하지 않게 이어갈 수 있었다.
눌의산을 뒤돌아 보며 내려서는 추풍령은 농익은 포도향이 온마을에 흘러 넘치고 있었고
아직도 남아 있는 시골 인심과 여유를 확인하며 푸근한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
오늘의 들머리 괘방령에 도착했다.
주로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올라가는 서생들과 관원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장사꾼들이 주로 이용했다는
고개였으나 지금은 2차선 포장도로가 건설되어 여기가 고개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변모했다.
들머리는 프랑카드 있는 좌측 방향.
이렇게 무지막지한 표지석이 고개였음을 알려주고 있을 뿐이다.
김천시 대항면으로 진행하는 방향에서 좌측으로 발길을 들여 대간 마루금 산행을 시작한다(10:15)
가성산 3700m를 가리키는 이정목을 보며 한 시간 남짓 걸으면 가성산에 닿겠거니 가볍게 생각했는데
습도가 높은데다 바람 한 점 없는 산길을 오르려니 비오 듯 쏟아지는 땀방울을 연신 닦아내면서
진행하기가 생각보다 힘들고 지루했다는 일행들의 중론이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른 블로거님의 구글어스를 가져왔다.
수고롭게 고생 하신 산물을 허락도 없이 데려오려고 하니 마음이 무거운데 내가 스스로 수고하여
자료를 생성해 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짓누른다.
초입의 나무계단 오름길.
비온 후 버섯들이 제 세상을 만난 듯 우후죽순 처럼 솟아났다.
산행을 시작하여 15분 쯤 진행하여 밋밋한 418봉에 닿았다.
마루금은 좌측으로 꺾여져 이어진다.
잠시 내려서고.................
여기까지 올라와 알까기를 했나?
짙은 운무속을 지나간다.
418봉을 지나 15분 쯤 걸었을까 안부 사거리를 지나고................(10:43)
가을이 오는가?
안부에서 다시 7~8분 오름길을 진행하여 나지막한 봉우리에 선다.
흘러 내리는 땀방을을 연신 닦아 보지만 그칠줄 모르고..........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진행한다.
평이한 오름길이 이어진다.
독야홍홍(獨也紅紅)?
완만하지만 조그만 봉우리들을 쉼없이 오르고 내리며 조금씩 고도를 높여가는 산행이 계속된다.
아! 다음 주 벌초하러 고향가야지~~~~
너는 또 뭐야?
이놈들 여기서도............영지까지 둥지를 틀었다.
운무가 움직이는 걸까?
아니면 우리가 걸어가며 운무지대를 통과하는 걸까?
전형적인 육산에 모처럼 바위가 나타났다.
다시 부활하려는 듯................고사목의 날개짓이 애처롭다.
이번엔 이 높은 곳 숲속에 찐빵을 가지런히 빚어 놓고................
바위에 올라서서 좌측으로 본 매곡면 공수리 방향의 농촌 풍경.
이쁘다......구엽다......좀처럼 열리지 않는 조망 대신 오늘은 형형색색의 버섯들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얼마나 많은 봉우리를 넘었는지 모른다.
형형색색의 버섯들과 수묵화를 멋지게 그려대는 운무, 숲속에서 이리저리 폴짝거리며 길안내를
자청하고 나서는 산새들을 친구삼아 지루함을 잊은 채 산길을 간다.
산길 옆에서 꽈리를 틀고 속세를 내려다 보고 있는 노송.
모처럼 내려 앉은 운무 사이로 김천시 봉산면이 조망되고 경부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달린다.
궤방령을 출발한지 한 시간 40분 가량을 진행하여 가성산에 올랐다(11:54).
운무가 수시로 스쳐지나는 까닭도 있지만 나무가 우거져 사방으로 조망은 전무하다.
가성산(柯城山.716m)이라니 주변에 성이 있었던 듯..........눌의산 정상에도 봉수대가 있었다니
이 부근이 군사 요충지가 아니었을까?
2006년 4월 15일 대간산행시 기록으로 남겼던 사진인데 가성산은 의구하되 정상석은 바뀌었고
본인도 8년 전에는 그래도 젊은 티가 남아 있었네!!!
목을 축인 후 선답자들의 리본을 따라 좌측으로 내려선다.
가성산에서 추풍령까지 구글어스.
급경사 내리막이다.
길이 매우 미끄러워 다리에 힘을 잔뜩 주고 조심해서 내려서야 한다.
진달래군락지를 지난다.
그때는 이랬는데.................
진행하며 나뭇가지 사이로 본 장군봉.
가성산에서 급경사를 내려가 다시 오름길을 진행하여 장군봉에 이르렀다(12:27).
627m라고 표기된 장군봉 표지판이 나무에 매달려 있다.
將軍峰이 아니라 長君峰이라고.............長君은 임금님의 큰 아들을 가리킨다고 한다.
장군봉을 내려서며 목을 빼고 본 능선.
663인가? 아무튼 운무도 운무지만 녹음 우거진 여름철에는 답답한 조망을 감수해야 한다.
여름철에 조망 좋은 산길은 또 땡볕으로 죽음이니 이런 숲길에 감사해야 한다.
우거진 수풀로 헬기장인지 분간할 수 없는 663봉을 지난다.
짙은 운무가 노닐고 있는 오름길이다.
누가 이렇게 씨를 뿌렸을까?
바람일까?
뿌린다고 이렇게 아름답게 피어난 너희들은 또 무어냐?
이쁘다~~~구엽다~~~
바위가 또 다시 나타난다.
가성산 오릉 때 그랫듯이 이제는 눌의산이 가까워진 것일까?
그렇다.
헬기장이 있는 눌의산에 올랐다(13:03).
선두는 벌써 자리를 떳고 중간팀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눌의산(訥誼山. 743m) 정상은 가끔 빗방울이 떨어지며 운무가 춤추고 지난다.
후미도 배낭을 내리고 半시간 넘게 여유로운 산상만찬을 즐겼다.
눌의산에서 내려다 본 추풍령면 방향의 풍경.
눌의산 정상에서의 조망.
추풍령을 향해 내려서기 시작한다(13:37).
눌의산을 내려서서 2분 후 첫번 째 만나는 헬기장을 지나고..............
곧 두번 째 헬기장을 지나간다.
이제 부터는 급경사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급경사가 완만해진 지점이다.
오늘 산행하며 처음으로 만나는 이정표가 있는 지점에 이르면 내림길 경사는 더욱 완만해진다.
이정표는 ↙눌의산 0.8Km, ↗추풍령 2.1Km를 가리키고 있다.
감나무 과수원을 지나고.............
뚜렸한 농로를 진행한다.
추풍령 너머 금산이 조망된다.
벌써 벌초를 말끔하게 한 부지런한 후손들이 있구나!!!
임도와 만나는 삼거리에 이르렀다(14:15).
추풍령을 향해 좌측으로 진행한다.
눌의산 산행 안내도.
대간꾼들이 아니면 눌의산을 오르는 산객들은 그리 많지 않은 듯...................
다시 과수원으로 들어서고..............
복숭아 나무 몇 그루가 서 있는 과수원을 벗어나면 묘지구역으로 내려서게 되는데 뒤돌아 보면
눌의산이 시원하게 조망되고 있다.
묘지구역에서 뒤돌아 본 눌의산.
묘지구역에서 금산을 바라보며 경부고속도로를 향해 내려선다.
경부고속도로 아래에는 통로가 설치되어 있다.
우측은 추풍령휴게소로 가는 길이고 우리는 토끼굴을 통과한다.
토끼굴을 통과하여 좌측으로..................
포도과수원을 지난다.
영동포도라더니 저번 구간 부터 포도밭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
포도밭 사이로 난 도로를 조금 따르면.............
새로운 4번 국도 교각을 지나게 된다.
교각 아래에서는 포도를 수확하여 출하작업이 한창이고...............온 마을이 포도향으로 넘쳐난다.
옹벽이 둘러쳐진 도로를 따라가면 대평지하도에 이르고 우회전하여 경부선 KTX 철길을 통과한다.
대평지하도.
대평지하도를 통과한다.
달콤한 포도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일행중에 몇 분은 포도박스를 사서 버스에 실었다.
경부선 지하차도를 빠져나오면 옛 4번 국도에 들어서게 된다(14:38).
옛 4번 국도에서 김천방향으로 진행하면 새로운 4번 국도가 보이고 대간은 좌측의 추풍령교회를
지나 도로를 따라가다 산길로 접어들어 금산으로 올라서게 된다.
우리가 타고온 버스가 보이는 방향으로 대간길은 이어진다.
新 4번국도가 지나는 아래에 남상규의 노랫말이 적힌 추풍령 표지석이 있고 이랑탑도 보인다.
`구름도 자고가고 바람도 쉬어가는 추풍령 구비마다'라고 해서 엄청 높은 고개인줄로 오해할 수 있으나
추풍령은 백두대간상 고개 중 제일 낮은 높이(220.3m)로 충북 영동군 추풍령면과 경북 김천군
봉산면을 잇는 나자막한 고개이다.
구름도 자고가는 바람도 쉬어가는 추풍령 구비마다~~~그 추풍령이다.
전성범씨가 작사하고 백영호씨가 작곡한 추풍령의 그 애절한 향수는 역사속에 묻힌 채 무심하게
내달리는 차량들이 줄을 잇고 있을 뿐이다.
2006년 4월 추풍령에서...............
이랑탑.
다음 주 이어갈 금산방향의 등산안내도.
♣산행일시: 2014. 8. 19(화요일).
♣산행구간: 궤방령~ 418봉~ 가성산~ 장군봉~ 663봉~ 눌의산~추풍령.
♣산행날씨: 흐리고 습기 많아 후텁지근함. 조망과 바람 전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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