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가 조금 넘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5시 기상, 6시 식사, 6시 40분 트레킹이 시작될 예정이지만 문명의 오지에서 저녁에 할 일이
없어 일찌기 잠자리에 드니 새벽에는 허리가 아파서 계속 누워있지를 못한다.
눈가장자리에 물 몇방울 바르는 것으로 세수를 대신하고 식사 후 트레킹을 시작하기 전
스트레칭을 하는데 미세한 무릎통증이 전해져 맨소래담을 뿌리고 케토톱을 붙인 후
무릎보호대까지 착용했다.
오! 하나님 저에게 걸을 수 있는 힘을 주옵소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 후 트레킹을 시작한다(06:43).
오늘은 어제 멈춰 선 나디에서 바훈단다를 거쳐 예정대로 탈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완만한 길을 따라간다.
그들은 해가 떨어지는 초저녁 일찌감치 잠자리에 드니 새벽에 일찍 일어난다.
이른 아침이지만 아이들도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마을을 지나 흙길을 따라 진행한다.
무너져 내린 산사태의 흔적이 보이고 계단식 농경지가 나타난다.
巨木에 피어 있는 꽃이 화려하다.
꽃잎이 떨어지고 나면 목화가 열려 Cotton flower라고 부른다는 가이드의 설명이다.
캔디 두어 개를 집어주고 디카를 눌렀다.
동생을 돌보고 있는 언니는 손톱에 메이큐어를 칠했다.
바훈단다로 진행하는 오름길의 계단식 농경지가 경이롭다.
조형물을 저렇게 만들기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나무를 이용해 생활용품을 만들고 있는 엄마의 손길이 여유롭다.
거목이 버티고 서 있는 바훈단다(Bahundanda.1310m)에 도착했다(08:31).
목을 축이며 휴식한 후 내림길로 상계를 향한다.
내림길 옆으로 계단식 농경지가 이어진다.
땀과 수고가 서려 있는 그들의 생활터전이 우리에게는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어디로 향하는 아낙들일까?
산을 깎아 길을 냈다.
자연스런 오솔길도 나타난다.
우리는 오르고 물은 아래로 흐른다.
다리를 건너 마을로 올라선다.
잠시 배낭을 벗고 휴식한다.
그들은 가축들과 한식구 처럼 지내고 있었다.
마르샹디 강(Marsyangdi River)을 따라 트레킹은 계속된다.
실타래를 풀던 주인은 자리를 비웠다.
어렸을 때 모깃불을 피워놓고 달밤에 삼을 삼던 어머니 모습이 떠오른다.
떠나고 안계신 어머니가 그립다.
게르무(Ghermu.1130m)마을을 지난다.
암벽을 타고 떨어지는 만년설 녹은 물은 마르샹디 강으로 흘러든다.
상계(Syange. 1100m)마을로 들어선다(10:58).
다리를 건너 상계마을을 지나간다.
쉬르쵸르(Shirchaur)마을에 이르러(11:19) 몽골리안 게스트 하우스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트레킹은 이어진다.
굽이굽이 찻길을 돌고돌아 오름이 이어진다.
문명이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임무를 마치고 하산하는 당나귀들과 스쳐지난다.
마르샹디는 계속해 흐른다.
암벽옆으로 난 트레킹 로드를 따라간다.
자갓(Jagat.1400m)마을에 이른다(13:38).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보인다.
컴퓨터 구입에 필요한 돈을 기부해 달라는 호소문이 눈길을 끈다.
자갓을 지나고 참제를 향해 트레킹은 이어진다.
어머니로 부터 牧羊法을 전수받고 있는 아들은 아직 젖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어린애다.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근다.
짐을 내리고 하산하는 나귀들이 지나간다.
폭포수 앞에 선다.
참제 마을이 눈앞으로 다가선다.
참제(Chyamje. 1430m)를 지난다(15:10).
마르샹디의 물줄기가 거세게 흐른다.
사탈레(Sattale. 1680m)로 오르는 경삿길이 이어진다.
만년설 녹은 물은 곳곳에서 암벽을 타고 속세로 흘러내린다.
닭을 짊어지고 오르는 포터들이 휴식하고 있다.
트레커들에게 기력을 보충해줄 닭을 고지대 롯지로 운반하고 있는 것이다.
고도높임이 계속된다.
안나푸르나 기슭이 인간들의 편의를 위해 파괴되고 있는 현장이다.
드릴소리가 요란하고 바위를 폭파하는 다이나마이트 폭음이 안나푸르나 기슭을 흔들고 있다.
바위 중간을 깎아서 까지 길을 내야한단 말인가?
Way to TAL.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았나?
배낭을 내린다.
목을 축이며 다리쉼을 한다.
군인들이 주둔하고 있는 곳을 올라서면 계곡에 드넓은 삼각주의 공간이 펼쳐진다.
저기가 탈(Tal) 마을이다.
탈 마을로 들어선다(17:39).
마낭지구에 들어선 우리를 환영한다.
`눈표범은 웅장한 히말라야의 상징이다'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눈표범은 여름에 4~5천 미터 고산지대의 초원이나 암석지대에 살다가 겨울에는 먹이를 찾아
1,800~2,000 미터의 산림지대 까지 내려오며 다른 동물과 어울리지 않고 단독생활을 하는
야행성 동물로 산양, 토끼, 사향노루, 멧돼지, 사슴, 쥐 등을 먹이로 삼는데,
전에는 시베리아에서 중앙아시아, 히말라야까지 분포하였으나 모피가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어
밀렵이 성행해 지금은 바이칼호수, 티베트 동부 등 중앙아시아의 고산지대에서 6천 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설표(雪豹)라고도 한다.
숙소인 드래건 호텔에 들었으나 포터들이 도착하지 않아 두 시간 이상을 기다려 방을 배정받고
저녁식사를 기다리면서 찔끔거리는 물로 샤워를 했다.
점심식사를 하며 휴식하는 시간도 있었지만 열 한 시간을 넘게 트레킹하기가 그리 녹녹치 않았던지
온몸이 노곤하여 일찌기 잠이 들었다가 새벽에 눈을 뜨니 개짖는 소리가 귓청을 울린다.
닭우는 소리와 암벽을 타고 떨어지는 폭포소리가 귓가을 맴돌고 있다.
◈제3일 째 여정(3/13. 일요일): 나디(Ngadi. 1050m)~ 바훈단다(Bahundanda. 1310m)~ 상계(Syange)
~자갓(Jagat. 1400m)~ 참제(Chyamje. 1430m)~ 탈(Tal. 1675m).
◈고 도 차: ▲62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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