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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 여행기(4)- 서안 비림박물관

영원한우보 2009. 12. 3. 22:26

 

  오늘은 서안 여행의 마지막 날로 비림박물관을 관람한 후 오후에 귀국하는 스케줄이다.

  느지막하게 호텔식을 마치고 전용버스편으로 박물관으로 향한다.

 

  오래전 부터 도시화 계획으로 지하철을 건설하려 하였으나 지하에 묻혀 있을 문화재 보호를 위하여

  중앙정부로 부터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가 2~3년 전에 가까스로 지하철 공사를 하게 되었다는

  가이드의 설명인데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중국을 실감한다.

 

   비림 박물관 근처에서 본 서안성곽과 성루.

 

  서안 비림박물관 입구.

  송나라의 여대충(呂大忠)이 당나라의 개성석경(開城石經)이 황폐해 지는 것을 애석하게 여겨 공자 사당인

  문묘(文廟) 뒤에 옮기고 현종황제의 어주효경비(御註孝經碑)와 안진경(顔眞卿), 구양수(歐陽修),

  저수량(楮遂良), 서호(徐浩), 몽영(夢瑛) 등이 쓴 돌비석을 모아 존치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동안 당송 이후 근대에 이르는 비석을 모아 현재 문묘뒤에 존치하고 있어 `비석이 숲을 이루고 있다'하여

  비림(碑林)이라 일컫는데 명나라의 성화(成化), 청나라의 강희(康熙), 건륭(乾隆), 가경(嘉慶) 연간에

  수리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으며 당나라 말 황소의 난으로 서안 부근의 비석들이 많이 파괴,

  소실되었으나 다행히 비림은 그대로 보존되어 唐이후의 서법 변천과 석비의 양식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문묘(文廟) 三門과 반구(半球)의 연못.

  공자는 `내가 평생 얻은 지식은 원형이 채 되지 않는다'고 하여 문묘 입구에 반원형의 연못을 설치했는데

  비림을 찾아와 비의 서체를 탐구하고 공부하는 유생들에게 공자의 겸손을 늘 일깨워 주었을 것이다.

 

  문묘를 드나드는 3개의 문이 있는데 중앙의 문으로는 과거에 급제한 사람만이 드나들 수 있었고

  나머지 유생들은 양쪽 문을 이용해 이곳을 드나들 수 있었다고 한다.

 

 

 

  비림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면 碑閣이 줄지어 있는데 여기에는 여진족이 세운 청나라 때 만들어진

  비석이 안치되어 있으나 비문의 내용 대부분이 한족을 비방하고 있어 문을 걸어두고 개방을 꺼린다고

  하는데 문틈 사이로 들여다 보니 비석의 한쪽은 漢字로, 다른 한쪽은 만주어로 쓰여 있었다.

 

 

  비림 박물관에 들어서면 우측에 종각이 보인다.

  당나라 13대 황제인 예종 경운 연간에 만들어 당경운종(唐景雲鐘)이라고 부르는데 학, 용, 맹수의 머리,

  비천, 봉황, 만초(蔓草), 채색구름 등이 도안되어 있고, 293字 명문은 종소리와 도교를 칭송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가이드는 우리나라의 `보신각 종'에 해당하는 종이라고 설명하며 무게 6톤, 두께 약 10Cm의 이 종은

  서안 성곽안에 있던 것을 여기로 옮겨 놓았는데 중국에서도 정초에 이 종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직접 타종을 하지 않고 녹음하여 들려주는 것이라고 한다.

 

 

  비림(碑林)이라는 현판은 임칙서가 섰다고 알려져 있는데 `碑'자에 삐침 획이 빠져 있는 것은

  아편전쟁에 나가는 그가 `승리하고 돌아와 나머지 획을 쓰겠다'고 했다는 가이드의 설명이었으나

  단순히 재미로 하는 말일 뿐 이전에는 碑자를 그렇게 썼던 것이다.

 

  현판을 지나 제1실 앞에 세워져 있는 석대효경비(石臺孝經碑).

  효경비는 공자와 그의 제자인 증자가 孝에 대해 문답을 나눈 것으로 윗 부분의 큰 글자는 당 현종 때

  이융기라는 사람이 공자 효경 원문을 전서체로 쓴 것이고, 아래 작은 글씨는 주석을 현종이

  예서체로 직접 쓴 것이다.

 

  당 현종은 양귀비와의 열애 등으로 역사에서 그리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하고 있으나 시와 서예, 음악,

  미술등 예능에 다재다능한 인물이었다.

 

 

  제1실에는 총 12부의 경서, 65만字를 새긴 114개의 비석들이 있는데 당나라 문종이 당현탁 등에게

  경서를 베껴쓰게 하여 837년에 완성된 석각으로 이후 여러 곳으로 흩어졌던 것을 북송 때 다시

  모아 놓은 것으로 이는 돌에 새겨진 경전이라는 의미로 당 문종 때의 연호인 `開城'을 따서

  開城石經이라고 불린다.

 

  제2실에 있는 대진경교유행중국비(大秦景敎流行中國碑).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 관련 유물로 경교를 포함한 고대 동방 기독교의 전파상을 알 수 있는데

  781년 세워진 이 비는 로마를 `대진', 기독교를 `경교'라고 표기한 것으로 `大秦景敎流行中國碑'라는

  9字가 3행으로 쓰여 있다.

 

  본체에는 한자와 고대 로마글자로 당나라 시대 페르시아의 알루뱅에 의해 중국에 네스토리우스派

  기독교가 전파되었다는 내용과 교회가 생기게 된 과정, 교리 등이 새겨져 있는데 땅속에 묻혀 있던 것을

  발견했을 당시 영국의 윌슨이 이 비석을 사려고 했으나 수포로 돌아가자 탁본을 해가지고 가서

  다시 새긴 비석 4개가 대영박물관 등 전세계에 모조품으로 존재한다고 한다.

 

 

  안진경(顔眞卿)이 쓴 안씨가묘비(顔氏家廟碑).

  안진경은 709~785년 까지 살았던 唐대의 서예가로 자는 청신(淸臣)이다.

  안사(安史)의 난과 이희열(李希烈)의 난 때 큰 공을 세웠으나 亂 중에 순국했는데 공훈과 예술적인

  재능으로 사람들의 추앙을 받았다.

 

  집안이 가난하여 붓과 종이가 없어서 담벼락에 황토로 연습하여 글씨를 익혔으며 벼슬 후에는

  장욱(張旭)에게 서예를 배워 더욱 진전이 있어 해서, 행서, 초서에 능했는데 특히 해서에서

  기량이 뛰어났다.

 

  그의 선조 가운데 안등지(顔騰之), 안지추(顔之推), 안사고(顔師古), 안근례(顔勤禮) 등이 모두

  古文字學을 연구했고 서예가였는데 본인도 서예를 배울 때 안진경이 서예의 성숙기에 쓴

  안근례비를 필사하며 공부한 적이 있다.

 

 

 

  장욱(張旭)과 초서(草書).

  장욱은 강소성 오군(吳郡) 사람으로 8세기 전반 현종 때 활동하던 서예가로 육간지(陸柬之)의 아들

  육언원(陸彦遠으로 부터 간지서법(柬之書法)을 전수 받았고 名妓인 공손대랑이 2개의 긴 천을

  공중에 휘두르며 춤추는 것을 보고 초서의 진수를 깨달았다고 하며 술을 좋아해 취하면

  미친듯이 붓을 잡았고 자기 머리털에 먹물을 묻혀 글씨를 쓰기도 했다고 한다.

 

 

 

  그외에도 수많은 碑文들을 보기는 했으나 감상하고 이해할 능력이 없음이 안타까웠고 단체로 하는 

  여행이다 보니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둘러 볼 여유가 없어 안타까웠다.

  

  

 

 

  태백산 전도.

  어제 정상을 보지 못한 태백산 전경을 여기서 보게 될 줄이야!!!!

 

 

  태화산 전도.

  중국 5악 중 서악으로 그제 올랐던 華山이다.

 

 

  달마는 원래 남인도 향지국의 왕자였으나 출가하여 대승불교의 승려가 되어 禪에 통달했다고 하는데

  부처님의 정법을 전하기 위하여 중국에 건너온 달마가 양쯔강을 건너는 장면을 그린 것이

  달마동도도(達磨東渡圖)이다.

 

  달마면벽도(達磨面壁圖)는 9년 동안 소림사 달마굴에서 벽을 쳐다보며 수련 중인 달마를 그린 것이다.

 

 

  明.淸시대에 말고삐를 매던 석주(石柱) 머리의 문양은 다양했다.

 

 

 

  장안명인 서화전 작품들이 벽에 전시되고 있었다.

 

 

  또 다른 전시실에서 본 동물들의 조각상들.

  대략 천 오백 년 내외의 세월이 지난 동물들이 지금도 꿈틀거리는 생동감이 있다.

 

 

 

 

 

 

 

 

 

 

 

 

  비림 박물관을 주마간산격으로 둘러보고 나서는 중이다.

  서안 비림은 곡부에 있는 공묘비림(孔廟碑林), 서창의 지진(地震)비림, 고웅의 남문(南門)비림과 함께

  중국의 4대 비림이라고 일컫는다.

 

  비림 박물관 귀보당(貴寶堂) 지붕을 뚫고 있는 노간주는 수피가 대부분 벗겨져 두어 가지만 힘들게

  생명을 부지하고 있었다.

 

  半球池의 잉어떼들은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풍부한 먹을거리로 태평성대를 구가하고 있었다.

 

 

  비림박물관에서 약 40분 거리에 있는 서안공항으로 이동해 오후 1시 인천행 OZ320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함으로 3박4일간의 중국 서안여행을 마감한다.

 

  여행일시: 2009. 10. 27(화요일. 4일차)

  여 행 지: 서안 비림박물관.

  날     씨: 대체로 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