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행및 여행/산따라 물따라

한라산 산행기(2)

영원한우보 2009. 6. 30. 21:39

 

한라산 정상오름을 위한 起床은 어둠이 걷히기 전부터 시작되었다.

도시락을 준비하고 얼음물을 챙겨 택시로 성판악을 향한다.

오후부터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조금은 불안하다.

 

해발 750m의 성판악휴게소에 도착했다(07:30).

 

준비를 마치고 산행을 시작한다(07:35).

통상적으로 여덟 시간 정도 소요되는 18.3Km의 오늘 종주 코스는 보통의 가정 주부들에게는

벅찰 것이지만 열 시간 쯤 천천히 진행하여 완주를 목표로 한다.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백록담(정상)을 오르는 코스 중 9.6Km로 제일 거리가 긴 대신 가장 완만한 길이다.

영실코스는 3.7Km, 어리목 4.7Km, 관음사에서 백록담까지는 8.7Km다.

 

한라산으로 들어온지 한 시간도 안됐으니 아직은 룰룰랄랄 좋으시겠지...........

 

시원하게 하늘을 향해 뻗은 침엽수림을 지나고................. 

 

한가로운 숲길을 이어가면.................. 

 

겨울에는 자취도 없었던 샘물이 콸콸 흘러 내리고...................... 

 

길가의 조릿대 속에서 어여쁜 모습으로 얼굴을 내민 앵초꽃이 우리를 반긴다.

 

어느덧 해발 1,300m에 이르렀다(09:47). 

 

길가의 바위틈에서 피어난 야생화들. 

 

 

진달래밭 오름길. 

 

거센 바람에 붉은병꽃 나무가 몸을 뒤틀고..............

 

진달래밭 대피소 도착(10:29). 

바람이 거세게 불어 한기를 느낀 사람들이 대피소 안으로 몰려들어 발딛을 틈도 없이 웅성거리는

와중에서 우리는 컵라면을 한 개씩 해치우며 정상오름의 결의를 다졌다.

 

따스한 컵라면도 먹었겠다, 이젠 중무장하고 정상 오름의 각오를 다진다(10:57).

성판악에서 산행을 시작해 지금까지 진행한 거리 7.3Km, 여기서 백록담까지 2.3Km, 백록담에서

관음사까지 8.7Km가 남아 있으니 아직도 11Km를 산행해야 오늘 일정을 마감하게 되는데

별일 없이 잘 해내야 할텐데............... 

 

백록담으로 오르는 영실 출입통제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오후 1시 이후에는 이곳을 통과할 수 없다.

한라산을 오르는 코스 4군데의 출입통제소 통제시간은 어리목과 영실이 각각 오후 3시이고,

관음사는 오전 10시 이전에 통과해야 한다.

 

초입에는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화산석이 깔린 등로를 지나며 바쁠 것 뭐 있남 쉬어 가자구.............

 

해발 1,700미터 표지석 앞에서..................(11:44).

 

수목한계선을 지나기 전에 본 木本植物의 꽃들. 

 

 

 

머리 위에서는 거센 바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가는 빗방울을 머금은 운무가 몰려온다. 

 

해발 1,800미터 표지석 통과(12:18). 

 

해발 1,800 미터를 넘어서면서 부터는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강풍을 피하며 slowly slowly~~~~~~~~~

 

 

해발 1,900 미터 부근의 수목한계선. 

 

한라산 동능 정상부.

 

육지의 가족들에게 정상오름의 감격을 전하고..................... 

 

동능 정상 이정목 앞에서.................. (12:50).

 

동능 정상에서 본 백록담 서벽과,

 

동벽.

나물먹고 물마시며 유유자적 하고 있을 노루떼를 상상하며 백록담의 운무가 걷히기를 기다려 보지만

습기를 머금은 강풍이 정상으로 거세게 휘몰아 치니 춥기도 하려니와 몸이 휘청거려 잠시도

서 있기가 힘겹다.

 

정상부를 다시 한 번 바라보고 발길을 돌린다. 

 

 

계단을 내려서며 구상나무 옆에서................... 

 

구상나무.

 

 

작년 겨울에는 이 계단길을 응덩이 썰매를 타고 내려 갔었다. 

 

운무사이로 잠시 모습을 보이는 기암. 

 

내려서는 길에서.......................

 

 

 

용진각을 향해......................... 

 

해발 1,700 미터 통과(13:26). 

 

철쪽과 조릿대. 

 

장구목. 

 

왕관능. 

 

비를 맞아 가면서도 체력 소진을 막기 위해 영양보충을.................  

 

삼각봉을 향하여........................... 

 

삼각봉 대피소 도착(14:19).

오늘의 종착지 관음사까지는 아직도 6.3Km가 남았다네................. 

 

올려다 본 늠름한 위용의 삼각봉. 

 

작년 겨울 이곳은 공간이 휑하여 바람의 놀이터 였는데 지금은 대피소 건물이 멋지게 서 있다.

이제 용진각 시대는 가고 삼각봉 대피소 개장을 위해 마무리 작업만을 남겨 두고 있다.

 

내려서며 뒤돌아 본 대피소와 삼각봉. 

 

해발 1,400 미터 통과(14:33). 

 

아이고 팔 다리 허리야!!!!!!! 

 

조릿대 꽃 군락. 

 

개미목 통과(15:00). 

 

못 참것시유~~~~~~~~ 먹고 가야지.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컵라면 하나씩 먹고 네댓 시간을 걸었으니 허기도 지셨겠지.

4인분 식사를 각자 뱃속에 넣고나니 배낭이 엄청 가벼워져 내가 살것네.

 

금강송이 시원한 내림길. 

 

원점비를 스치고............... 

 

탐라계곡 대피소 도착(16:21). 

 

더욱 느려지는 마눌님의 걸음.

언제부턴가 다른 아낙들은 앞서갔고 여기서 또 주저앉아 한참을 쉬었다. 

 

다리를 건너 숯가마터 통과(16:43). 

 

구린굴 통과(17:06). 

 

 

관음사 출입문 골인(17:44).

정확히 열 시간 만에 무사히 한라산 종주를 마쳤다. 

어제 8.4Km, 오늘 18.3Km 산행을 했으니 얼마나 힘이 들었겠나 생각하니 괜히 고생시킨 것 같아

미안하기 그지없지만 언젠가 추억을 떠올리며 오늘을 그리워 할 것이다.

 

관음사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던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몸이 무거우니 밥먹으러 나가기도 귀찮다고 숙소(대명콘도)에 있는 횟집에서 푸짐한 생선회로

배를 채우고 깊은 잠이 들었다. 

 

여행일시: 2009. 6. 2. 화요일(제주 여행 2일차)

여행지역: 성판악~ 진달래밭대피소~ 백록담~ 삼각봉대피소~ 관음사주차장

날      씨: 흐린 후 비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