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행및 여행/산따라 물따라

화대 종주 산행기(3)

영원한우보 2009. 4. 10. 18:44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거리다가 뻑뻑한 눈을 비벼대며 일어났다.

취사장에 들어서니 이미 산행을 준비하는 산객들의 두런거림이 장터목의 적막을 깨뜨리고 있었다.

우리도 간단하게 식사를 마친 후 어둠속으로 발길을 들여 천왕봉을 향한다(06:10).

 

초입부터 된오름이 시작된다.

헐떡거리는 숨소리가 허공으로 퍼져 나간다. 

제석봉 이정표를 찾아 후레쉬를 터뜨린다(06:25).

 

능선을 타고 오르는 찬바람이 거세다.

지나는 길 양쪽에 앉고 일어선 고사목들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인다.

제석봉을 상징하던 고사목들도 점차 제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통천문 앞에 이른다(06:49).

제석봉에서 천왕봉에 오르려면 하늘로 통한다는 이 문을 지나야 천왕봉에 닿을 수 있다.

 

통천문 앞에 선다. 

 

천왕봉을 향해 오른다.

어느덧 동녁하늘은 해오름 준비에 바쁜 모습이다.  

 

천왕봉 이정목 앞에 이른다(07:08).

많은 산객들이 천왕봉의 일출을 기대하며 모여들고 있었다. 

천왕봉으로 몰아치는 바람은 더욱 기세를 떨치고 있다.

 

천왕봉 표지석 앞에 섰다(07:15). 

표지석 뒷면에는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하다'라고 새겨져 있다.

 

붉어진 동녁하늘을 무대로 구름이 日出式前 행사를 연출하고 있었다. 

 

감동의 탄성이 연발한다.

몇 번의 천왕봉 오름끝에 처음으로 맞이하는 일출이다.

동해에서 맞이하는 일출과는 또 다른 감동이다. 

 

 

 

일출을 맞이하는 산객들에게는 살을 에일 듯한 거친 寒風도 대수가 아니다. 

 

천왕봉을 내려선다(07:27).

중산리로 내려서면 5.4Km지만 오늘은 대원사로 하산하는 11.7Km의 코스를 선택한다. 

 

천왕봉을 내려서면서 본 중봉과 하봉의 모습. 

 

중봉 오름길을 오른다. 

 

찬란하게 떠오른 2009년 2월 5일의 태양은 우리의 지리산 종주를 한껏 축복하고 있었다.

 

뒤돌아 본 천왕봉은 햇빛에 반사되어 눈이 부시도록 자태를 뽐내고 있다. 

 

좌측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반야봉이 중앙에 우뚝하고 반야봉 좌측에 노고단이, 우측으로는

만복대를 지나 고리봉, 세걸산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이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 

 

중봉에 도착한다(07:55).

 

중봉 정상에서 천왕봉을 배경으로 기념을 남긴다. 

 

중봉에서 써리봉으로 향한다.

중봉을 내려서는 길에서 한쌍의 부부만을 만났는데 대부분 산객들은 중산리로 발길을 돌렸다.

 

중봉을 내려서는 부근에는 적설량이 많아 겨울산행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는데 작년 2월 마지막 날

한라산 영실을 올라 윗세오름을 조망하며 어리목으로 내려설 때, 3월 첫 날 백록담에서 관음사로

내려서며 보았던 숨막혔던 백설의 풍경이 머릿속으로 떠오른다. 

 

내려서며 보는 써리봉. 

 

진행 좌측 방향으로 보이는 하봉의 설경. 

 

써리봉에 이른다(08:36). 

 

천왕봉과 중봉을 배경으로 써리봉 오름을 기념한다. 

 

써리봉을 내려서며 보는 동쪽의 중산리 방향의 멋진 풍경.

 

아직도 천 오백 대의 고도 때문인가 응달에는 눈이 두껍게 깔려 있다. 

 

치밭목대피소가 시야에 들어온다. 

 

치밭목대피소에 도착한다(09:15). 

이곳에서 묵었던 두어 명의 산객들이 느지막하게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치밭목산장 지붕위로 하봉이 고개를 내밀고 우리와의 이별을 아쉬워 하고 있었다. 

 

치밭목대피소 이정표.

천왕봉을 떠나 십 리를 내려왔고 앞으로 대원사 까지는 거의 이십 리가 남아 있음을 알려준다. 

 

간단한 간식으로 요기를 하고 치밭목산장 계단을 내려선다. 

 

산죽길을 지난다(09:40).. 

 

무제치기폭포 부근에 이른다(09:51). 

내려서면서 꽁꽁 얼어붙어 있는 폭포를 보았다.

 

무제치기교를 건넌다(09:58). 

 

삼거리 갈림길에 이른다(10:18).

북쪽방향은 새재 방향이다.

우리는 대원사 방향으로 발걸음을 계속한다. 

 

지루한 너덜과 산죽이 계속된다. 

 

 

신밭골 쪽에서 내려오는 능선과 만나는 산죽길을 따라 유평리로 내려선다(11:07). 

 

고도를 낮춰서일까 양지바른 능선에는 곧 파릇한 생명이 솟아날 기세다. 

 

내려서는 길가에는 사람들이 거주하던 흔적이 보인다.

아마도 6.25 때 빨찌산들이 은거하던 아지트가 아닐까 추정해 본다. 

 

이 계곡은 유평마을의 식수원으로 이용하고 있어 상수원 보호를 위해 접근을 막고 있다. 

 

유평마을로 내려선다(11:58). 

 

유평마을로 내려서며 보는 대원사계곡의 풍부한 水量은 지리의 품속이 얼마나 드넓은 지를

짐작케 하고 있으며 봄이 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유평마을에 도착했다(12:08).

몇 개의 음식점이 모여 있는 유평마을은 비수기라서 그런지 우리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아

한산하기 그지 없었고 음식점에 들어가 산채비빔밥으로 간단히 식사를 하려고 했으나

매상을 올려주지 않으면 대원사 주차장까지 배차를 할 수가 없다고 하여 닭백숙을

시켜 며칠만에 포식을 했다. 

 

1무 2박 3일 간 화대종주를 무사히 마침을 자축하며 하산주를 건배하는 일행들.

우리는 이자리에서 올 가을에 남원의 덕두산부터 서북능선, 주능선, 동부능선을 연결하는

약 80Km에 이르는 지리태극종주를 결의했다.

 

점심식사를 마친 우리는 대원사주차장으로 이동해 버스로 원지로 이동하여 목욕탕에 들려

그동안 흘린 땀을 말끔히 씻어내고 오후 3시 20분 버스로 상경하여 추억속에 영원히 남게 될

화대종주의 여정을 접었다.

 

                                                                                                   -화대종주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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