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과 정맥/한북정맥(完了)

한북정맥 마루금에 첫발을 내딛다

영원한우보 2008. 5. 4. 19:23

 

산경표에 의거한 한북정맥은 이름 그대로 한강의 북쪽 산줄기를 말한다. 

즉, 한강 수역의 북쪽 한계를 이루고 있는 동시에 임진강 수역 남쪽 한계의 일부분을

담당하고 있으며 남한 최북단의 정맥이다.

 

한북정맥은 백두대간상의 추가령(752)에서 시작해 백암산(1111)을 거쳐 남하 하다가

적근산(1073)에 이르러 남한 땅으로 넘어와 대성산(1174), 수피령(740), 복주산(1152), 광덕산

(1046), 백운산(907),국망봉(1168)과 같은 일천 미터 내외의 고봉들을 빚은 뒤,

 

강씨봉(840), 청계산(849), 운악산(936), 죽엽산(601), 불곡산(470)이후 이삼 백 미터의 높이로

몸을 낮추고 흘러 내리다 서울 부근에 이르러 도봉산(740), 삼각산(836.5)같은 세계적인

명산을 빚어놓고 다시 고도를 낮추어 장흥의 노고산(495.7), 현달산, 고봉산, 파주

교하의 장명산 자락에 평야를 풀어 놓고 황해로 잠기며 수명을 다한다.

 

현재는 국토의 분단으로 북한 구간은 물론 적근산~ 대성산에 이르는 남한 구간 역시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으로 한북정맥의 마루금 타기는 대성산 남쪽 수피령에서 시작하여

교하의 장명산에 이르는 약 175Km의 구간을 밟아가게 된다.

 

올 겨울 초에 시작한 한남정맥을 매주 화요일 산행하여 삼 개월 여에 걸쳐 종주를 마치고

바로 이어 매주 목요일에 한북정맥의 마루금을 밟아나가기로 계획하고 산행길에

오르는데 출정을 축하라도 하듯 온다던 비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날씨가 맑고

청명하여 시계가 멀리까지 달린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사창리행 버스에 몸을 실은지 두 시간 남짓 되었을까 사창리에 도착한

우리는 교통편을 파악한 후 택시로 갈아 타고 수피령으로 향한다.

불과 십 여 분을 달려 대성산 지구 전적비가 세워져 있는 수피령에 도착한다(11:18).

 

 

1951. 6. 9일 국군 제2사단 17연대가 대성산 1042고지에서 활동중인 중공군을 섬멸하기

위해 교전하여 6.14일까지 적 453명을 사살하는 등 불후의 전공을 세운 사실을

기리기 위해 이곳 수피령(화천군 상서면 다목리)에 전적비를 세웠다.

 

전적비에서 바라 본 경기도와 강원도의 道界인 광덕고개. 

 

출정을 기념하는 사진을 한 장 남긴 후 수피령 사면의 수로를 따라 한북정맥의 마루금 밟기를

시작한다(11:28). 

 

解冬되면서 군인들이 닦은 것으로 보이는 도로를 따라 오른다.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해발 740미터의 수피령에서 일천 미터가 넘는 봉우리까지 줄곧 오르는

경삿길은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장단지 근육을 뻐근하게 만든다. 

 

軍道겸 林道일 듯한 비포장길을 오르며 본 대성산.

어렴풋하게 한겨울에 대성산이나 적근산의 엄청난 맹추위 보도를 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오르면서 보는 암봉위로 떠있는 흰구름이 우리의 마음을 하늘로 초대한다.

그 너머에는 복계산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산길을 가며 본 엘레지.

올해에 처음 만나는 엘레지가 가슴속 깊숙히 파고 든다. 

 

임도를 한참 따르다 좌측의 산길로 진입한다. 

 

가랑잎 사이로 얼굴을 살짝 내밀고 있는 귀여운 노루귀. 

 

헬기장에 올라서 본 복계산(11:57).

왕복 이십 여 분 거리에 있지만 출정을 한 주 미루고 이번에 2구간을 한꺼번에 산행해야 하는

부담으로 복계산 정상 밟기는 포기한채 눈으로 능선을 어루만지고 발길을 돌린다.

 

헬기장에서 본 촛대봉. 

 

헬기장에서 다시 본 대성산.

수피령에서 대성산으로 오르는 등로(군사도로)가 선명하다.

언젠가 저 길을 따라 한북정맥은 북으로 이어질 것이다. 

 

헬기장을 내려서서 진행하며 본 자주색 노루귀와, 

 

응달의 낙엽속에 아직도 남아 있는 殘雪. 

 

아직도 잎을 피우지 못해 앙상한 활엽수만이 늘어서 있는 낙엽 사이로 야생화가 여기저기서

얼굴을 내밀고 있다.

 

노랑의 산괴불주머니와,  

 

괭이눈. 

 

 

실물로는 처음 대하는 미치광이풀의 꽃. 

 

 

뒤돌아 본 촛대봉. 

 

칼바위봉(990)의 모습. 

 

높은 하늘과 아름다운 連峰들. 

 

북쪽이어서 일까 아직도 생명은 땅속에서 동면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그래도 여러 종류의 야생화가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미치광이풀, 꿩의 바람꽃, 복수초............ 

 

 

 

고도차가 거의 없는 봉우리 몇개를 지나 모처럼만에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간다.

길을 뒤돌아 보니 오늘 발자국을 남지기 못한 복계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누런 가랑잎만 쌓인 산길을 간다(13:21). 

 

고지를 이어주는 교통호가 산길을 따라 계속된다. 

 

참호봉을 올라간다. 

 

참호봉 정상을 막 올라서면 헬기장이 있는데 950고지라고 軍에서 설치한 안내판이 서 있다. 

 

참호봉에서 보는 대성산과 지나온 능선. 

 

노랑제비꽃과 양지꽃. 

 

 

가지만 앙상한 나무들이 줄을 선 길을 간다(14:14). 

 

892고지 표지판.

 

 

중의 무릇. 

 

다시 보는 꿩의 바람꽃. 

 

지나온 능선위로 흰구름이 여유롭다. 

 

색깔이 고운 엘레지. 

 

또다른 봉을 오른다.

황량하기만한 이곳에서 무엇을 캤는지 아주머니의 배낭이 묵직해 보인다. 

 

1050 고지에 다다른다(14:42). 

 

전문적으로 나물을 채취하는 듯한 몇 분을 만났다. 

 

임도겸 군도를 따라 길을 따라 곳곳에 야생화가 줄을 잇는다. 

 

헬기장을 지나 봉우리를 오른다. 

 

군에서 표시한 복주산이다. 

 

헬기장 하나를 또 넘어간다. 

 

민간인이 표지기를 달아 놓은 복주산. 

 

암릉을 넘어서 봉우리에 이르면  철원군에서 세워 놓은 복주산 표지석이 서 있다. 

 

 

봉우리를 돌아 넘는다(15:30). 

 

포옹하며 뽀뽀를 하고 있는 것 같은 형상의 바위를 나름대로 명명해 본다. 

`애정바위'라고............

 

보고 또 봐도 어여뿐 노루귀. 

 

뒤 돌아 본 봉우리.

지날때는 별로 였는데 제법 날카롭게 보인다. 

 

하오현으로 내려오며 본 장곡저수지. 

 

하오현으로 내려서는 경삿길은 꽤 급하게 이어지고 얼마를 더 내려오면 타이어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철원군과 화천군을 넘나들던 하오현.

땅속으로는 하오터널이 화천의 광덕리와 철원의 장곡리를 잇는다. 

원래 계획에는 제1구간인 하오현까지 산행하는 것이었으나 우천으로 미루어져 오늘 한꺼번에

두 구간을 산행하게 되었는데 이곳에서 중도에 하산하는 대원들도 있다.

 

봉우리 몇개를 지나며 뒤돌아 본 하오현 너머의 지나온 능선. 

 

회목봉 도착(16:45). 

 

 

내려서며 멀리 보는 광덕산.

나뭇가지 사이로 희미하게 기상관측소가 보인다. 

 

엘레지 꽃밭길을 간다.

엄청난 개체수에 놀라고 황홀할 뿐이다. 

 

 

내려서며 보는 상해봉. 

 

뒤 돌아 본 회목봉 방향. 

 

회목현을 지나 광덕산 기상관측소로 오르는 도로.  

 

헬기장에 올라 본 상해봉.

두 구간을 한꺼번에 산행하는 관계로 일몰시간에 쫓겨 아쉽게 상해봉을 들르지 못한다. 

 

헬기장에서 본 광덕산. 

 

광덕산으로 가면서 줌을 당겨 본 상해봉. 

 

줌을 당겨 미리 본 광덕산 기상관측소. 

 

기상관측소를 지나 광덕산 정상으로 진행한다(17:55). 

 

광덕산 정상(1046m) 표지석 앞에 선다(18:13). 

 

 

광덕고개로 내려서는 길. 

 

석양이 드리워지기 시작한 산야. 

 

하산을 서두른다. 

 

광덕고개의 상가들. 

 

광덕고개의 노을. 

 

광덕고개에 도착한 선두는 이미 차를 타고 서울로 향했고 조금 늦은 우리는 가게에 들러

갈증을 해소하고 계곡물에 땀을 닦으며 기력을 회복한 후 컴컴해진 시간 버스에

몸을 맡기니 여덟 시간 가까운 산행으로 피곤 하지만 한꺼번에 두 구간을 해낸

가슴 뿌듯한 쾌감이 몰려온다.

 

산행일자: 2008. 4. 17. 목요일(한북정맥 1,2 구간. 1회차)

산행궤적: 수피령~ 복계산갈림길~ 칼바위봉~ 복주산~ 하오현~ 회목봉~ 회목현~ 상해봉

              ~광덕산~ 광덕고개

날      씨: 쾌청하고 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