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과 정맥/낙동정맥

바람과 같이한 낙동 4구간

영원한우보 2007. 11. 20. 14:40

 

치악휴게소에 닿는다.

곧 눈이라도 뿌려 댈 하늘의 기세다.

덕유산의 상고대도 자태를 드러냈고, 강원도 어디에는 눈(雪)이 내려 눈(目)이 즐거웠다는

회원들의 얘기를 들으니 은근히 눈이 기다려진다.

 

치악휴게소를 지나 얼마나 달렸을까 감기약에 취해 졸다 눈을 뜨니 햇살이 반짝인다.

노루재 터널을 지나고(10:42) 회고개를 넘는다.

꼬치비재를 넘어간다(10:58).

 

들머리 답운치에 내린다(11:10).

초겨울의 찬바람이 기세 좋게 달려든다.

거친 바람을 맞으며 오름을 시작한다. 

 

스산한 가을 바람에 몰려 다니는 낙엽 따라 길을 간다.

 

산죽 군락지 중간으로 뚫린 길을 걷는다.

쌓인 낙엽의 촉감이 부드럽다.

 

아름드리 금강송이 즐비하게 늘어 선 송림을 지난다.

능선을 넘는 바람이 얼굴을 거세게 스쳐가지만 2주 전의 바람보다는 한결 순하다.

 

금강송의 자태가 우아하고 늠름하다.

낙동위의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 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쎄~~~~

우리 조상들의 기상을 대변한다.

 

889봉을 넘어 임도를 가로 지른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실미골 통고산 자연 휴양림으로 간다. 

 

통고산을 향하여 절개지를 올라 선다.

 

가을을 보내는 바람이 아쉬운 듯 우리를 따라오며 울어댄다.

 

통고산 정상의 헬기장에 다다른다(12:54). 

답운치를 떠난지 한 시간 사십 분의 시간이 흘렀다.

 

7부 능선으로 임도가 이어진다.

저번에 지났던 진조산, 삿갓봉으로 임도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통고산 정상석 앞에 선다(13:00).

전설에 의하면 삼국시대에 실직국(悉直國)의 왕이 다른 부족에게 쫓겨 이 산을 넘으며

통곡하였다 하여 통곡산(通哭山)으로 불리웠다가 지금은 通古山으로 불린다고 한다.

 

산기슭에는 신라시대에 창건한 불영사가 있으며 유명한 불영계곡이 여기에 소재한다.

1급수로 은어 등 여러종의 어류가 서식하며 연어 회귀 하천인 왕피천이 흐른다.

정상석 주변에는 산불초소와 통신탑에 서 있으며 행정구역상 울진군 서면 쌍전리에 속한다.

 

하산로를 따라 길을 내려 선다. 

 

고목위에 피어 난 이끼와 버섯류.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진달래 군락지를 지난다.

봄 날 이곳은 분홍의 별천지가 펼쳐 지겠지.............. 

 

통고산에서 한참 고도를 낮춰 두번째 임도를 지난다.

임도를 가로질러 다시 오름길을 간다. 

 

임도를 건너며 본 한 송이 달맞이 꽃(?).

이제 찬바람에 시달려 많이 지친 모습이 안쓰럽다.

그러나 겨울의 세찬 한파를 이기고 봄에는 화사한 모습으로 부활하겠지? 

 

늦가을의 드높은 하늘과 앙상한 활엽수 능선.

 

한적한 산죽길이 이어지고,

 

낙엽속의 파란 생명에 눈길을 준다. 

 

저번 구간에 이어 이번 구간에도 발이 호강을 한다.

나의 애화(愛靴)도 호강이다.

인적이 거의 없는 낙엽길은 푹신한 촉감을 주고 신발까지 깨끗하게 청소해 준다. 

 

어렸을때 시골에서 많이 보았던 겨우살이 곤충의 집(?).

참 견고하고 예쁘게도 지었다. 

 

`산길을 따라 걷는 이 시간 모든 것이 아름답다.'

사물을 아름답게 느끼는 마음이 더욱 아름답다. 

 

반 기생의 겨우살이.

파란 몸체를 드러낸다.

그들은 북풍 한파를 이기며 겨울나기를 할 것이다. 

 

 

늦가을의 거센바람 치고는 순한놈을 만나 오늘은 포근한 낙엽길을 행복하게 산행한다. 

 

애미랑재(610)에 도착한다(14:59).

에미랑재? - 어미와 같이 넘던 고개?

愛美郞재? - 애미랑이 넘던 고개?

광비령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려지기도 하는 모양이다.

 

내년에는 더욱 아름답게 태어나렴............. 

 

가을 바람이 동행해 준 오늘 땀은 거의 없었다.

간단히 세족으로 족하다. 

 

산행일: 2007. 11. 17. 토요일(4회차)

산행지: 답운치~ 889봉~ 통고산~ 937봉~ 애미랑재(12.1Km)

날   씨: 흐린 후 맑음. 바람 많이 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