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과 정맥/낙동정맥

밤길을 달려 석개재에서 답운치까지

영원한우보 2007. 11. 6. 20:50

 

오늘은 낙동정맥 3회차 산행이다.

석개재에서 답운치까지는 도상거리 약 24Km의 장거리여서 무박으로 산행을 떠난다.

오지중의 오지 봉화와 삼척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 석개재를 향해 달리는 버스는

몸체가 뒤뚱거릴 때마다 속력 줄이기를 반복한다.

 

우여곡절 끝에 석개재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니 매서운 새벽공기가 우리를 막아선다.

완벽하게 산행 준비를 하고 버스에서 내린 회원들이 치고 나가려하자 전번의 사고도 있고 하니

날이 밝기까지는 산행속도를 늦추고 간격을 좁혀 산행할 것을 당부한다.

 

흐리겠다는 예보와는 달리 밤하늘에 무수히 많은 별들이 반짝인다. 

안면을 스치는 밤공기가 매섭다.

귀마개가 달린 모자로 바꾸어 쓰고 길을 간다.

 

십 여분 동안 임도를 따라 걷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산길로 올라선다. 

 

낙동정맥 구간을 선등한 흔적들. 

 

낙엽이 두툼하게 깔린 길을 내려선다.

낙엽이 깔려있는 등산로는 선등자들의 흔적이 남아 있어 길을 잃을 염려가 적다.

회원들을 안전하게 리드하려는 선두대장의 안내표지기 설치 모습이 진지하다.

발길에 나뒹구는 낙엽에 묻은 서리가 헤드램프 불빛에 영롱하게 반짝인다.  

 

서리 내린 낙엽을 밟는 소리와 산죽을 스치고 지나는 바람소리의 어울림이 낭낭하고 경쾌한

화음으로 들려온다. 

 

별이 총총한 까만 中天에는 미인의 눈썹을 뒤집어 놓은 것 같은 하현달이 빛나고 있다.

낮에 해처럼, 밤에 달처럼 그렇게 살 수는 없을까~~~~~~~

 

산길과 임도를 번갈아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산행을 시작한지 세 시간 여.

동쪽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일출 준비가 한창이다. 

 

왼쪽으로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길을 걷는다. 

 

묘봉도, 용인등봉도 확인하지 못하고 밤길을 걸어온지 세 시간 반.

산길을 내려서서 임도를 걷는다.

 

석포로 내려가는 길.

강원도와 경상북도의 경계를 이루는 삿갓봉도 지난다. 

 

다시 산길로 들어선다. 

 

햇빛이 드는 양지에는 냉기가 슬그머니 물러선다. 

그러나 아직도 응달의 공기는 차다.

 

표지기를 보고 길을 만들어 산길을 간다. 

 

아름드리 노송이 곳곳에 서 있다.

금강송의 재선충 예방을 위해 쇠사슬을 설치하고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철들지 않은 사람만 있는게 아니다.

철모르는 꽃들도 있다. 

 

 

꽃꽂이 할 때 쓰인다는 식물(들었는데 이름을 잊었다)의 군락지.

가을산의 청색물결이 또 다른 느낌이다.

 

생명을 다한 처연한 모습의 꽃들의 잔해도 있다.

 

 

애처롭게 홀로 핀 들꽃 한송이. 

 

아름다운 가을길을 간다. 

 

 

무슨 꽃의 열매일까? 

 

황갈색의 침엽수 단풍. 

 

한나무재에 도착한다(11:31).

석개재를 떠난지 여덟 시간이 지났다. 

 

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내려서면 소광리로 간다. 

 

임도를 가로질러 진조산으로 오르며 내려다 본 소광리 마을.

오늘 산행을 하면서 처음 본 마을이다.

정말 오지다. 

 

길가며 본 동물의 군상들. 

 

 

 

진조산 정상(908.4).

묘 봉분이 2개가 이어져 있는데 처음보는 특이한 양식이다.

조망은 별로다. 

 

약 200미터의 고도를 낮추는 4Km 가량의 산행거리를 남겨두고 마지막 힘을 다한다. 

 

임도를 건넌다. 

 

임도 한켠에 피어 있는 들국화.

색깔이 진하고 곱다. 

 

하늘을 찌를 듯 거침없는 단풍의 침엽수림. 

 

익은 천남성의 열매.

 

송전탑을 지난다(13:20).

이제 1Km 가량만 내려서면 오늘의 산행은 끝난다.

 

송전탑을 지나며 본 억새.

파란 하늘과 함께 가을을 노래한다. 

 

산죽길을 간다. 

 

푹신거리는 낙엽위를 걸어온 오늘은 호사스런 산행이었다. 

 

답운치로 내려선다(13:47).

열 시간의 행복한 산행을 끝낸다. 

다음 구간을 이어갈 길을 살피고 있는 회원의 모습이 보인다.

 

길가의 단풍이 파란 하늘을 향해 마음껏 몸을 불사르고 있다. 

 

답운치 주위를 내려서며 본 들꽃들의 향연. 

 

 

 

 

 

 

 

 

 

 

그리고 가을 하늘.

 

♣산행일자: 2007.11.2~11.3. 금요무박 (3회차)


♣산 행  지: 석개재~ 묘봉~ 용인등봉~ 삿갓봉~ 1136봉~ 934봉~ 한나무재~ 답운치(24Km)

 

♣산행날씨: 산행내내 맑고 화창함. 바람이 쌀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