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에서의 이틀째 관광에 나선다.
오늘은 만물상을 오전에 관광하고 시간이 되면 삼일포 관광을 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관광객들을 태우고 만물상으로 향하는 버스의 행렬은 끝이 없었다.
온정각을 출발한 버스는 줄을 지어 만물상을 향해 출발한다.
옥류관을 지나고 금강산호텔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어 제1초대소와 제2초대소를 지난다.
제1초대소는 국빈들의 숙소로 이용된다고 하는데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방북했을때
이곳을 이용했다고 한다.
제2초대소는 금강산문화회관에서 공연하는 배우들의 숙소로 이용된다는 설명을 들으니
배우들이 얼마나 영웅적 대접을 받고 있는지 짐작이 간다.
하늘을 찌를 듯 뻗어 오른 미인송들이 줄을 선 좁은 포장길을 따라 한하계를 오른다.
106 구비가 이어진다는 내금강으로 넘어가는 온정령(승리고개 또는 영웅고개라고도 부른다고 함)을
오르는 버스는 소로의 굽잇길을 잘도 달려 가는데 울창한 나무 사이로 암봉들이 스쳐간다.
삼십 여 분을 구비구비 달려 만상정 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 만물상을 오르기 위해 많은 인파가
주변을 뒤덮고 있는데 내뜻대로 속도를 내며 산행 하기란 어렵겠다는 판단이다.
만물상으로 오르는 입구에 세워진 안내판 앞에서는 북측 여성 안내원이 만물상에 대한 안내를
레코드판 처럼 반복하고 있다.
(만상정 주차장에 세워진 안내판)
엄청난 인파들이 만물상 오르는 계곡길을 가득 메우고 있다.
여기서도 금강초롱을 보았는데 그 개체수는 제한적이다.
삼선암(三仙岩)을 왼쪽으로 보며 지난다.
왼쪽 계단으로 바로 오르면 귀면암과 삼선암 앞에 설 수 있지만 내려올때 들르기로 하고
만물상(萬物相)을 향해 걸음을 계속한다.
고개를 들어 본다.
만물상의 모습이 펼쳐진다.
왼쪽으로 천선대 가는길과 오른쪽의 망양대로 오르는 갈림길에서 망양대 방향으로 오른다.
만물상의 기암괴석 암봉은 끝이 없다.
용담 한송이가 길가에서 망양대 오름을 반긴다.
전망바위에서 본 천선대 방향의 기묘암봉 군상.
천선대를 향하는 인파들도 인산인해다.
망양대 오름은 계속되고.................
계속되는 만물상의 절경들.
길가의 야생화는 많이 지쳐 있었다.
망양대(望洋臺) 정상(10:21).
동해가 조망된다 하여 망양대라는 이름이 붙었을 터인데 짙은 운무로 지척의 봉우리 마져
볼 수가 없다.
아쉬움을 달래며 내려선다.
천선대를 오르기 위해 내려서던 길에서 우측 방향으로 향한다.
천선대를 향해 오르며 본 만물상과 계곡.
땅문을 오른다(10:44).
지리산의 통천문(通天門)이 생각났다.
뒤 돌아보니 수많은 인파들이 천선대를 향해 오르고 있었다.
만물상의 능선들.
그저 바라만 볼 뿐................
그래도 김삿갓은 시를 읊었단다.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걸음마다 서서 넋을 잃고 바라보니
산은 푸르고 돌은 흰데 사이 사이엔 꽃이 반겨 웃는구나.
산악 화공에게 저 경치를 본떠서 그림을 그리라 한다면
숲속의 저 새소리는 또 어찌할꼬?'
천선대에 선다(10:48).
운무가 짙어 가까운 거리도 잘 조망되지 않는다.
천선대를 돌아 내려선다(10:53).
하늘문을 지난다.
또 다른 비경이 나타난다.
망장천(忘杖泉)에 이른다(10:55).
짚고 올라갔던 지팡이도 이곳 물맛에 잊어 버리고 만다는데 망장샘은 낙엽만이 뒹굴고 있을 뿐
마실 수 있는 물은 없었다.
계단을 한참 내려서니 망양대로 오르내리는 길 삼거리에 닿는다(10:57).
인파에 지레 겁을 먹고 천선대 오르기를 포기하고 망양대로 바로 올랐다가 내려오면서
천선대를 들른 후 이곳으로 하산한 것이다.
이제 만상정 주차장을 향해 내려선다.
아직도 만물상을 오르는 인파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하산하려는 인파들과 뒤섞여
등산로가 비좁기만 하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내려서며 만물상의 기암들을 다시 머릿속에 담는다.
귀면암(鬼面岩)으로 올랐다(11:20).
설악산의 귀면암이 떠오른다.
가까이에서 본 삼선암.
만상정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는 버스로 온정각으로 내려와 점심식사를 마친 후 오후 관광이
시작되는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온정각 이곳저곳을 살펴 보았다.
(금강약수 부근의 미인송 군락)
(금강산을 배경으로 선 옥류관)
오후 2시 버스에 올라 삼일포로 향한다.
송림이 좋다.
북쪽의 들꽃도 남쪽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단풍관에 올라 삼일포를 둘러 보았다.
삼일포는 관동 8경 중 하나라고 하며 본래는 만(灣)이었으나 모래가 쌓여 물을 막아
바다자리에 생겨난 호수라고 하는데 와우도, 사선정, 무선대, 단서암, 장군대, 봉래대,
연화대 등이 어우러진 주변 경치가 아름답다.
삼일포를 오가는 송림길.
금강산은 백두대간의 중간에 위치하며 1638m의 비로봉이 주봉으로 고성군, 금강군, 통천군에
걸쳐 있는데 동서 40Km, 남북 60Km, 면적 530Km2로써 수많은 천태만상의 기암괴석과 수천개의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수정같이 맑은 물이 떨어져 폭포와 소를 이루고 변화무쌍한 산악미와
계곡미를 펼치고 있다고 한다.
금강산에는 북부와 남부계통의 식물들이 바뀌는 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매우 다채로운
식물(940 여종의 식물, 880 여종의 꽃피는 식물)이 서식한다고 하며 금강산은 계절에 따라서
金剛山, 蓬萊山, 楓嶽山, 皆骨山으로 불려지며 지리산, 한라산과 함께 삼신산(三神山)으로
지칭된다.
반 세기 넘도록 노래만을 부르며 갈 수 없었던 금강산을 이틀에 걸쳐 올랐던 감격은 일만
이천봉의 기암 묘봉 절경이 있어서만은 아니었으며 분단의 비극적 역사가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2007.10. 3.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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