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전철에서 서 가는 것이 조금은
힘들것 같아 용산역에서 주안행 급행열차로
바꿔타고 자리잡고 앉았다.
몸이 조금은 힘도 들고하여 졸다가
할머니(?)들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신도림역에서 두 분의 할머니들이 전철을
탔으나 앉을 자리가 없자 힘들어서 어떻게 하냐고
서로를 걱정해 주고 있었다.
그들의 어투에서는 다분히 젊은 사람들이 자리를
좀 양보하라는 소리로 들리기도 하였다.
눈을 떠보니 내 옆에는 두 젊은이가 앉아 있어
나는 그들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구도 할머니께 자리를 양보할
태세가 아니었다.
내 옆에 여대생(혹시 직장인?) 은 MP3로 음악을
듣고 있고, 그 옆의 남학생(?)을 눈을 감고 있는게
아닌가?
내가 일어나 할머니께 자리를 양보 했더니
내 허연 머리가 조금은 부담스러웠던지 사양을 했다.
사양하는 할머니를 자리에 앉히고 서서 가고 있는데
바로 옆에 앉아있는 여학생의 전화음이 울렸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아~예 예............"
무척이나 친절하고 상냥스러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그러더니 전화를 끊고 또 음악을 들으며
행복한 표정으로 입가에 빙그레 미소까지 머금는다.
오늘은 여학생의 그 모습이 별로 예뻐 보이질 않는다.
그러고 10 여분을 더 서서 가다 역곡역에서 내리는데
그 옆에서 눈을 감고 있던 남학생도 슬그머니 일어서더니
내 뒤를 따라 내린다.
그 녀석도 그냥 눈만 지그시 감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10 여분을 서 오면서 두 젊은이 들에게 한 마디 훈계라도
할까 생각도 해 보았고, 우리의 교육에 대한 반성도
해 보게 되었다.
우리의 학교교육은 어려서 부터 항상 남을 앞서
가기만을 강요하고 공중도덕이나 예절보다는
남보다 1 점이라도 더 얻는 게 최고의 목표로 하여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니.................
또, 가정에서는 어떤가?
역시 대학입시를 위해 젖 떼기 전부터 영어다
수학이다 남을 앞서지 않으면 큰 일이라도 날 것 처럼
야단 극성들이니....................
우리사회는 어디로 흘러 가고 있는가?
이런 저런 생각들로 머릿속이 좀 복잡했다.
그러다 생각했다.
얼마 전에 내 앞에 앉아 있던 여학생이 얼른 일어나
사양하는 나에게 자리를 극구 양보하던 진실된 모습,
어떤 학생은 동정을 구하는 맹인에게 정말
따뜻한 손길을 주고 있었다.
그래! 희망을 가지자.
이 세상은 이런 아름다운 사람들이 더 많다.
따스한 손길을 내미는 이들도 많다.
다른이들에게 양보하고 사랑을 주는 이들이
얼마나 많으냐!!!!!!!!!!!!!!!!
'기타 > 나의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버트 김의 苦言 (0) | 2005.11.17 |
---|---|
한 젊은이가 주는 메세지 (0) | 2005.11.17 |
수목 한계선 (0) | 2005.11.15 |
절망의 끝자락에서 희망의 빛을 보다 (0) | 2005.11.15 |
도전(挑戰) (0) | 2005.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