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과 정맥/그리운 백두대간

雪中花의 마중을 받으며 이어가는 대간길

영원한우보 2025. 4. 17. 11:59

4월 중순 갑자기 내린 春雪을 밟으며 대간길을 이어간다.

눈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반기는 봄꽃들의 끈질긴 생명력에 경외감이 든다.

 

친구와 2년 전인 2023. 4. 21에 걸었던 똑같은 코스다.

그 때 등로에 들어서자 마자 진달래를 비롯한 기화요초들이 마중나와 

너무나 황홀했던 추억이 있어 다시 왔다.

 

고루포기산에서 능경봉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겨울엔 雪花가 아름답게

주변을 장식하는 심설산행으로, 봄철에는 각종 야생화들이 피어나는

꽃산행지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곳으로,

 

곳곳이 복수초, 노루귀, 금괭이눈, 얼레지 등 봄처녀들의 경연장이었고

능경봉을 넘어 대관령으로 내려서는 길 양쪽은 봄꽃들이 총 출동하여

亂場을 이루는 야생화의 寶庫였다.

 

오늘은 2년 전에 비해 불과 닷새 쯤 이르게 찾아왔을 뿐인데 

어제도 꽤나 많은 春雪이 내리는 등 기상이변 때문인지 前 만큼은

꽃님들을 만나지 못해 아쉬웠으나,

 

봄눈을 헤집고 버선발로 달려나온 아리따운 아가씨들을 반갑게

재회하며 회포를 풀었다.

金鷄의 목덜미 부분에 해당한다는 닭목령(鷄項嶺).

계항령 출발.

강원 내륙의 高峯에는 아직도 춘설이 하얗다.

 

이제서야 진달래는 잠에서 깨어나는 판인데 봄눈의 공격으로 잔뜩 움추린 모습이다.

 

생강나무꽃이 선수치고 달려 나와 반긴다.

 

왕산 제1쉼터.

고도 9백이 넘어가자 어제 내린 춘설이 미처 몸을 숨기지 못하고 처처에 널부러져 뒹굴고 있다.

 

 

그 와중에도 얼레지가 개화를 서두르고 있구나!

 

왕산 제2쉼터.

노랑제비꽃도 여기저기서 화사한 모습으로 손짓한다.

 

산오이풀도.........

 

고루포기산 안착.

4월 잔설에 업어치기 당하는 수모도 겪었다.

 

늦둥이? 복수초.

 

춘설에 포위되어 온몸이 시리고 아린데 사람들은 너의 그 모습이 더 매력적이라고 법석을 떤다.

금괭이눈도 봄눈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는 不動之境이다.

 

 

대관령등 백두대간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선자령, 황병산, 오대산 까지 대간 마루금이 이어지고 있다.

어여쁜 노루귀도 마중나와 주었구나!

 

앗싸!

곱게 치장한 얼레지 세 자매를 알현한다.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능경봉에 올라섰다.

날씨가 쾌청하여 강릉시내 너머로 동해가 선명하게 조망된다.

 

맑다.

쾌청하다.

눈부시다!

 

대관령으로 내려서는 길.

만물들은 겨울잠에서 깨어나 세상구경 준비가 한창이다.

2~3주 후에 다시 오면 환상의 야생화 화원에 이쁜이들이 쌍수로 환영할 게 틀림없어 보인다.

 

와우^^

아리따운 얼레지 한 쌍을 만났다.

격식을 깍듯이 갖춘 정중한 인사에 어찌 답례를 해야할지 난감하구나!

 

고개를 곳추 세우고 뻐기는 놈^, 다소곳하게 고개 숙이며 애원하는 놈, 바람꽃....다시 오라 난리다.

대관령 주차장 산행종료.

 

 

산행일시: 2025. 4. 15(화요일).

 

산행구간: 닭목령~왕산제1쉼터~제2쉼터~고루포기산~샘터 갈림길~행운의 돌탑~능경봉~대관령.

 

산행날씨: 쾌청하고 시야 맑음. 능선으로 찬 바람 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