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오랫만에 무박산행에 나선다.
중국 숭산 화산 운대산을 다녀온지 하루밖에 되지 않아서 쉴까하는 안일한 생각도 들었으나
기회는 왔을 때 버리지 말고 잘 활용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다.
비지정 탐방로를 갈 때마다 마음이 찜찜한게 사실이지만 어짜피 대간종주가 일반화 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 금지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대안모색이 적극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개방하여 관리함이 오히려 산림자원을 덜 훼손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비재를 출발하여 밤티재를 지나 문장대에 오른 후 문수봉, 신선대, 입석대, 비로봉을 넘어
천왕석문을 통과하여 천왕봉 직전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발길을 틀어 법주사로 하산했다.
트랭글 궤적.
트랭글 고도표.
달리는 버스속에서 눈을 붙여보려 애만 쓰다가 뻑뻑한 눈을 부비면서 늘재에서 내렸다(02:27).
한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인 늘재.
주변은 온통 먹물을 쏟아 부은 듯 깜깜하고 허공에서는 뭇별들이 반짝거리며 속세를 굽어 보고 있다.
내리자 마자 헤드랜턴을 머리에 동여매고 어둠을 밝히며 산길로 들어선다(02:28).
2006년 7월 15일 대간산행 때 이곳 늘재는 통제구간이 아니었고 엄나무(?) 보호수가 서 있었다.
침입자의 발걸음에 놀라 풀벌레들은 혼비백산하고 한기를 느낄만큼 쌀쌀한 바람에 구절초는
랜턴 불빛속에서 가냘픈 허리를 흔들어 가며 혼신을 다해 춤추고 있었다.
지나가는 밤바람이 적막을 깨뜨리는 산길을 진행하여 629봉과 696봉(경미산)을 넘었다.
한 시간 半 가량 두어 번 오르내림을 반복하여 밤티재로 내려섰다(03:54).
휀스문을 열고 도로를 건너 밤티재 지킴터(초소) 우측으로 돌아 산길로 들어섰다.
2006년 대간산행시에는 대낮에 밤티재를 통과했었다.
밤티재를 지나 20분 쯤 오름길을 진행하여 594봉에 올라섰으나 아직 어둠이 곁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얼마 후 위험스런 바위구간이 시작되었다.
이래서 출입을 금지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최소한의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자기책임하에
출입을 허용한다면 사고도 줄이고 대간길을 떳떳하게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서서히 여명은 밝아 오고(05:42).............진행 왼쪽 화북방향이다.
끊어진 밧줄을 추스려 일행들과 바위 구간을 올라섰다.
드디어 속리산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05:47).
두툼한 운무를 밀어 올리며 일출이 시작되고 있었다.
암벽사이를 빠져나가..................
뒤돌아 본 917봉은 유희하는 운무를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다.
안전시설이 미흡한 비지정 탐방로를 지날 때는 조심만이 안전을 담보한다.
2006년 7월에는 오후 1시가 넘은 시간에 이곳을 통과했구나!
단풍과 구절초.
거꾸로 매달려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 간다지만 시절이 이렇게 혼란스러워도 때에 따라 창조주는
능란한 솜씨로 우주만물을 운행섭리하며 우리에게 늘 감동을 선사한다.
단속(斷續)을 계속하며 반복되는 바위구간.
왼쪽으로 펼쳐지는 암릉.
다시 오름짓을.............
힘들게 무박산행을 왜하냐고?
운무를 밀어내고 경이로운 일출이 시작되고 있었다.
와우~~~탄성의 연발이다.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산길을 간다.
밧줄구간은 언제 끝나려나?
몇 시간을 위험스럽게 올라 온 능선이 내려다 보이는 암봉에 올라섰다(06:31).
태양은 오늘도 찬란하게 떠오르고............
문장대로 이어지는 능선.
문장대로 이어지는 비지정 탐방로에도 햇살이 스며들고 있었다.
무인 감시 카메라를 지나고...............
헬기장으로 올라서며 본 문장대.
늘재를 출발하여 4시간 半만에 헬기장을 지나 문장대로 접근했다(06:54).
문장대(文藏臺)는 하늘 높이 치솟아 구름속에 감추어져 있다고 하여 운장대(雲藏臺)라고 불리웠으나
세조가 이곳에 올라 글을 읽었다고 그 후 문장대로 고쳐 부르고 있다고 한다.
2006년 대간종주시 친구와 함께...............
최치원 선생은 `道不遠人 人遠道(도불원인 인원도), 山非離俗 俗離山(산비이속 속리산)'이라고
`바르고 참된 道는 사람과 멀리 있지 않은데 사람이 도를 멀리하고, 산은 俗과 떨어져 있지 않았는데
俗이 산과 떨어져 있다'고 속리산을 노래했다.
바람이 휘몰아 치는 문장대에 올라서니 사방으로 조망이 압권이다.
햇살이 속세를 향해 눈부시게 내달리고 있었다.
문장대 정상의 속리산 안내도.
문수봉을 필두로 신선대, 비로봉, 천왕봉이 흐르고 있다.
문수봉을 중앙으로 우측은 천왕봉으로 흐르고 좌측은 칠형제봉 방향이다.
칠형제봉 앞쪽 좌측으로 흘러 내리는 능선.
오늘 지나온 암릉이다.
우측의 관음봉과 묘봉, 상학봉 방향.
관음봉과 상학봉이 조망된다.
상주시 화북면 운흥리 방향.
문장대의 세찬 바람을 가슴에 안으며 햇살이 춤추는 속세를 한동안 바라보다 내려섰다.
아침을 겸한 간식을 잠시 한 후 좌측의 천왕봉 방향으로 발길을 옮겼다.
직진은 법주사로 바로 내려서는 길이다.
천왕봉 가는 길.
곧 이어 좌측은 오송주차장으로 내려 가는 길이고....................
신선대로 가는 길.
문수봉에서 뒤돌아 본 문장대.
청법대일까?
천왕봉을 향해 이어지고 있는 속리산 주능선.
정겨운 길.- 방부목 계단이 아닌 이런 길이 계속 남아 있기를 소망한다.
매점이 있는 신선대에 도착했다(07:49).
암봉 정상에 세워졌어야 할 신선대 표지석.
신선대 이정목.
신선대 암반에 올라서서 바라 본 칠형제 바위 등 암봉들의 모습.
신선대를 내려서며 보는 입석대.
천왕봉으로...............
우측으로 꺾어 내리면 경업대, 법주사 방향이다.
여유롭게 걷는 정겨운 산길이 이어진다.
속리산길.- 2주 째 연속 찾아온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고 있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만 같아라!!!
멋진 암릉.
멀리 속리산 상가지역이...............
↓문장대 1.9Km, ↑천왕봉 1.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가을 분위기가 물씬거리고.............
지나온 멋진 암릉길.
←문장대 2.2Km, ↑천왕봉 1.2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다.
입석대와 천왕봉.
비로봉 너머 가까이로 천왕봉이...............
천왕봉 가는 길.
천왕석문에 이르렀다(08:44).
천왕석문 통과.
천왕석문을 지나며 본 천왕봉.
암봉들.
이 지점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섰다(08:58).
저번 주 천왕봉에서 여기까지 진행하여 법주사로 내려섰는데 이정표는 ←문장대 2.8Km, ↓법주사 5.1Km,
→천왕봉 0.6Km를 가리키고 있다.
내려서는 길.
바위에 걸터 앉아 멋부리는 나무도 있다.
상환석문 통과(09:28).
절벽 노송과 어우러진 상환암(上歡庵).
상환암에서 내려서는 길과 만나고.................
다리를 건넌다.
태실 갈림길을 지난다.
정말 운치가 넘친다.
세심정 휴게소를 지난다(10:00).
세심정 휴게소 부터는 포장길이 이어진다.
보은군의 상수도원인 저수지.
저번 주에 이어 오늘도 법주사를 잠시 들렀다.
법주사 경내에 있는 국보 3점 중 하나인 석련지(국보 제64호).
석련지 뒤로 보이는 5층 누각이 국보 제55호인 팔상전이다.
법주사 석조(石槽).
통일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충북 유형문화재 제70호로 지정되어 있다.
마애여래좌상.
법주사 정문앞에 서 있는 하마비(下馬碑).
법주사에서 내려서는 아름다운 길.
법주사 일주문을 나선다(10:43)..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노송길.
속리산 상가지역으로 내려섰다(10:56).
후미를 기다리며 하산주를 곁들인 점심식사를 하면서 일행들과 여유로운 산행한담을 나누다가
오후 1시 쯤 일찍 상경하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산행일시: 2014. 9. 22~23(월요 무박).
♣산행지역: 늘재~696봉(경미산)~ 밤티재~ 916봉~ 문장대~ 문수봉~ 청법대~ 신선대~ 입석대~
비로봉~ 천왕석문~ 천왕봉 갈림길~ 상환석문~ 법주사~ 상가 주차장.
♣산행날씨: 맑고 조망 좋음. 바람 불고 시원함.
'백두대간과 정맥 > 다시 가는 백두대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암묘봉과 어우러진 설악단풍의 절경을 보다 (0) | 2014.10.11 |
---|---|
다시가는 백두대간- 운무와 함께 설악의 단풍길을 걷다. (0) | 2014.10.04 |
비재에서 천왕봉을 넘어 추억이 서린 법주사로 하산한 대간 길. (0) | 2014.09.17 |
가을을 부르는 구절초와 동행한 백두대간 길- 사다리재에서 지름티재까지 (0) | 2014.09.13 |
끊어질 듯 이어지는 중화지구대의 대간길- 큰재에서 신의터재까지 (0) | 2014.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