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계령에서 망대암산, 점봉산을 넘어 조침령까지 대간길을 잇는다.
한계령에서 점봉산으로 오르는 길도, 점봉산에서 단목령으로 내려서는 길도 출입통제구간이라
산림청 직원들의 제지를 피하기 위해 캄캄한 밤에 지나야 한다.
사당역에서 밤 10시 半에 출발한 버스가 내설악광장휴게소에 도착했다(12:52).
약 20분을 쉬며 야간산행 준비를 마치고 한계령으로 향했다.
한계령 정상을 지나 약 500미터쯤 오색쪽으로 내려가면 우측으로 필례약수터(내린천) 가는 도로가
갈라지고 그 길을 따라 약 3~4백 미터 쯤 진행하여 도로 좌측의 철조망을 넘어 급사면 능선을
오르기 시작한다(01:46).
필례약수터로 갈라지는 도로 입구의 이정표.
캄캄한 도로를 2~3분 진행하여 철조망이 가로막고 있는 들머리를 찾는다.
철조망을 넘고.......................
어짜피 불법을 무릅쓰고 이어가는 대간길이 현실일진대 통제만 일삼지 말고 인원을 제한하고 등로를
수년 마다 조금씩 변경하는 방법으로 위험하게 철조망을 넘는 행위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곧 급한 사면길이 시작된다.
2~3분 진행하면 출입통제초소를 지나게 되는데 금방이라도 발걸음을 불러 세우는 감시원의
목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다.
약 20분 진행하자 암릉구간이 시작된다(02:07).
직벽에 가까운 급경사 암벽길을 약 한 시간 가량 진행하는데 밧줄을 붙잡고 한사람씩 올라야 하므로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답답함 마져 느끼게 되고 1158봉을 올라서면 좌측의 희미한 등로를 따라
내려서야 하는데 직전 우측으로 내려서는 바람에 약 10분간 알바를 했다.
암릉구간을 벗어나 거친숨을 고른다(03:40).
곧 비교적 순탄한 길이 이어지고 커다란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어둠속에서 우리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운무도 제길을 간다.
UFO바위(비행접시바위)를 지난다(04:13).
얼마를 더 갔을까 산새들이 목청을 돋구며 새벽을 깨우기 시작한다.
헤드렌턴이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간간히 상쾌한 바람이 얼굴을 스쳐 지난다.
어슴푸레 나뭇가지 사이로 봉우리가 윤곽을 드러낸다(04:55).
망대암산이 다가와 있음을 직감한다.
진행 좌측으로 운해가 모습을 드러낸다.
어디론가 발길을 재촉하던 운무들이 집결한 것이다.
망대암산에 오른다(05:06).
설악의 운해가 눈앞에 펼쳐진다.
왼쪽 가리봉 부터 우측으로 서북능선이 이어지며 대청봉까지 망망대해가 펼쳐져 있다.
모두들 구름바다로 뛰어들겠다고 괴성을 지르며 셧터를 눌러댄다.
몇 년 전 보았던 네팔 랑탕계곡의 운해가 머리를 스쳐간다.
망대암산은 두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크게 보면 점봉산의 한 봉우리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발아래 칠형제봉 등 설악의 기암들이 옹기종기 모여 구름속에서 일출을 기다리고 있다.
진행방향의 점봉산이 너그러운 모습이다.
둥글다는 뜻의 [덤붕]산이 점봉산으로 구전되었다는 설이 있다.
설악운해를 배경으로 기념을 남긴다.
운해가 능선을 애무하 듯 유연하게 넘는다.
한계령에서 시작한 가리능선이 운해의 범람을 막고 있고,
그 너머로는 서북능선이 망망한 구름바다를 견고하게 지키고 있다.
안산에서 귀때기청으로 흐르는 능선이 장쾌하게 이어진다.
귀때기청에서 우측으로눈길을 돌리면 대청봉이 듬직하게 버티고 있다.
언제 또 다시 볼 수 있을 설악의 망망대해인가!!!!!!
망대암산 표지판 앞에서................
점봉산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05:23).
설악이 화려하고 재기 넘치는 남성적인 산이라면 점봉산은 속깊고 온화한 여성적 느낌이 있다.
살아 천 년, 죽어서 천 년 간다는 주목의 모습이 경이롭다.
점봉산을 오르다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는 풍경에 넋을 잃는다.
구름이 봉우리를 휘돌아 폭포를 이루며 떨어져 흐른다.
길가에는 연분홍 진달래와 앙증맞은 선분홍 앵초가 우리를 환영하고 있었다.
설악의 운해가 정말 경이롭다.
8시 半까지는 단목령을 빠져나가야 할텐데 주변의 풍광이 발길을 잡는다.
점봉산에 도착했다(06:05).
망대암산과는 다르게 정상은 넓고 한쪽에는 헬기장과 큼지막한 정상석도 있다.
발아래는 망망대해가 넘실거리고 태양은 짙은 구름을 뚫고 나오려 안간 힘을 쓰고 있었다.
대간길은 동쪽방향의 단목령으로 이어진다.
점봉산에 오른 기념을 남기고...................
설악의 운해는 남쪽 곰배령 방향으로 넘쳐 흐른다.
단목령으로 내려서기를 시작한다(06:13).
오색사거리를 통과한다(06:34).
신록과 야생화를 휘감는 운무는 선계의 신비로움을 자아내고....................
오색삼거리에 도착했다(06:49).
좌측으로 내려서면 오색으로 진행하게 되고 우리는 우측의 단목령 방향으로 진행한다.
잠시 모여 단목령 통과작전을 숙의하고................
단목령 지킴터를 빠져 나온다(07:53).
감시원들은 보이지 않았다.
단목령을 빠져나와 적당한 곳에서 배낭을 내리고 간식으로 체력을 보충하고 여유롭게 녹음이 싱그런
꽃길을 걸어 북암령을 지나간다(09;08).
방금 전 새벽에 식사를 해결한 멧돼지의 흔적이 역력하다.
삼각점도 지난다.
양양양수발전소 상부댐이 가까이에 있는 모양이다.
좌측으로 조침령을 향한다(10:31).
이제 오늘의 목적지 조침령이 얼마 남지 않았다.
조침령에 내려선다(11:36).
새들도 자고 간다는 조침령이다.
군인들이 1983년 6월 부터 1년 半동안 도로를 조성하고 세운 조침령 표지석.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진동리 설피마을까지 비포장도로를 따라 이동한다.
조침령터널 부근에 도착하여 하산주를 겸한 식사와 흐르는 시냇물로 탁족을 한 후 귀경했다.
오지 중 오지였던 진동리도 이젠 포장도로가 개설되어 접근하기가 매우 편해졌다.
식물자원의 寶庫라는 점봉산을 바삐 지나며 많은 개체의 야생화를 볼 수 있었다.
♣산행일시: 2012. 6. 1(금)~ 6.2(토요일) 46회차.
♣산행구간: 한계령~ 망대암산~ 점봉산~ 단목령~ 북암령~ 조침령.
♣산행날씨: 맑고 비교적 선선함. 운무 환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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