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과 정맥/금남정맥

금남정맥의 꽃 대둔산의 암릉을 조망하다- 5구간 산행

영원한우보 2010. 11. 7. 21:05

 

2008년 가을 네팔 랑탕 트레킹을 다녀 오느라고 M산악회에서 하고 있던 금남정맥 5,6,7구간을

연속하여 불참했는데 단풍철을 맞아 지맥산행을 함께 하고 있는 일행과 1박 2일 일정으로

금남정맥의 꽃으로 불리는 대둔산 구간을 산행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세 구간의 실제거리가 50Km를 넘어 1박2일로는 좀 무리가 아닐까 싶어 천천히 가을을 즐기며

두 구간만 하던지, 아니면 하루 더 묵으면서 모두 마치고 올라오기로 작정하고 내려갔는데

결국 한 구간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상경했다.

 

새벽 6시 30분 금산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경부선 고속버스 터미널에 나갔더니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상당히 많은 승객들이 탑승해 있었는데 특산물인 인삼을 비롯한

약초가 많이 나오는 금산장을 보려고 서울에서 일찍 내려가는 사람들이었다.

 

아직도 5일장을 찾아 지방으로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신기한데 어머니 손을 붙잡고 

장을 따라 나섰던 어릴 적 기억이 새롭게 떠오르고 그때 머릿속에 각인되었던 장날 풍경들이

영사기가 돌아가 듯 눈앞을 아른 거린다. 

 

청명한 가을 날 사각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대둔산 기슭에 들어 손맛이 듬뿍 담긴 식사를 마치고

까만 허공을 촘촘하게 수놓은 별들을 보았고 이튿날 금남정맥의 白眉이자 꽃이라는 대둔산 능선을

한가로히 거닐며 진한 秋香에 흠뻑 취했던 산행을 오래도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610봉 헬기장에서 바라 본 대둔산의 암릉》 

 

 

▣산행일정 

     1일차(11/2): 백령치(잣고개)~ 622.7봉~ 590봉~ 인대산~ 오항리고개~ 570봉~ 배티재

     2일차(11/3): 배티재~ 640봉~ 731봉~ 낙조대~ 마천대(정상)~ 서각봉~ 세리봉~ 수락재

 

▣산행경비: 74,200원(1일/37,100원)

     ◆1일차 경비 :137,900원

        서울~ 금산 삼화고속(11,300원*3) 33,900원, 아침식사(소머리국밥) 18,000원, 

        금산~ 백령치(잣고개) 택시 21,000원, 대둔산 휴게소 간식(커피 외) 5,000원,

        대둔산 민박촌 이동(도보로 20분 거리나 택시로 진안으로 가다 되돌아 옴) 7,000원,

        민박 숙박료 30,000원, 저녁식사 23,000원.

     ◆2일차 경비 :84,700원

        아침식사 21,000원, 점심은 전주민박식당에서 무료로 제공해 주었음.

        수락리~ 논산역 버스 3,600원, 저녁식사(중국식) 18,000원,

        논산~ 영등포 무궁화 열차(8,700원+ 12,200원*2) 33,100원, 열차 내 간식 9,000원.

        총경비 222,600원*3= 74,200원.

 

▣산행날씨: 산행내내 쾌청하고 시원함. 조망 좋음.

 

▣교통편

       금산택시: 041- 753- 7373 (백령재 이동시), 버스 이용시 금산 한일교통: 041- 754- 2830

                     (횟수 제한으로 이용불편함).

       진산택시: 041- 752- 4802, 개인택시: 017- 423- 6225, 011- 409- 2099 (배티재에서 이용시).

       벌곡택시: 041- 733- 6380 (수락재에서 이용시).

       연산택시: 041- 735- 0900 (황령재에서 이용시).

 

▼금남정맥 5,6구간 산행지도. 

 

경부선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6시 30분 發 금산행 삼화고속을 타고 약 2시간 半 후 금산터미널에 도착해

인근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식당에서 불러 준 택시로 약 20분을 달려 백령치로 이동했다.

금산에서 건천리행 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으나 하루에 3회뿐 이어서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635번 지방도가 지나는 백령치(잣고개)에 도착하니(10:25) 2년 전에 내려섰던 기억이 떠오른다.

 

▼2년 전 내려섰던 6백고지 전승탑 방향.

 

산행장구를 점검하고 진산, 남이 방향표지판 뒤로 올라 산행을 시작한다(10:32). 

 

급경사 절개지를 올라서면 이동통신 중계탑이 나타나고 조금은 쌀쌀하게 느껴지는 서풍을 맞으며

여유롭고 상쾌한 산행이 시작된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능선을 걸어 좌측으로 낭떠러지인 전망바위에 서면 대둔산 묏부리가 길게 펼쳐진다. 

 

 

 

사그락 사그락 낙엽밟는 소리가 산중의 적막을 깨뜨리나 곧 바람에 실려 허공으로 사라진다. 

 

 

길가의 꽃들은 쇠잔해진 기력을 다해 가는 세월을 붙잡고 있었다. 

 

 

 

몇 차례의 오르내림으로 삼각점이 있는 622.7봉에 이른다(12:00). 

 

 

622.7봉을 우측으로 내려서서 5~6분 진행하자 직좌 방향으로 표지기가 무수히 매달려 나부끼고 있고

우측으로는 띠엄띠엄 리본이 붙어 있는 곳을 무심코 통과했는데 여기가 식장지맥 분기점인 줄을

헬기장에 이르러서야 알게 되었지만 다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운장산님의 블로그 사진을 모셔왔다. 

 

※ 식장지맥이란?

    백령고개에서 인대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금남정맥의 능선상에 있는 590봉에서 북동쪽으로 갈라져

    월봉산, 금성산, 만인산, 식장산, 계족산을 거쳐 금강과 갑천의 합수점에 이르는 약 56Km의

    산줄기를 말한다.

 

▼헬기장을 지나고................. 

 

▼640봉에 올라선다(12:32). 

    

640봉을 우측으로 돌아 좌측으로 대둔산을 조망하며 인대산에 오른다(12:54).

정상은 우측으로 약 2~3십 미터 쯤 벗어나 있는데 오늘 산행 중 최고봉(666m)으로 조망이 좋다.

 

오늘 지나온 640봉, 590봉, 622.7봉이 우측으로 선명하게 능선을 그리며 흐르고 있고 그 너머로는

이름모를 뭇능선들이 너울거리며 춤추고 있다. 

 

약 50분 동안 여유롭게 식사를 마치고 정상을 내려서면 직각 우틀로 마루금은 이어진다.  

 

 

인대산을 출발하여 약 15분 후 610봉 헬기장에 닿는다(14:02).

 

서북 방향으로 대둔산 조망이 좋다.

배티재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시원하고 왼쪽으로는 천등산이 고개를 둥그러니 드러내고 있다. 

 

▼돌아 본 인대산. 

 

610봉인 헬기장을 내려서서 우측의 채석장을 보며 진행하여 포장도로를 건너 우측으로 난 계단을 올라

산길을 진행하다 보면 뜬금없이 나타나는 길가의 삼각점을 보게되고  헬기장과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대둔산 전망이 좋은 500봉에 올랐다가 우측으로 내려서게 된다.

 

▼500봉에서 우측으로 마루금은 이어지고................... 

 

▼헬기장과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500봉. 

 

▼500봉에서 보는 대둔산의 암능선. 

 

500봉을 내려서서 5분 가량 진행하면 채석장에서 이어지는 임도를 만나게 되고 이후 산길과 임도를 

몇 번 교차하여 정자가 있는 오항리고개로 내려선다(15:07). 

 

▼오항리고개 전경.

진산과 남이를 잇는 635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이곳은 오항리로 춘경동 마을(봄가리골)이라고 하는데

춘경정(春耕亭)이라는 정자가 세워져 있다.  

 

봄을 경작한다는 春耕亭. 

우리는 춘경정에 올라 상쾌한 바람과 햇살을 벗삼아 잠시 가을을 秋耕했다.

 

 

산길로 들어서는 세련된(?) 마을 표지석 뒷켠에 서 있는 마을 표지목에 더욱 시선이 머문다.  

 

오르내림길을 진행하며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본다.

채석장 위로 오늘의 최고봉 인대산이 중앙으로 우뚝하고 우측으로 지나온 능선이 이어진다.

 

570봉에 올랐다(16:10).

좌측은 국기봉이라고 불리는 592봉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배티재는 우측으로 내려서게 되는데

진행방향으로 보이는 대둔산의 조망이 뛰어나다. 

 

과일껍질 등 쓰레기를 되가져 가는 당신은 멋장이!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515봉에 올랐다(16:25). 

대둔산이 더욱 가까워졌다.  

 

 

 

산중에 웬 수영장?  

 

수영장 시설을 지나면 곧 SK 대둔산 기지국이 나타나고.................. 

 

 

진천 김공 묘지를 지나 7~8분 진행하면 배티재로 내려서게 된다. 

 

 

이치전적비가 있는 배티재에 내려섰다(15:01).

배티재는 전북 완주군 운주면과 충남 금산군 진산면을 잇는 17번 국도가 지난다.

 

이치전적지(梨치戰蹟地)는 전북 기념물 제26호로 임진왜란 때 전라도 절제사 권율의 독전하에

황진(黃進)장군 등이 왜적을 격파한 전적지로 한산대첩(閑山大捷), 행주(幸州)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3대첩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안내문 발췌). 

 

▼금산방향의 배티재. 

 

▼완주방향의 배티재. 

 

우리가 묵었던 대둔산 민박촌의 전주민박식당.

배티재에서 도보로 20분이면 가능하나 택시로 진산에 있는 숙소를 찾아가다 차를 되돌려 묵었던 곳으로

주인집 아주머니(?)의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와 청국장이 어릴 적 추억을 떠오르게 했다.   

 

▼숙소에서 본 대둔산. 

대둔산은 역시 동남방향에서 바라보는 암릉이 일품이다. 

 

 

촌로의 손맛이 배어 있는 풍성한 반찬을 곁들인 청국장으로 저녁식사를 마치고 옥상에서 반짝이는

뭇별들과 오랫만에 인사를 나눈 후 잠자리에 들어 호남의 소금강 품속으로 빠져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