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설을 밟고 시작했던 축령지맥을 아직도 마무리 짓지 못해 집을 나선다.
며칠 동안 거칠었던 비바람이 대기중의 먼지를 말끔히 청소하여 산천은 맑고 푸르름이 눈부시다.
집에 돌아와 저녁 뉴스를 보니 서울시내의 가시거리가 35Km에 이르러 13년 만에 가장 멀리까지
보였다고 하는데 정말 시야가 끝을 모르고 달려 오랫만에 시원한 조망을 즐길 수 있었다.
도농역에서 330-1번 버스로 환승하여 한 시간 쯤을 달려 탑거리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했다.
함박꽃과 매화가 피어 있는 입석리로 발길을 들이며 들머리로 접근하기 시작한다(10:08).
마을길을 따라서 한참을 진행하여 생수공장을 바라보고 우측의 다리를 건너 공장 철조망을 끼고
임도 진행을 시작한다.
방치된 출입차단기를 넘어 임도를 따라 오른다.
길가의 야생화가 한들거리고 상큼한 풀내음이 코끝으로 스며든다.
임도를 오르며 좌측으로 축령산을 조망한다.
녹음은 더욱 푸르고 싱그럽다.
임도 삼거리에 이른다(11:00).
좌측 방향은 불당골로 내려서는 길이고 우리는 우측 방향의 수레넘이고개로 향한다.
포장과 비포장이 번갈아 나타나는 임도를 걸어 오르면 첫 구간을 마치고 마루금을 벗어났던 날머리가
우측에 보이고 아침고요수목원으로 넘어가는 방향으로 수레넘이고개를 진행하면 넓은 공터에
이르는데 좌측으로 축령산으로 오르는 들머리 표지기가 보인다.
우리는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목을 축이며 산행장비를 추스려 마루금 밟기를 시작한다(11:19).
초입부터 가파른 경삿길이 이어진다.
간간히 반가운 산꽃들과 조우하며 숨을 고른다.
된오름을 올라 소나무가 서 있는 전망바위에 이른다(11:53).
왼쪽으로 시야가 시원하게 열린다.
주금산을 뻗어내린 산줄기는 철마산을 지나고 천마산, 백봉을 만들고 갑산, 적갑산으로 이어지는
천마지맥의 능선들이 파노라마 처럼 선명하게 조망된다.
커다란 바위들이 자주 나타나는 구간을 통과한다.
거대한 암벽을 지나 바위에 올라서면 또 조망이 터진다.
동남 방향으로 멀리 용문산이 뚜렸하게 보인다.
視界는 끝없이 달리고 며칠간 비를 맞아 양기가 오른 녹음은 기세가 등등하다.
잠시 고개를 돌려서 산야를 조망하며 호흡을 가다듬은 후 산행을 계속한다.
머리위로 나타난 거대한 바위를 조심스럽게 우회하여 가파른 경삿길을 진행하는데 첫 구간 깃대봉을
오를 때 온힘을 다해 네발로 기어오르던 험로가 생각난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얼마를 올랐을까 855봉에 섰는데 왼쪽은 남이바위, 수리바위로 가는 방향이고
오른쪽은 축령산 정상으로 오르는 축령산의 주능선이다.
갈참나무와 철쪽이 숲을 이루고 있는 등로를 진행하여 헬기장에 이른다(12:48).
우측으로 행현리 아침고요수목원이 내려다 보이고 진행방향으로는 축령산 정상이 조망된다.
축령산 정상은 0.15Km라고 표기되어 있고 서리산 까지는 3.02Km를 나타내고 있다.
헬기장에서 주변 풍경을 즐기던 한 무리의 산객들과 함께 정상으로 향한다.
축령산 정상에 올라섰다(12:59).
고려 말 이성계가 사냥을 와서 신령한 이 산에서 제사를 드린 후 짐승을 잡았는데 그 후 祝靈山이라고
부르게 되었고 지금은 잣나무 휴양림이 조성되어 있어 가족단위의 쉼터로 각광받고 있을 뿐 아니라
지근거리의 서리산은 철쭉군락을 이루고 있어 봄철에 연계산행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정상의 조망이 일품이다.
북쪽 방향의 운악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북북동 방향으로는 경기 제1봉인 화악산이 주변에 명지산, 석룡산,응봉 등을 거느리고 서 있고
좌측으로는 국망봉까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몸을 돌리면 서서남쪽으로는 도봉산과 삼각산의 암장들이 웅장하게 드러난다.
서북쪽의 진행방향에는 서리산이 보이고 그 너머로 천마지맥이 흐르고 있다.
축령지맥의 분기지점을 가늠해 본다.
정상석과 샅바싸움에 정신을 팔고 있는 한 패의 산객들을 뒤로 하고 서리산 방향으로 내려서서
공터에 자리잡고 앉아 식사를 한 후 내림길을 진행한다.
절고개로 내려선다(13:55).
좌측방향은 제1주차장 2.18Km, 잔디광장 0.72Km라고 표시되어 있다.
서리산을 향해 발길을 옮겨간다.
축령산을 돌아본다.
헬기장을 지나고 억새밭 사거리로 내려선다(14:03).
정자가 지어진 전망대는 좌측으로 0.71Km, 우측은 행현리 5.70Km라고 표시되어 있다.
서리산 까지는 1.71Km가 남아 있음을 알린다.
암반을 오르고,
신갈나무 숲을 지난다.
상쾌한 산바람이 땀방울을 거둬가고 진한 숲향이 후각을 자극한다.
무인산불감시시설을 바라보며 서리산으로 오른다.
서리산 정상에 선다(14:36).
산객들은 여기서도 정상석 내줄 생각을 않는다.
어렵사리 서리산 정상석을 디카에 담는다.
철쭉동산을 향해 서리산 정상을 내려선다(14:37).
마지막 까지 남아 자태를 뽐내고 있는 철쭉꽃 너머로 주금산이 조망된다.
철쭉동산 전망대에 섰으나 대부분의 꽃들이 낙화되어 아쉬움이 남는다.
꽃비 내린 흔적이 아름답다.
지맥길에서 조금 비켜있는 화채봉으로 향한다.
화채봉 삼거리에 이른다(14:51).
화채봉은 우측으로 불과 90m 거리에 있고 좌측으로 내려서면 제2주차장으로 내려서게 된다.
화채봉으로 하산하는 등로는 없다.
화채봉까지 갔다가 되돌아 오라는 안내판이 여러 개 설치되어 있다.
화채봉은 바위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암봉이다.
화채봉을 되돌아와 지맥길을 찾아간다.
철쭉동산으로 오르기 직전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불기고개를 지나
주금산으로 오르게 된다.
이정표가 서 있는 지맥 분기점에서 내림길로 들어선다.
예전에는 이쪽방향으로 가평군 상동리 3.8Km, 수동고개 3.1Km라고 표시되어 있었는데
언젠가 안내판이 떨어져 나가고 없다.
바위를 끼고 급경삿길을 내려서면 우측 진행방향으로 수동고개 2.5Km, 지나온 서리산 정상 1.2Km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서 있는데 수동고개라는 표기는 불기고개의 오류가 아닌가 한다.
우측 직각방향으로는 상면 상동리(돌아우)3.1Km라고 되어 있다.
상동리 갈림길에서 바위가 쌓여 있는 봉우리를 넘으면 헬기장에 이르게 된다(15:27).
헬기장 이정표는 상동리 갈림길에서 400m를 진행했음을 알려주고 있고 우측으로는 상면 윗상동리
(돌아우) 1.8Km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돌아우'는 무엇을 뜻하는 말일까 궁금하다.
헬기장에서 배낭을 벗어놓고 약 7~8분 휴식 후 능선을 내려서다 갈림길에 이르러 우측으로 가파른
내림길을 진행하면 희미해지는 경삿길이 길을 잘못들어 있음을 암시해 주어 좌측으로 올라 붙어
능선을 만나 진행하는데 수액을 채취하던 검정 PVC줄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불기고개에서 산행을 마치고 비금리 방향으로 내려서다 보니 고로쇠 마을이라는 간판이 있는데
여기에서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는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좌측으로 수동면 내방리를 가리키고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16:06).
이정표 옆에는 수동고개 1.1Km, 서리산 정상 2.6Km라고 표기되어 있고 보호수가 서 있다.
반공을 외치던 시절 만들어진 참호와 교통호가 이어지고 있는 길을 따라간다.
거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데 작금 북한의 도발을 접하면서 다시 보수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햇볕정책의 허구를 절감한다.
교통호를 따라 십 분 쯤 진행하여 폐쇄된 헬기장에 이르고 조금 진행하면 불기고개를 넘나드는
찻소리가 들려오는데 오늘은 일행 모두가 발걸음이 무거워 불기고개에 내려서서 산행을
끝내고 하산하기로 합의했다.
불기고개로 내려선다(16:37).
불기고개는 남양주시 수동면 비금리와 가평군 상면 상동리를 잇는다.
다음에 이어갈 주금산 오르는 들머리는 낙석방지 철조망을 제거해 놓았다.
산객들을 배려하는 고마운 마음을 읽는다.
비금리 버스 정류장으로 내려오며 좌측의 축령산을 조망한다.
며칠간 내린 비로 수량이 풍부해진 이곳에서 땀을 씻으며 잠시 휴식했다.
에덴요양병원 정문을 지난다.
해발높이를 측량하는데 기준점으로 사용되는 수준점이 지나는 도로변에 설치되어 있었다.
`고로쇠 마을'이라는 입간판이 살갑게 와닿지 않음은 산길에 널부러진 수액채취줄 때문일까?
비금리 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17:11).
우리는 20분 가량을 기다려 330-1번 버스를 타고 도농역으로 이동해 전철로 환승하여 귀가함으로
2회 째 축령지맥 산행을 마치고 다음 주 화요일 3회차 산행을 예정한다.
산행일시: 2010. 5. 26(수요일. 축령지맥 2회차)
산행지역: 탁거리~ 입석리~ 수리너미고개~ 축령산~ 서리산~ 화채봉왕복~ 불기고개~ 비금리
산행날씨: 맑고 조망좋음. 바람불고 선선함.
교 통: 소사역~용산역~ 도농역 330-1번 버스 환승 탁거리 하차(2,300원)
비금리 330-1번 버스 도농역 전철 환승 용산역~ 소사역(2,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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