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지맥을 이어가기 위해 오늘도 동서울터미날에서 사창리행 버스에 오른다(08:10).
들머리인 자등현에는 직행버스가 정차하지 않아 이동에서 내려 자등현까지 택시를 탔다.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포천의 境界인 자등현에는 철원군에서 계양한 산불조심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으며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09:42).
리본이 흔들리고 있는 들머리를 찾아 산길로 들어서니(09:50) 잡목을 잘라내고 가지치기를 하여
산림을 잘 정리해 놓았는데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나무를 잘 가꾸는 育林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바람만이 지나는 조용한 산길을 저번 구간과 마찬가지로 향산 선배와 나 단둘이 걷고 있다.
樹形이 균형을 이룬 소나무 한그루가 멋진 풍모를 자랑하고 서 있는 지점을 지난다(10:33).
나뭇가지 사이로 미리 본 각흘산.
헬기장에 올라섰다(10:40).
더욱 선명하게 다가 선 각흘산.
각흘산 정상부에 올라섰다(10:52).
조망이 매우 좋아 사방으로 시야가 멀리까지 달린다.
우측2시 방향으로 용화저수지와 신철원의 평야가 펼쳐진다.
뒤로 돌아보니 상해봉에서 광덕산으로 능선은 이어지고 있었고 저번 구간에 지나온 명성지맥의
마루금이 보인다.
우측으로 고개를 더 돌리면 한북정맥 마루금이 하늘을 가르며 장대하게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각흘산 정상표지판.
보기 드물게 돌이나 나무가 아닌 스텐판에 부식하여 글자를 음각해 설치했다.
진행방향 정면으로는 오늘 가야할 마루금이 명성산 방향으로 선명하게 이어지고 있다.
영상의 기온을 회복한 양지의 사면에서는 희뿌연 水煙이 아지랑이 처럼 피어 오르고 있었다.
내려서며 뒤돌아 본 각흘산.
한참동안 방화선을 따라가다 소나무 한그루가 서 있는 지점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살짝 틀어
잡목이 우거진 산길로 들어선다.
인생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 듯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나그네인가?
유럽대륙을 통일하고 개선문을 세웠던 나폴레옹도 죽어서 장지로 향할 때는 빈손을 관밖으로
내놓고 있었다는 말이 생각난다.
약사령으로 내려서며 본 명성산.
약사령으로 내려섰다(12:06).
철원방향으로 넘어가는 약사령의 고갯길에서 본 하늘은 너무도 눈부셨다.
진행방향의 약사령 들머리.
산길로 들어서자 급경사가 이어진다.
능선으로 올라서서 본 좌측의 포천방향.
약사령에서 도평리로 이어지는 도로가 구불거리며 흐르고 있었다.
뒤돌아 본 능선위로 각흘산이 뾰족하고 우측으로 상해봉과 광덕산이 보인다.
진행 11시 방향으로 오늘 지나가야 할 砲 사격장이 보이는데 어떻게 이 구간을 통과해야 할지
난감한데 정오가 가까워지자 산행을 시작할 때 부터 계속되던 대포소리가 멈추었고 군인들이 식사를
하는 틈을 이용해 명성산까지 일단 진행하려고 우리는 발걸음을 서둘렀다.
이 구간은 군인들이 훈련을 하는 평일을 지양하고 휴일에 통과하는게 좋을 듯하다.
더욱 가까와진 명성산.
억새로 유명한 명성산답게 억새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용화저수지 3.2Km, 명성산까지는 1.7Km라고 알리는 이정표를 만난다(12:54).
질퍽거리는 흙이 등산화에 달라붙는 산길을 가며 좌측으로 펼쳐지는 한북정맥의 마루금을 본다.
한북정맥 산줄기 뒷편으로 화악산(1468m)이 웅장하게 버티고 앉아 있다.
화악산은 경기의 최고봉으로 백운산에서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상의 도마치봉에서
남동쪽으로 고도를 높여서 석룡산을 만들어 놓고 잠시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고개를 번쩍 쳐들고
정좌하여 주변의 뭇산들을 거느리고 있다.
남서쪽으로 달려가는 한북정맥상의 최고봉 국망봉(1167m)이 화악산 앞쪽 능선으로 보이고
한북정맥 능선위로 고개를 살짝 내민 명지산도 우측 끝으로 보이고 있다.
오늘 걸어온 마루금을 다시 한 번 뒤돌아 본다.
명성산 삼거리 갈림길에 이른다(13:25).
삼각봉을 잠시 바라보고 지맥 마루금에서 살짝 비켜있는 정상을 향해 우측으로 방향을 튼다.
진행하며 보는 명성산 정상.
뒤돌아 본 삼각봉과 억새밭으로 이어지는 명성산 주능선.
명성산(923m) 정상에 안착했다(13:37).
오늘 산행을 하면서 처음으로 정상에서 두 명의 山客을 만났다.
어느 식당에서 걸어 둔 광고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산과 자연은 세상사 차별하지 않고 속이거나 외면하지 아니하며, 잘나고 못나고 분별치 아니하고
모든 만물을 공평정대이 하며, 부귀와 명예도 통하지 않으니 우리 모습 이대로 생명됨이여
단 정복하려 들지말고 그냥 안기시요.
정상을 내려서서 급경사면을 치고 올라 포천시에서 세운 표지석이 있는 삼각봉에 닿는다(13:55).
여기도 정상 못지않게 조망이 좋다.
삼각봉 정성석은 側面에 鳴聲山을 한글로 `울음산'이라고 기록해 놓고 있었고, 背面에는 楊士彦
(양사언)의 태산가가 새겨져 있었는데 표지석이 필요 이상으로 크고 주변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太 山 歌(태 산 가)
太山雖高是亦山(태산수고시역산) 태산이 높다하되 이 또한 산이니
登登不已有何難(등등불이유하난) 오르고 올라 그치지 아니하면 어떤 어려움이 있으리오.
世人不肯勞身力(세인불긍노신력) 사람이 몸으로 노력하지 아니하고
只道山高不可攀(지도산고불가반) 다만 산이 높아 오를 수 없다고 말하네.
삼각봉에서 본 명성산 정상과 서쪽으로 이어지는 암봉인 870봉과 830봉.
진행방향의 능선.
삼각봉을 내려서자 나타난 암봉을 밧줄에 의지하여 우회했다.
오전에 울리던 砲聲이 멈춘 포 사격장을 좌측으로 내려다 보며 경고판을 지난다(14:33).
뒤돌아 본 지나온 명성산 능선.
팔각정까지 진행하여 식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시간이 많이 흘러 양지 바른 암봉아래에 앉아
늦은 점심을 먹으며 2~30분 정도 다리쉼을 하고 일어섰다.
삼각봉 1.4Km, 팔각정 0.5Km라고 적혀있는 이정표를 지난다(15:26).
진행방향 우측으로 보이는 山井湖水面이 햇살에 금비늘 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곧 이어 좌측의 포 사격장 방향으로 명성지맥의 마루금이 이어지고 출입 경고판이 보인다.
능선을 따라 좌측으로 포 사격장으로 내려선 후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안덕재를 지나서
여우봉을 향해 진행해야 하지만 출입금지 지역을 갈 수가 없어 일단 팔각정 방향으로
진행하여 방향을 모색하기로 하였다.
팔각정이 보이고 우측으로 산정호수가 더욱 가까워진다.
팔각정에 도착했다(15:43).
팔각정 옆에 빨간 우체통에는 편지 대신 쓰레기가 잔뜩 담겨져 있었고 명성산 표지석에 쓰여진
해발 922.6m라는 글자는 누군가에 의해 지워진 채 서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억새를 찾아
이곳에 왔다가 여기를 명성산 정상으로 잘못 알고 내려가지나 않을까 생각된다.
팔각정을 내려서며 본 천년약수(궁예약수).
궁예의 한을 아는 듯 눈물처럼 흐르는 샘물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산객들의 목을 축여주고
있다고 안내판에는 적혀 있었으나 약숫물은 흐르지 않고 있었다.
명성산의 상징인 억새밭을 지난다.
억새밭을 지나 650봉에 올라 좌측의 봉우리까지 진행한 후 계곡을 향해 우측으로 내려섰다.
650봉에 올라서며 우리가 진행 할 이동통신탑이 서 있는 능선과 뒷쪽으로 여우봉을 본다(16:03).
능선을 내려서서 가랑잎이 수북하게 쌓여있는 희미한 너덜을 진행하면 계곡을 따라 산정호수로
내려가는 넓은 등산로를 만나는데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계곡을 따라 2~3백 미터 가량
올라가니 제법 넓은 공터에 군부대 철조망과 경고판이 설치돼 있었다.
우리는 군부대 철조망을 따라 계곡으로 내려선 후 철조망이 끝나는 지점까지 진행하여 이동통신탑
방향을 향해 급경사 산길을 20여 분 치고 오르니 머리위로 통신탑이 나타났다(16:48).
능선으로 올라 2~3분 진행하여 이동통신탑에 도착했다(16:52).
통신탑 능선에 오르며 뒤돌아 보니 이미 해가 기울어 명성산에 그늘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진행방향 좌측 포 사격장에서는 아직도 탱크들이 굉음을 내며 움직이고 있었다.
지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듯 잡목이 우거져 있는 산길을 진행하여 헬기장에 선다(16:59).
사방으로 조망이 좋다.
명성지맥 마루금을 밟고 지나간 산객들의 표지기를 보며 바깥덕재를 지난다(17:11).
진행방향 앞으로 나타난 여우봉.
여우봉에 도착했다(17:21).
팻말 뒷쪽에는 연인봉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여우봉 정상목.
서둘러 여우봉을 내려선다.
잔설이 남아있는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사면을 오른다.
여우고개로 진행하며 본 사향산과.
관음산.
좌측으로 고개를 돌려 보는 이동면 방향은 국망봉을 중심으로 한북정맥 마루금이 석양에 반사돼
벌겋게 달아 오르며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여우고개로 내려서며 본 사향산.
해발 약 520m의 여우고개로 내려섰다(18:00).
이 고개는 포천군 영북면과 이동면을 경계하고 있으나 넘나드는 사람들이 적어 命令路線으로
하루에 1~2회 버스가 다니고 있지만 이용객이 거의 없는 겨울에는 이마져 운행되지 않는다고 한다.
여우고개에서 산정호수 방향으로 포장도로를 터벅터벅 걷다가 차량이 지나면 손을 흔들기를
수차례 반복한 끝에 목사님이 승용차를 태워주셔서 운천까지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목사님 승용차를 얻어타고 운천에 도착한(18:25) 우리는 삼십 분 가량을 기다려 동서울터미날행
선진교통 버스를 타고 수락산역에서 하차해 전철로 귀가했다.
산행일: 2009. 2. 17. 화요일(명성지맥 2회차)
산행지: 자등현~ 각흘산~ 약사령~ 명성산~ 삼각봉~ 팔각정~ 억새밭~ 경고판~ 이동통신탑
~헬기장~ 바깥덕재~ 여우봉~ 여우고개
날 씨: 맑고 쌀쌀함. 조망좋음.
교통편: 동서울터미날 사창리행 버스(강원여객) 이동 하차(6,800원), 자등현 택시 이용(11,000원)
여우고개 승용차로 운천시내 도착, 선진교통 동서울터미날행 수락산역 하차(5,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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