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피암목재에서 작은싸리재까지 금남정맥 3구간을 산행한다.
10월 말일부터 8박 9일간 네팔 랑탕계곡 트레킹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현지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는
연락을 받고 11월 말경으로 연기가 되어 있는 상태여서 산행에 참석하였다.
2주 전 여름날씨답지 않은 무더위와 싸워가며 내려섰던 피암목재에 하차하니 오늘은 늦가을의
차가운 공기가 우리를 마중하는데 11~12Km의 비교적 짧은 거리이니 여유로운 산행을 하자고 당부하지만
스피드 산행을 즐기는 대원들은 버스에서 내리기가 무섭게 산행을 개시한다(10:48).
완주의 동상면 신월리 방향으로 55번 지방도로를 따라 약 100여 미터 쯤 진행하여 도로변에 걸린
표지기를 보면서 오른쪽 사면을 타고 오르며 정맥마루금을 이어간다.
(사면을 오르면서 뒤돌아 본 피암목재 주차장)
2~ 3분을 오르자 조그만 묘지 하나가 나오고 산죽숲이 펼쳐진다.
지나간 흔적이 별로 없는 산길은 호젓하고 고요하다.
꽤나 너른 바위를 지나며 운장산을 뒤돌아 조망하고 발걸음을 계속한다.
옛날 군사들을 훈련하던 시설을 재현했는지 통나무를 세워놓고 `높은 울타리'라고 명명했다.
지금은 잡풀만이 무성하여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헬기장(675.5봉)을 지난다.
활엽수 낙엽이 푸근하게 밟히는 경사로를 걸으며 고도를 낮춘다.
솔가루가 수북한 솔숲을 지나면서 진한 솔향을 맡는다.
외처사동 사거리에 도착한다(11:29).
직진하는 길만이 희미할 뿐 외처사동에서 신월리로 왕래하는 동서 방향의 산길은 흔적이 없다.
낙엽을 밟으며 6~7분을 올라가자 나타난 널찍한 바위구간의 조망이 좋다.
뒤돌아 보니 방금 지나온 675.5봉 뒤로 저번 구간에 땀을 쏟으며 지나온 능선들이 파노라마를 그린다.
좌측으로는 운장산의 동봉과 서봉이 우뚝하게 서 있고,
운장산 서봉에서 흘러내리는 능선은 연석산으로 달려가고 있다.
옛날에 쌓았던 城의 흔적이 보인다.
우리가 지금 오르고 있는 787봉을 성봉이라고 불러 무슨 의미의 봉우리일까 했는데 그 의미를
여기에서 예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성봉의 의미는 다름아닌 城峰.- 城이 있었던 봉우리라고...................
헬기장 시설이 있는 787봉(성봉)에 도착했다(11:52).
봉우리 정상은 공간이 상당히 넓고 조망도 비교적 양호하다.
787봉에서 우측으로 돌아내려 산죽숲을 헤친다.
11시 방향으로 진행하여 장군봉을 향한다.
전망바위에 이른다(12:03).
전망바위에서 본 장군봉.
제일 앞쪽이 742m의 장군봉으로 표지석이 세워져 있고 마지막 봉우리가 724.5m의 제2의 장군봉이다.
장군봉을 오르며 뒤돌아 본 城峰과 그 멀리 운장산의 모습.
장군봉으로 암릉길은 이어지고 시계가 막힘없어 조망이 일품이다.
산악대장의 주위 지형설명이 있었으나 들을때 뿐 그 봉우리들의 이름을 기억할 수 없다.
(왼쪽으로 보이는 구수리 방향)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바위구간에서 후미대원 몇 명이 함께했다.
장군봉 주변의 암릉 모습.
친구들과 장군봉 정상석 주위에 앉았다.
왼쪽의 구수산장 방향.
햇볕이 드는 장군봉 주위 한켠에서 산하의 조망을 즐기며 약 20여 분 여유로운 식사를 나눈 후
장군봉을 내려서자 급경사로 바위구간이 이어지는데 상당히 위험하여 밧줄에 의지하지 않고는 내려설 수
없는 설악의 용아릉 같은 암릉지역이다.
팔다리의 힘을 요구하고 있으며 상당한 두려움도 느껴진다.
워킹을 하기전에는 릿지를 주로 했다는 산악회 총대장의 바위타는 솜씨가 멋지다.
릿지를 즐겨 한다는 여성대원 역시 바위를 대하는 모습에 자신감이 엿보인다.
십 여 미터의 직벽에 가까운 바위를 내려서자 곧 또다른 바위가 버티고 선다.
장군봉을 내려서는 암릉길은 설악의 용아릉을 연상케 한다.
장군봉에도 용아릉은 있었다.
키가 넘는 산죽을 헤친다.
저번구간에서도 산죽과 씨름을 했던 기억이 새로운데 오늘도 산죽구간이 자주 나타난다.
725봉(암봉)을 오르며 뒤돌아 본 장군봉과 멀리 운장산의 모습.
길가의 풀섶에서 찾아낸 용담.
제2의 장군봉에는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을 뿐 잡초들이 우거져서 조망은 전혀 없다.
제2 장군봉을 지나 갈잎이 쌓인 산길을 2~3분 진행하자 삼거리가 나타나는데 이곳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안되고 우측으로 진행해야 한다.
30분 이상 완만한 내림길을 진행해 앞에 나타나는 봉우리를 본다.
금강과 만경강 물이 갈라지는 금만봉이라고 한다.
금만봉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큰싸리재까지 고도를 계속해 낮춰야 한다.
큰싸리재에 이르렀다(14:39).
윗진등과 온천리로 오르내린 흔적은 없다.
금만봉을 향해 오름길을 간다.
큰싸리재에서 20분 가까이 진행하여 금만봉(750)에 이른다(14:58).
금강과 만경강의 분수령인 이곳에서 왼쪽으로 진행하면 칠백이고지를 지나 왕사봉에 이른다.
금만봉에서 방향을 우측으로 돌려 동쪽으로 10여 분 진행하니 작은싸리재가 보인다.
작은싸리재는 완주군 운주면과 진안군 주천면을 잇는데 3정맥 분기점인 조약봉에서 시작된 금남정맥은
왼쪽으로 완주군과 오른쪽으로 진안군을 경계하며 북쪽으로 이어진다.
작은싸리재로 내려서며 본 다음 구간에 마루금을 잇게 될 봉수대가 있는 성제봉.
마지막 생명을 구가하고 있는 들꽃.
작은싸리재로 내려선 후 오른쪽으로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15:20).
임도를 내려가며 본 진등마을 방향.
길가 돌짝밭에서 가을을 노래하는 쑥부쟁이의 愛戀한 모습.
가을의 모퉁이를 돌아가다 멈춰 선 후미대원들.
뒤돌아 본 금만봉.
이름모를 들꽃의 고운 자태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지름길로 가겠다고 임도를 버리고 좌측으로 올라선다.
가시덤불과 키를 넘는 빽빽한 산죽이 진로를 막고 나선다.
30분 정도 발길을 옮기기 힘든 숲속을 헤맨다.
`급하면 돌아가라'는 진리를 오늘 우리는 몸소 체험했다.
다시 임도로 내려서서 전열을 가다듬고 임도를 간다.
달맞이꽃 한송이가 고개를 내밀고 서 있다.
한적한 임도는 가을 내음이 물씬 넘친다.
임도를 내려서서 만나는 장등마을.
은행나무의 노란 단풍이 가을향취를 더욱 진하게 발산한다.
버스가 정차된 장등마을에 도착했다(16:16).
선두그룹은 이미 식사를 마치고 냇물에 땀을 닦고 후미를 기다리고 있었다.
장등마을 표지석.
지도에는 진등마을이라 표기되어 있다.
장등마을 냇가의 가을풍경.
산악회에서 준비한 식사를 대충 때우고 냇물로 땀을 씻어낸 후 버스에 올라 상경했다.
우리 강산은 지금 가을을 흥겹게 노래하고 있다.
산행지: 피암목재~ 675.5봉~ 787봉(성봉)~ 전망대~ 장군봉~ 바위구간(용아릉)~ 제2장군봉(724.5봉)~
큰싸리재~ 금만봉(왕시봉삼거리)~ 작은싸리재~ 진등마을
산행일: 2008. 11. 1. 토요일(금남정맥 3회차)
날 씨: 전형적 가을날씨로 맑고 선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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