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길을 걸으며 만난 단풍(2)
육십령에 하차하여 대간길에 발길을 들인다.
40餘 분 쉼없이 고도를 밀어 올려 할미봉에 닿는다.
힘들게 올린 고도를 거의 다 반납하고 고개를 치켜 든 서봉을 향한 발걸음이 버겁다.
두어 시간 가까이 땀흘리며 된비알과 씨름하여 능선에 올라서자 갈색바다에
점점이 흩뿌려진 빠알간 단풍이 눈부시게 빛난다.
감격할 때면 입에서 절로 나오는 찬송가 구절을 흥얼거린다.
"아 하나님의 은혜로 이 쓸데없는 자 왜 구속하여 주는지 난 알 수 없도다~~~"
서봉에 올라서서 지나온 할미봉을 돌아 보고 남덕유에서 굽이쳐 흐르는 덕유주릉을
바라보며 설레는 가슴을 쓸어 내린다.
젊은 피가 끓어 오르던 시절 헤드렌턴을 켜고 영구종주를 하던 기억이 희미하고,
한겨울 산선배들과 육구종주를 감행했으나 삿갓봉을 목전에 두고 월성치에서
황점마을로 하산하여 모텔에 몸을 누이던 아련한 기억도 떠오른다.
그외에도 철따라 서봉을 몇 번 더 올랐지만 그 때마다 힘겨웠던 기억이
남아 있는데 오늘은 덕유능선을 곱게 물들인 단풍 덕분인지 그리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고 나태주 시인은 읊었다는데,
"멀리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덕유단풍이 그렇다."는 걸 새삼 느낀 오늘이다.
삿갓봉을 넘어 삿갓재에서 황점마을로 내려 서려던 산행계획을 접고
모레 설악단풍을 만나기 위해 체력을 조금이라도 아껴보려는 심산으로
월성치에서 바람골을 따라 황점마을로 하산했다.













올려다 본 할미봉.





참 곱기도 하구나!

할미봉 안착.


서봉(좌)과 남덕유(우).





할미봉 계단을 내려서며 시간 절약을 위해 눈팅으로 만족한 대포바위.

뒤돌아 본 할미봉.

삼자봉 통과.







전망바위에서 본 서봉과 남덕유.













산죽숲을 빠져나오면 조망이 환하게 열린다.

지나온 할미봉이 보이고 저 멀리 장대하게 지리능선이 펼쳐진다.

측면부 단풍.


서봉 오름길.










서봉 안착.



서봉 헬기장과 남덕유.

할미봉 방향 조망.
쾌청한 날씨 덕분에 반야봉을 비롯한 지리주능선이 선명하게 조망된다.

서봉 헬기장에서 조망한 남덕유와 덕유주릉.



할미봉과 지리주릉을 다시 한 번 응시한다.

남덕유로 내려서는 서봉 내림계단.

계단을 내려서며 보는 남덕유와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덕유주릉.


뒤돌아 본 서봉.




남덕유를 오르며 뒤돌아 본 서봉.




남덕유에 올랐다.

남덕유에서 바라 본 덕유주릉과 서봉.


지리주릉도 더 한 번 바라본다.

영각사 방향의 능선.



월성치로 내려서며 뒤돌아 본 남덕유.





월성치에서 우측의 황점마을로 내려선다.















황점마을 하산완료.






산행일시: 2023. 10. 17(화요일).
산행구간: 육십령~할미봉~서봉~남덕유~월성치~황점마을.
산행날씨: 쌀쌀했으나 점차 기온 올라 상쾌하고 쾌청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