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과 정맥/다시 가는 낙동정맥

애미랑재에서 한티재까지 춘양목 숲길을 걷다.

영원한우보 2018. 3. 10. 17:00


오늘은 낙동정맥 제5구간인 애미랑재에서 한티재까지 이어간다.

저번 구간인 답운치에서 통고산을 넘어 애미랑재 코스는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봄이 오는가 싶더니 한겨울 엄청난 가뭄에 시달리던 영동지방에 수십 Cm가 넘는 눈폭탄을 퍼부으며

살랑거리던 봄기운을 잠시 밀어내고 겨울이 떠나는 길이 아쉬운 듯 머뭇거리고 있다. 


사당에서 세 시간 40餘 분을 달려 애미랑재에 내렸다(10:45).

10년 전 낙동정맥을 종주할 당시에는 지금보다 도로사정이 좋지 못하여 일찍 서둘러 사당에서

출발하여 이곳 들머리까지 이동했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애미랑재는 경북 울릉군 금강송면 왕피리, 봉화군 소천면 남회룡리, 영양군 수비면 신암리 등 3개 마을이

서로 맞닿아 있어 이 고개가 어느 마을에 속하는지 애매하다 하여 `애미랑재'라고 불렸다는 說과,


부족국가 시대에 다른 부족에게 쫓기던 옛날 실직국(悉直國)의 마지막 왕 애밀왕이 이 고개를 넘어

통고산(通古山)에 올라 通哭했는데 그 애밀왕이 넘은 고개라 하여 `애밀왕재'로 불리다가

애미랑재로 구전되었다는  說이 전해진다.



애미랑재에 내려 배낭을 수습한 후 급한 경삿길을 오른다.





허어~~~이런 횡재도 있구나!

고도를 높여가자 裸木에 올라 앉은 상고대의 모습이 황홀하다.



겨우내 강풍에 시달리며 한몸이 된 눈더미들은 오는 봄을 막아보려는 듯 大字로 벌렁 누웠다.



어쨌든 예기치 못한 설경으로 겨울 산행의 분위기를 만끽한다.



애미랑재를 출발한지 한 시간 15분만에 칠보산에 올랐다(12:03).

일찌기 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우리나라에는 괴산, 영덕 등 칠보산이 여럿 있는데 이곳 칠보산이

고도가 제일 높으나 우거진 잡목과 짙게 드리운 운무로 조망은 보잘 것 없다.


2007. 12. 1일 낙동정맥 종주 당시의 칠보산.


칠보산을 내려서는 길은 낙엽이 무릅까지 덮이는 급경사가 이어진다.



고결한 기품의 춘양목이 줄지어 산객들의 눈을 사로 잡는다.



저번 구간부터 이어지는 춘양목군락지는 예로부터 궁궐이나 사대부집 가옥의 건축재 산지로 유명했다.


2007. 12월 낙동정맥을 종주하며 이 구간을 지날 때 쓴 본인의 산행기를 옮겨 본다.


칠보산을 지나고 부터는 오르내림이 편안하다.


칠보산을 내려서서 20분 쯤 진행하여 새신고개에 이르렀다(12:25).



온갖 풍상에 시달린 흔적도 보이고............


리본이 어지럽게 매달려 있는 덕산지맥 분기점에 이른다(12:48).

정맥길은 좌측으로 이어진다.


덕산지맥 분기점.


덕산지맥이란?



길따라 산따라 정맥을 따라..........그대 처럼 늘 그리운 산하!


여기서 좌측 내림길로............


고사목 군락.


잔설 길.


잔설 능선.


이 구간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10枝 춘양목.



그 앞에서...........



이어지는 길.


춘양목의 상채기 처럼 아직도 한일관계의 앙금은 온전하게 치유되지 못하고 있다.


선두그룹은 감히 넘볼 수 없는 날샌 다람쥐들이다.

헐떡거리며 도착해 배낭을 내리는데 그들은 이미 식사를 마치고 떠날 채비를 서두른다.


후미들의 식사가 이어진다.


식사를 마치고 10분 쯤을 걸어 깃재를 지나간다(13:58).





떠나기 싫은 듯 겨울이 머뭇거리고 있었다.









깃재를 넘어 한 시간 가까이를 진행하여 885봉을 지나간다(14:51).



운무가 오락가락~~~조망은 더욱 난망하고 가는 눈발이 계속된다.



멧돼지 무리들의 흔적에 모골이 송연해 진다.


참 색감도 곱다........금강송, 미인송, 황장목, 춘양목~~~


정맥길은 이렇게 이어진다.







우거진 활엽수 사이로 길이 있다.


612봉을 지난다(16:53).



길등재를 건너간다(17:07).



벌목지를 지나지만 짙은 운무로 조망은 없다.


다시 폭신한 카펫이 깔린 숲길로 들어섰다.


춘양목 숲길을 10餘 분 걸어 오늘의 날머리인 한티재로 내려섰다(18:02).


큰 고개라는 의미의 한티재는 전국 곳곳에 산재하고 있는데 이곳은 해발 430m로 10년 전이나 별로

달라진게 없는 의구한 모습으로 두 번째 밟아 내리는 산객을 묵묵히 맞이하고 있었다.


2007. 12월의 한티재.


한티재의 수비면 관광안내도.


트랭글의 산행기록.




한티재에서 산행을 마치고 상경길에 30km 쯤 떨어진 춘양전통시장으로 이동하여 하산주를 곁들인

저녁식사를 하며 백두대간 종주부터 이어오고 있는 산우들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 했다.



◈산행일시: 2018. 3. 7(수요일).


◈산행구간: 애미랑재~칠보산~새신고개~10지춘양목~깃재~길등재~벌목지~한티재(낙동 5구간).


◈산행날씨: 흐리고 가는 눈발 날림. 조망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