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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3박4일 지리산 품속에 머물다

영원한우보 2017. 1. 23. 00:13

 

친구들과 3박4일 포근한 지리산의 품속에 안겼다.

2009. 2월 2박3일로 화대종주를 한 후 그러니까 滿 8년만에 또 다시 여유자적 지리를 遊山했다.

그 사이에 몇 번인지 지리주능선을 무박으로 종주했었지만 경주하 듯 마루금을 내달리며

육체를 괴롭히기만 했을 뿐 너그럽고 푸근한 지리의 가슴을 마음껏 애무하지 못했다.

 

2박3일 지리주능선 종주를 마치고 중산리로 내려서자 경남 함양군 백전면 청미래마을에 귀촌하여

제2의 인생을 즐기고(?) 있는 친구가 마중나와 자기 집으로 에스코트하여 과메기를 곁들인

주안상을 거하게 차려놓고 밤늦도록 대취하며 회포를 풀고 귀경했다.

 

1. 17일 새벽 5시10분 용산 發 ktx(30% 할인 금액 29,000원)를 타고 두 시간 餘를 달려 7시 25분

정확하게 구례구역에 안착했다.

 

`구례구는 행정 구역상 순천시 황전면 선변리에 소재하고 있으나 구례로 들어가는 입구라 하여

입구자口를 붙여 求禮口라고 불리고 있다.'는 설명은 그 전에도 들은 것 같으나 이런 유래가

생소하기만 한 것은 뭐든 대충 넘기며 깊이 신경쓰기를 싫어하는 본인의 태도에서 연유한 듯하다.

 

구례구역 앞 식당에서 올갱이국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택시로 성삼재 까지 이동했다(택시비 35,000원).

 

성삼재 이정표.

우리가 2박3일 동안 여유자적 트레킹 할 거리는 천왕봉 까지 28.1km를 포함하여 반야봉 왕복 1.8km,

천왕봉에서 중산리 까지 5.4km를 모두 합하면 최대 35.3km에 이르는 거리다.

 

지리능선으로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보며 지리품속으로 들어선다(천은사 입장료 1,600원).

 

2009. 2월 화대종주 때는 새벽 4시 半을 조금 넘긴 시각에 헤드렌턴을 켜고 화엄사를 출발했다. 

 

성삼재에서 도로를 따라 1.5km를 지나온 지점으로 계단으로 올라서면 노고단고개 까지 1.1km만

더 가면 되지만 우측의 편안한 길을 선택하면 3.2km를 걸어야 노고단고개에 닿을 수 있다.

 

계단을 올라서면 다시 도로가 이어진다.

 

계단을 올라서서 3~4백 미터 진행한 지점으로 여기서도 도로를 가로질러 돌계단을 오른다.

 

 

돌계단을 올라서면 노고단 정상이 올려다 보이고 대피소가 있다.

 

노고단대피소 앞에서 인증샷을 날린다.

날씨가 온화하여 속옷을 하나 둘 벗어 배낭에 넣고 노고단고개로 오른다.

 

노고단고개 오르는 길.

 

노고단으로 오르며 뒤돌아 본 풍경.

 

진행 좌측으로 보이는 노고단 돌탑.

 

2009. 2월 화대종주 당시 돌탑 앞에서........

 

진행 우측의 노고단 정상으로 접근해 지리10경 중 하나인 노고단 운해를 감상하고 싶었으나 여러가지

사정을 감안하여 눈팅만 하고 오름은 생략했다.

 

국민은행 지점장 출신으로 대한산악연맹 서울시연맹 이사를 역임했고 한국한시협회, 한국시조인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半山 韓相哲님은 지리10경 중 제2경인 노고단운해를 이렇게 노래했다.

 

                  老     姑     雲     海

돌탑에 맴돈 채운彩雲  할미는 우화등선羽化登仙

송도松濤가 밀려오니 벽산碧山은 뒷걸음질

천만리 구름바다 위 수미산정須彌山頂

 

노고단고개에 섰다.

이제 본격적으로 지리의 품속을 안기게 된다.

 

노고단 파노라마.

 

버들 강아지가 반야봉의 때 이른 봄을 기다리며 산객을 반겨 맞는다.

 

눈이 가물은 요즘이지만 북사면 응달은 겨울산행의 묘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뒤돌아 본 노고단.

 

돼지령을 지나간다.

 

조금 더 진행하면 피아골 삼거리에 이르게 된다.

 

우측으로 진행하면 단풍이 유명한 피아골을 거쳐 직전마을로 내려서게 된다.

지리주능선은 살짝 좌측으로 이어진다.

 

 

 

            직전단풍稷田丹楓

하늘도 물이 들면 사람도 붉게 타고

퍼런 소沼  수심水心위로 님의 얼굴 떠오를 적

피아골 삼홍三紅에 홀려 산이 몸을 던지네.

 

피아골의 단풍은 지리산 제일이다.

산도 사람도 물도 붉어지는 삼홍소三紅沼에 비친 자신을 보면 그속으로 풍덩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고 하는데 지리10경 중 7경인 피아골 단풍을 한상철님은 이렇게 노래했다.

 

조금 더 가면 임걸령이다.

 

임걸령에는 사철 마르지 않는 샘물이 있어 식수를 보충하기에 좋다.

 

완만한 오름길을 20~30분 쯤 진행하여 노루목에 다다른다.

여기서 직진하면 반야봉으로 가게되고 우측으로 방향을 살짝 틀면 삼도봉으로 직접 진행하는 길이다.

 

약2백 미터 가량 올라서면 반야봉삼거리에 이른다.

 

반야봉은 좌측으로 0.8km, 우측으로 가면 노루목에서 삼도봉으로 진행하는 등로와 만나게 되는데

우리는 반야봉을 왕복하고 여기로 되돌아와 우측으로 내려서서 삼도봉으로 간다.

 

반야봉으로 오르면서 뒤돌아 본 지나온 길....우측의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선명하다.

 

파노라마.

 

반야봉 오르는 돌계단길.

 

드디어 반야봉에 이르렀다.

몇 번 지리주능선을 지나갔지만 반야봉은 오늘로써 두 번째 상봉하는 감회에 젖는다.

 

우리 이외는 아무도 없어 친구들과 손가락을 번갈아 인증을 남긴다.

 

 

2009. 2월 화대종주 때였다..........그 때는 정상석이 현재와 다르게 한자로 쓰여 있었다. 

 

             반야낙조般若落照

노을이 불을 질러 등신불等身佛 태우는데

생사生死에 초연하니 고해苦海조차 포근하네

미망迷忘을 털어내련 듯 황금빛의 큰 불두佛頭.

 

여름 날 해거름에 반야봉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서쪽 하늘의 황홀한 낙조는 자연이 인간에게 베푸는

축제중에서도 가장 경건하고 의미심장한 축제라는데 아직 반야낙조를 경험한 적이 없다.

반야낙조는 지리10경 중 제3경에 해당한다.

 

반야봉에서 보는 지리의 능선.

 

반야봉을 뒤로 하고 내려서서 반야봉 삼거리를 지나 삼도봉으로 향한다.

 

전라남도와 전라북도, 경상남도가 경계를 이루는 삼도봉에 올라섰다.

 

오리지널 삼도봉은 충청북도 영동군과 경상북도 금릉군, 전라북도 무주군에 걸쳐 三道를 경계짓고 있는

백두대간상의 삼도봉으로 대화합 기념탑이 세워져 있다(2014. 7 월 두번 째 백두대간 종주시 촬영).

 

삼도봉에서 김밥과 간식으로 지리산에 들어 첫 식사를 했다.

 

식사 후 반야봉을 배경으로 선 친구들.......한 친구는 먼저 길을 재촉해 떠난 뒤였다.

 

2009. 2월 화대종주시 친구와......그 날은 눈발이 화대종주를 축하해 주고 있었다.

 

배낭을 추스리고 다시 여정을 시작한다.

 

화개재에 이르렀다.

왼쪽으로 발길을 틀면 뱀사골로 내려설 수 있다는데 난 아직도 그곳에 발길을 들여본 적이 없다.

이정표는 오늘의 종착지 연하천대피소가 4.2km 남았다고 안내한다.

 

 

부활의 기다림이 아름답다.

 

 

 

40분 가량 완만한 오름길을 진행하여 토끼봉에 이르렀다.

 

진행방향의 명선봉과 칠선봉, 영신봉을 지나 연하봉, 제석봉을 거쳐 천왕봉 까지 주능선이 이어진다.

 

당겨 본 천왕봉으로 흐르는 지리주능선.

 

지나온 삼도봉과 반야봉.

 

명선봉을 올라서면 곧 연하천대피소로 내려서게 된다.

 

2009. 2월 화대종주 때는 이런 분위기였구나!

 

명선봉을 지나간다.

 

명선봉은 해발 1,586m로써 노고단에서 부터 세석대피소가 있는 영신봉 까지는 1,300~1,600m의 능선을

완만하게 오르내리며 진행하게 되어 특별하게 어려운 구간이 없는 평이한 산행이 이어진다. 

 

명신봉을 지나 계단길을 내려서면 산객들의 휴식처 연하천대피소가 자리잡고 있다.

 

성삼재를 출발하여 8시간을 넘게 遊山하여 오늘의 목적지 연하천대피소에 안착했다.

 

 

연하천대피소는 예전에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여 난방을 하는 방식이어서 흐린 날에는 추위에

떨어가며 숙박해야 했으나 이번에 묵을 때는 전면적으로 개보수하여 난방이 잘되고 있었고

시설도 쾌적해 하룻밤을 유숙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2009. 2월 화대종주하며 묵었을 때의 연하천대피소다. 

시설을 개보수 하면서도 벽체는 그대로 유지한 채 내부 시설을 고치고 난방방식을 바꾼 것 같다.

 

 

 

 

입실수속을 마치고 취사장으로 이동하여 버너불를 피우고 거하게 저녁만찬을 했으나 시간은 고작

7시를 갓넘겼을 뿐이었고 저녁 8시가 되자 대피소는 어김없이 소등되고 어둠이 깔린 긴긴 밤이

계속돼 마치 히말라야 깊은 산중에 든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실컷 자고 일어나 시계를 보니 11시를 겨우 넘긴 초저녁으로 그때 부터 하릴없이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까만 허공에서 초롱초롱 하늘을 수놓고 있는 뭇별들과 인사하며 밤이 새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산객들이 거의 떠나고 난 후 느지막하게 취사장에서 라면에 누룽지를 넣어 끓여 먹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이틀 째 지리산 품속을 더듬기 시작한다.

 

이틀 째 산행을 시작하며............

 

2009. 2월 화대종주시 연하천을 나서며...........

 

연하천을 나서는 눈길이다.

 

삼각고지초소가 있는 지점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연하천삼거리를 거쳐 음정으로 내려설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는데 한 친구가 무릎관절이 안좋다며 중탈中脫을 결심한 듯 이정표에 눈길을 꼿는다.

 

 

삼각고지초소가 있는 음정갈림길에서 3~4분 오르면 삼각고지에 올라서는데 조망이 좋다.

 

아무래도 중탈을 막지 못할 것 같고 또 막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친구들을 불러 세웠다. 

 

이후 형제봉 까지는 바위구간이 이어지는데 날씨는 어제보다도 더욱 온순해져 봄날 같은 날씨다.

 

 

형제봉이 눈앞으로 다가선다.

 

 

2009. 2월 이곳을 지날 때 형제봉의 노송은 눈속에서도 고고하게 서 있었는데..........

 

형제봉을 돌아 간다.

 

형제봉 이정표는 노고단 12.6km, 오늘 유숙할 장터목대피소 11.2km라고 알려주고 있었다.

 

친구들과 지나온 형제봉을 배경으로 조망바위에 섰다.

 

잠시 간식을 하고 벽소령대피소로 진행한다.

 

 

연하천에서 두 시간 가량을 걸어 벽소령대피소에 도착했다.

 

벽소령대피소碧宵領待避所에서 보는 새벽 달빛은 너무 교교해 사람들 가슴을 멎게 한다는데 아직 여기서

밤을 지새워 본 경험이 없어 그 감흥을 알지 못함이 아쉬울 뿐이다. 

 

벽소명월碧宵明月은 지리10경 중 제4경으로 꼽히는데 한상철님은 이렇게 노래했다.

 

륙색(배낭)은 천근인데 산모퉁인 턱을 괴고

재 넘어 장끼 울음 곤한 하늘 깨운다만

밤볼 진 옥토끼 웃음 동공瞳孔속에 지누나.

 

결국 관절통증이 심해진 친구는 여기서 음정으로 하산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이제 셋이서 인적이 거의 없는 지리주능을 더듬어 간다.

 

 

벽소령대피소에서 2.4km를 지나 선비샘에 이르렀다.

 

선비샘은 파이프를 통해서 졸졸 흐르고 있었는데 갈수기 때는 물이 말라 취수가 불가능할 때도 있다.

 

배낭을 내리고 참이슬 몇 방울로 목을 적시며 간식한 후 다시 길을 간다.

 

 

친구야! 길 떠난지 얼마나 됐다고 이러시는가?

일어서시게......찬찬히 걸어 보자구!

 

잠시 산죽길을 지나 전망이 좋은 조망봉에 이르렀다.

 

전망이 압권인 암봉.

 

 

칠선봉이 코앞이고 영신봉 너머로 촛대봉이 고개를 내밀고 있고 왼쪽으로 삼신봉, 연하봉, 제석봉,

천왕봉이 천지간 경계를 그리며 펼쳐진다.

 

조망봉에서...........

 

핸드폰과 카메라 놀음을 한참 한 후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2009. 2월에는 이런 풍광이었구만!

 

칠선봉 앞에 다다랐다.

 

 

칠선봉 주변은 정녕 일곱 신선들이 유희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한 풍광이다. 

 

우린 그런 仙景을 뒤로 하고 여정을 이어간다.

 

칠선봉에서 계단으로 고도를 낮춘 후 영신봉을 향해 된오름짓을 하게 되는데 약간의 땀을 요구한다.

 

계단 내림 후 다시 힘겹게 계단을 오르고 있는 친구.

 

계단을 올라서면 수고를 보상이라도 하 듯 기암괴석이 반기고 조망이 시원하게 터진다.

 

 

 

영신봉을 지나간다.

영신봉 정상은 좌측의 출입금지 밧줄을 넘어 2~3백 미터 쯤 더 올라야 한다.

 

영신봉을 지나자 세석대피소가 모습을 드러내며 손짓하고 있으나 조금이라도 체력을 아끼기 위해서

대피소에 내려서지 않고 곧바로 촛대봉으로 직진하기로 했다.

 

우측의 세석대피소로 내려서지 않고 직진했다.

 

세석대피소에서 오르는 길과 마주쳤다.

이곳 세석대피소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진행하면 한신계곡을 통해 백무동으로 내려설 수 있고

오늘의 종착지 장터목대피소는 3.4km를 더 가야 만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뒤돌아 본 영신봉과 세석대피소.

 

이름 그대로 잔돌이 많고 시원한 물이 콸콸 쏟아지는 광대한 세석평전細石平田에는 5월 부터 6월 말까지

수십 만 그루의 철쭉이 꽃망울을 터뜨리며 한바탕 흐드러진 잔치가 벌어지는데 세석평전의 철쭉은

지리10경 중 제8경으로 꼽히고 있다.

 

평전平田에 꽃불 번져 청노루가 화들짝

산 비친 도래샘 가 흐드러진 꽃과자를

혹여나 아이들 따먹을라 개꽃임을 알리게.

 

촛대봉에 올라섰다.

고도를 높이고 오후에 들어서자 공기가 제법 차가워졌다.

 

촛대봉 이정표는 장터목 2.7km, 천왕봉 4.4km를 알리며 외로이 찬바람을 맞고 있었다.

 

촛대봉을 내려서며 지나온 능선을 조망한다.

가까이 영신봉이 보이고 능선 저 멀리 반야봉의 좌정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진행방향으로는 삼신봉, 연하봉, 제석봉 너머로 천왕봉이 우뚝하다.

 

얼마나 긴 세월 북풍한설을 견뎌온 것일까?

 

2009. 2월에 보았던 이 장수목은 보이질 않았다.

 

세석대피소에서 2.1km를 왔고 장터목대피소는 1.4km가 남았다고 안내한다.

 

2009. 2월 화대종주시 이런 장난기가 발동하던 선배님도 어언 칠순이 되셨다.

 

연하봉에 올라서면 곧 장터목대피소겠지?......체력이 바닥난 친구의 발걸음이 자꾸만 더뎌진다. 

 

삼신봉으로 올라서는 등로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삼신봉을 지나 연하봉에 이르렀다.

연하봉 이정표는 장터목대피소가 불과 0.8km밖에 남지 않았다고 격려하고 나선다.

 

 

 

연하봉 파노라마.

 

연하선경煙霞仙境을 한상철님은 이렇게 노래했다.

 

오색수五色水 세류細流 따라 물안개 펴오르고

아침 놀 봉우리에 기송奇松은 청청靑靑하나

신선이 하계下界치 않아 미점米點찍지 못하네.

 

고색창연하게 이끼 낀 연하봉의 기암괴석, 층암절벽 사이로 고사목과 어우러진 운무가 홀연히 흘러가고

천왕봉을 향해 기운차게 뻗어 오른 크고 작은 지리산의 산줄기 사이사이에는 온갖 기화요초와

이름 모를 풀들이 지리산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처럼 선경을 자아내고 있는 연화선경은

지리10경 중 제5경에 해당한다.

 

운무雲霧 대신 음산한 한기가 흐르는 연하봉을 지나쳐 오르는 저쪽으로 제석봉과 천왕봉이

고개를 쳐들고 다가서는 산객을 환영한다.

 

 

전에는 들어보지 못했던 일출봉이란다.

세석에서 일찌기 출발한 산객들이 천왕봉에 오르기 전 이곳에서 일출을 맞이하는가 보다.

 

어쨌던 이제 오늘의 종착지 장터목이 넘어지면 코닿을 만큼 가까워졌다.

 

내일 걸어갈 제석봉과 천왕봉을 잇는 능선이 유려하게 흐른다.

 

드디어 장터목대피소가 눈앞으로 다가섰다.

 

먼저 도착한 친구의 반가운 마중을 받으며 장터목에 들어섰다.

 

장터목은 `산청군 사천면 사람들과 함양군 마천면 사람들이 물물교환과 물건을 사고 팔던 곳'이라 하여

유래된 지명으로 장터목대피소는 1971년 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리산 산장'으로 시작하여 수 차례

개보수를 거듭한 결과 지금은 155명을 수용하는 산객들의 휴식처로 자리잡고 있다.

 

2009. 2월 화대종주시의 장터목대피소.

 

2015. 10월 백무동에서 천왕봉을 왕복할 때 들렀던 장터목대피소에서 초딩들과.........

 

2009. 2월 묵어 간 이후 물경 근 8년만에 다시 들었으나 그 때의 기억은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아무튼 그 때 보다 시설이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였다.

 

먼저 도착한 친구가 배정받아 논 숙소에 짐을 풀고 취사장에서 산객들과 어울려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새벽에 천왕봉 일출을 보기 위한 산객들과 국내 굴지의 재벌회사 신입사원 수십 명이 연수차

이곳에서 숙박하는 관계로 비수기지만 취사장은 북적거리고 있었다.

 

봄날 같은 일기속에 잔설이 곳곳에 숨겨진 장쾌한 지리능선을 여유자적 유람하고 난방이 과할 정도로

잘 돼있는 숙소에서 반바지, 반팔 차림으로 긴긴 밤과 싸우며 몇 차례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서 

어둠이 지배하고 있는 장터목 하늘의 총총한 별들을 만났다.

 

전 날 천왕봉의 날씨를 검색해 보니 구름이 많이 낀다는 예보여서 천왕봉 일출을 포기하고

산객들이 모두 빠져 나간 텅빈 대피소에서 느지막하게 아침식사를 하며 지리산 일출을 맞았는데 

역시 지리산 일출은 색다른 감동을 하기에 충분했다.

 

 

 

 

 

장터목에서 보는 지리일출.

 

일출을 감상하고 배낭을 챙겨 여유스런 천왕봉 오름을 시작했다.

 

2015. 10월 백무동에서 제석봉을 오르며 뒤돌아 본 장터목대피소의 가을풍경. 

 

제석봉을 오르며 뒤돌아 본 장터목 방향의 연하봉, 삼신봉, 영신봉 능선.

 

우측으로 이어지고 있는 칠선봉, 삼도봉, 반야봉과 만복대, 좌측의 노고단 까지 조망한다.

 

파노라마. 

 

제석봉의 고사목은 또 다른 감회를 부른다.

 

제석봉 오름길은 유유히 이어진다.

제석봉의 고사목 풍경은 예전 한 도벌꾼이 벌목 사실을 숨기기 위하여 불을 질러 숲을 태웠는데

세월이 흐르며 식생이 복원되는 중에 있으며 그 때 쓰러진 고사목이 인간들의 탐심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진행 좌측엔 햇살이 따사롭게 스며들고,

 

진행 우측으로 보는 운무와 고사목의 선경이 한 폭의 동양화로 다가온다. 

 

 

 

2015. 10월 제석봉의 가을풍경. 

 

제석봉 전망대에서 보는 지리능선.

 

지리산을 유람한 선인들. 

 

제석봉을 지나 천왕봉을 향해 걷는다.

 

응달에는 잔설이 제법 두툼하게 깔려 있지만 몸으로 스며드는 공기는 부드럽기만 하다.

 

몇 번 본적이 있는 망부석은 아직도 서방님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바둑이도 천왕봉 길목을 계속해 지키고 있구나!

 

천왕봉으로 오르는 통천문을 지나간다.

 

2009. 2월 화대종주시 통천문에서........

 

천왕봉을 오르며 뒤돌아 본 지리능선........참으로 가슴 벅차다!

 

천왕봉 오름길.

 

뒤돌아 본 지리 파노라마.

 

천왕봉에 접근했다.

 

천왕봉으로 오르며 좌측으로 보는 중봉, 써리봉, 하봉 방향.

 

드디어 2박3일만에 천왕봉에 섰다.

 

천왕봉은 유래없이 한가했다.

즉석에서 친구들과 차례차례 천왕봉 半裸 쎄레모니를 펼쳤다. 

 

 

반라 쎄레모니 연출 후 우리는 정상주로 천왕봉 등정을 자축했다.

 

2009. 2월 화대종주 당시 천왕봉에서..........

 

그 때의 일출 장면.

 

천왕봉 일출은 장엄 그 자체로 삼대에 걸쳐 적선을 않고는 볼 수 없다고 하며 지리10경 중 제1경이다.

한상철님은 천왕 일출을 이렇게 읊었다.

 

두류산 제일봉第一峰 위 해돋이 휘황輝煌 커다

태초의 붉은 광채 만인萬人에게 차별 없나

삼대三代를 적선積善 않고는 볼 수 없는 백호白毫여!

 

천왕봉에서 보는 지리풍광.

 

30餘 분 머물다 천왕봉을 내려서는데 국내 굴지의 자동차그룹 신입사원 300餘 명이 연수차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오르고 있었다.

 

중산리로 내려서는 길.

 

남강의 발원지인 천왕생을 지나간다.

 

돌계단 급경삿길은 상당히 길게 이어진다.

 

천왕봉에서 800미터 내려와 개선문을 지난다.

 

 

 

또 다시 이어지는 내림길.

 

법계사는 천왕봉에서 2km를 지나온 곳에 위치해 있다. 

 

곧 로타리대피소에 이른다.

 

우리는 칼바위를 지나 중산리로 내려선다.

 

로타리대피소 헬기장에서 천왕봉을 배경으로 선 친구들.

 

망바위를 지나서..............

 

 

장터목에서 내려서는 등로와 합류되는 지점에 이르렀다.

잠시 목을 축이고 중산리 하산을 이어간다.

 

 

칼바위를 지나고..........

 

경삿길을 완전히 벗어났다.

함양에서 마중나온 친구가 바위 뒤에서 山神처럼 불쑥 나타났다.

 

스틱 쎄레모니로 2박3일 지리주능선 종주를 자축한다.

 

여기까지 마중나온 친구야! 반갑고 고마워^^ 

 

중산리 야영장을 나선다.

 

배낭을 정리하여 중산리탐방안내소를 빠져 나왔다.

 

지리산은 1967년 12월 국내 최초로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되었다.

 

2009. 2월 2박3일 화대종주시 천왕봉에서 중봉, 써리봉을 지나 치밭목대피소을 거쳐 대원사로 하산했다.

 

 

 

 

 

 

 

함양군 백전면에 둥지를 틀고 제2의 인생을 구가하고 있는 친구집으로 왔다.

 

친구가 손수 장만한 음식으로 늦도록 회포를 풀고 아침에 일어나 눈길을 걸어 내곡마을로 내려와

군내버스를 타고 함양읍내로 이동해서 동서울행 함양지리산고속버스(18,000원)를 타고

귀경함으로 3박4일의 꿈같은 지리산 종주 일정을 마무리했다.

 

친구집을 나서며 여천재如天齋를 배경으로...........

 

지리산에서 못 즐긴 설경을 마음껏 만끽했다.

 

친구는 청미래마을에 보금자리를 틀고 있었다.

 

 

버스정류장 앞 내곡리 마을회관.

 

내곡마을 버스정류장.

 

함양시외버스터미널.

 

♣여행일시: 2017. 1. 17~1. 20(화~금요일).

 

♣여행지역: 지리주능선 종주및 함양 백전면 청미래마을 방문.

 

♣여행날씨: 대체로 맑고 온화함.

 

★반야봉은 100명산 중 첫 번째로, 천왕봉은 세 번째로 인증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