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한 2박3일 삼척 여행- 태고적 신비를 머금은 이끼계곡을 찾아서
삼척여행 2일차로 오늘은 그토록 고대하던 육백산 이끼계곡을 찾아간다.
나홀로 왔다면 강원대 삼척분교에서 시작하여 육백산을 종주하며 이끼계곡을 찾았을 것이나
외손자를 비롯한 온가족을 대동하고 갔으니 제일 짧은 코스를 선택해야 했지만 이마저도
7Km가 넘는 만만치 않은 산행이었다.
T- map 네비로 무건리를 찍고 달려서 산기2교와 3교를 건넜다.
2~3분 더 달려 석회석 광산입구를 통과했다.
삼척에는 곳곳에 시멘트 공장이 있었는데 역시 여기도 시멘트를 채굴하는 석회석 광산이다.
석회석 광산 화장실에 있는` ←이끼폭포방향'이라고 조그맣게 표시한 문구가 이끼폭포를 안내하는
유일한 이정표로 이제 다시 어디에도 이끼폭포 안내표시는 없다.
석회석 광산을 지나 꼬불거리는 도로를 10분 쯤 더 달려 차량출입통제소에 이르렀다.
이끼계곡을 찾아온 많은 차량들이 주차해 있었고 우측의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 오르기 시작했다.
입구에 차량출입 금지 안내문이 있었지만 오르면서 곳곳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들이 보였다.
외손자와 큰 딸 내외, 아내는 여기까지................기다리기 힘들었다고~~~
막내 딸을 앞세우고 룰루랄라~~~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성황당(?)이..........이끼계곡 탐방객이 타고 온 차량이 분명한데.........
이 사람들 절간에 가서 고기 얻어 먹을 사람들이구만~~~~~능력자들이야~~~
능력 없는 우리 부녀는 튼튼한 두발로..............
딸래미가 무슨 꽃이냐고............닭의 장풀이라고...........시골에서는 달개비라고 불렀다고...........
며느리밥풀이 피어 있는 굽잇길을..............이 꽃 이름은 안물어 보드만.
뭐야~~~먼저 가을맞이 하는거야?
먼 옛적엔 바다였나?
난 능력이 없어서 너무 행복하다.
이런 멋진 길을 차타고 안가고 걸어서 갈 수 있으니............
간간히 들꽃이 말을 건다.
날 좀 보라고~~~어디 가냐고~~~행복 하냐구~~~
육백산 줄기인가?
안가봤으니 답답할 밖에..........언젠가 한 번 기회가 오겠지.
외딴집 주민의 상수도인가???
정말 오지 중 오지인 이곳에도 사람이 사는 흔적이...........동화속의 작은 마을이다.
딸래미 뭐하는겨?
이쁘다.
아빠하고 한라산 백록담도,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산도 동행해준 딸이다.
모시잔대야?
똑딱이 디카가 이럴땐 영 아니다.
이놈아! 뭘 그렇게 쳐다보누?
출입통제초소에서 한 시간 십 분 쯤 왔다.
나중에 알았다........ 간벌해서 소나무가 듬성듬성한 저 아래에 이끼계곡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요건 또 뭐여?
도로 좌측에 이 물건이 있고 반대편 우측에 이끼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표지기가 매달려 있는 우측으로 내려서는 길이 이끼계곡 가는 길이다.
비포장 도로를 따라 올 때 어디부턴가 물소리가 들리더니............우렁찬 폭포소리다.
한낮에도 달맞이꽃이 싱싱하네.
출입금지 출입문이 열려 있는데.............초소를 지키는 영감님 말로는 올 9월 부터 이끼계곡은
보호를 위해 다시 인간들의 발걸음 들여놓는 것을 금지한다고...........
열려 있는 출입문을 들어서면 급경사 내림길이 시작된다.
등산화를 착용하고 두팔에 스틱을 부여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서야 하겠다.
넘어지면 이끼폭포도 못보고 계곡으로 바로 추락인데 사진 보다 훨씬 더 급경사로 위험하다.
와우~~~눈앞에 나타났다.
이끼폭포 중 하단에 있는 폭포이고 밧줄을 잡고 위험하게 하단폭포를 올라서야 상단에 있는
더 신비스런 용소폭포를 만날 수 있다.
밧줄타고 상단폭포로 오르는 산객이 보이고..........
산객의 손가락을 빌어 딸래미와...................
하단 우측에도 폭포가............
맨발 벗고 접근한 하단 우측의 폭포.
우측폭포에서 본 좌측의 하단폭포,
한 컷 더...........
상단폭포로 오르는 루트.
가느다란 두 줄의 밧줄을 잡고 천천히 조심해서 올라야 한다.
과욕은 사고를 부른다.- 가끔 추락사고가 일어나는 모양인데 안전장치를 해놓으면 너무 많은
사람들의 발길에 신비스런 이끼계곡이 금방 훼손될테고..........잘 돼야 할텐데.......
밧줄타고 오르니 정말 황홀경이...........
딸래미와 번갈아.............
첩첩산중 울창한 원시림에 숨어 있는 이끼계곡, 용소폭포는 누구에게나 쉬이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정표도 없을 뿐더러 석회석 광산을 지나면서 차도가 좁아져 차량접근이 어렵고 깊은 산속을 헤매며
발품을 몇 시간 팔아야 겨우 만날 수 있으니-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듯 그 비경을 보는 순간 아!
외마디 감탄 뿐..............할말을 잊는다.
폭포가 떨어져 내려 잠시 머무는 용소(龍沼)는 그 푹이 3m, 깊이는 10m에 달한다고............
많은 비가 내린지 얼마 안되어 수량이 풍부하여 더욱 멋지구나!!!
이끼폭포는 원시적 자연을 고이 간직한 두리봉과 삿갓봉 사이로 난 성황골에 깊숙히 숨어 있는데
한때는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필수 출사코스로 여겨지던 곳으로 환경보호 등의 이유로 수년 간 출입이
금지되었다가 재작년인가 출입이 허용되었으나 다시 올해 9월 부터 금지된다고 한다.
딸래미도 너무 신비로운 모습을 보았다고 만면에 웃음이 가득하다.
한 시간 10분 가량 꿈속에서 태고의 선경을 만났다.
암벽을 떨어져 내리는 영롱한 물방울들이 내 가슴속 깊숙히 흐르고 있었다.
아듀~~~이끼폭포여!!!
가족이 기다리고 있으니...........아쉬운 발걸음이다.
옛날에는 화전을 일구며 살았던 집이겠지?
전봇대가 서 있는 걸 보니 예전의 화전민은 아닌 듯.......그러나 아무나 이런 오지에 살 수 있는 건 아니겠지.
이 출입문이 9월부터 몇 년 동안 닫힌다고 한다(정확한 정보는 확인 요망).
더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날 기회가 있겠지.
육백산에서 내려오는 산객들과 만났다.
여기가 바로 이끼폭포 입구다.
아! 육백산!!!
다시 보자!!! 육백산아!!!
왕복 서너 시간 땡볕에 땀흘리는 수고가 전혀 헛되지 않다는 생각이다.
아! 저 곳.
이토록 아름다운 길을 걸을 수 있는 특권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언제나 우아하고 늠름한 기품이 넘치는 황장목(금강송).
비포장도로는 여기서 끝나고...............
봐달라고?
걸음이 바쁘다니까~~~~
세 시간 넘게 무더위에 기다렸다고...........미안혀요~~~
산불감시초소가 입산통제소를 겸하는 듯............
삼척시내로 들어오며 예약한 식당으로..............
숙소에 돌아왔다.
숙소에서 보는 해변.
숙소의 시설들.
바닷가로..................조개잡으러................
아까는 기다리느라 고생혔어..........
먹을 만큼만 잡으랬더니.............오늘 하루도 가족들과 이렇게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