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백의 등로에 발길을 들이다- 호남정맥 2구간.
오늘은 금남호남정맥을 끝내고 작년 년말 호남정맥 종주를 시작한 M산악회를 따라 나선다.
이제 9정맥 중 마지막으로 남겨진 호남정맥에 발길을 내딛게 되었는데 예정대로라면
내년 3월에 대망의 1대간 9정맥 종주를 마감하게 될 것이다.
백두대간상의 영취산에서 분기한 금남호남정맥이 끝나는 조약봉에서는 다시 남북으로 두 개의
산줄기가 갈라져 그 중 하나는 북쪽으로 금남정맥으로 이어지고 남쪽으로는 호남정맥이
호남내륙을 관통하여 광양만 외망포구에서 그 모습을 가라 앉히게 되는데,
그 길이가 장장 430Km에 달해 9정맥 중 가장 긴 줄기를 이루고 있으며 내장산, 추월산, 무등산,
제암산, 일림산, 존제산, 고등산, 조계산, 백운산 등 약 70개의 산을 만들어 놓고 있는데
최고봉은 1,218m의 백운산이다.
2구간을 산행하기 위하여 집을 나서는데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캄캄한 대기속에서 칼바람은
용케도 옷속 깊이 찾아들고 있고 입김은 하얗게 허공으로 흩어진다.
세 시간 가까이를 달려 산행들머리를 찾아가는데 차량통행이 뜸한 지방도로에 이르니 꽁꽁 얼은 눈으로
마재를 넘지 못하고 헛바퀴만 도는 바람에 버스에서 내려 들머리로 접근한다(10:20).
들머리를 찾아 호남정맥 2구간 산행을 시작한다(10:31).
숨을 헐떡이며 경삿길을 진행하여 커다란 느티나무가 서 있는 정맥능선에 올라선다.
좌틀하며 정맥 마루금 밟기를 시작한다(10:47).
이후 별 난이도가 없는 등로를 진행하며 선답자들의 발자국을 따라간다.
눈은 점점 더 두꺼워져 深雪산행의 진미를 만끽하게 되지만 얼마 가지 못해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져
체력소모가 커지고 이따금 능선으로 기어오른 朔風이 안면을 휘갈기며 앙탈을 부려댄다.
일행들의 발길흔적이 보이는 우측으로.......................(11:52).
봉긋한 봉우리로 올라서면 어김없이 리본은 매달려 있고................
망가진 이정표.
스텐으로 만든 里程棒이 약한걸까?
평평한 봉우리 옆 나뭇가지에 달려있는 슬치 표지기.
인삼밭을 지나고..........................(12:09).
임실 상월리 방향의 조망.
사그락 사그락 발자국 따라 진행은 계속되고.......................Up-down이 심하지 않아 다행이다.
진행 좌측으로 펼쳐지는 은백세상.
Y갈림길 우측으로................
산짐승 가족의 나들이 흔적.
콘테이너가 있는 농장 울타리를 따라..........................(13:37).
농장안으로 진행.
올 겨울 최고의 심설산행을 경험한다.
나부끼는 표지기들.
임도 진행은 시작되고......................(14:04).
극명한 陰陽.
햇빛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햇빛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우주만물 중 일부다.
은백의 산수화.
좌측으로는 포항-익산간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굉음이 들려오고.....................
마찻길을 진행하고..............................
시멘트 포장도로로 나오면 박이뫼산 아래로 파란 물통 2개가 보인다.
방미산(568.6m)인가? 성미산(428)인가?
은백의 설산이 눈부시다.
박이뫼산에 올랐다(14:50).
오늘 등로를 진행하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름이 있는 봉우리다.
17번 도로를 조망하며 슬치리로 내려서고.................(15:01).
17번 도로에 내려서서 우측으로 1~2백 미터 진행하면 슬치 정류장과 횡단보도가 있으며 2~3십 미터 앞
SK주유소에 주차되어 있는 산악회 버스를 만나 호남정맥 2구간 산행을 마감한다(15:07).
우측의 완주군 상관면 방향.
전국적으로 확산된 구제역의 疫病이 하루빨리 퇴치되기를 기원한다.
발목까지 빠지는 눈쌓인 능선을 무거운 발걸음으로 네 시간 餘 진행하며 마주했던 싸늘한 냉기에서
정맥 중 제일 길다는 호남정맥 종주가 그리 녹녹치 않을 것임을 직감하는데 이어 질 그 능선에
발자국을 힘차게 내딛으며 진한 땀과 魂까지 유감없이 흩뿌리고 지나갈 것이다.
냉기에 얼어붙은 몸을 녹이지도 못하고 주유소 한켠에 주차해 있는 버스옆에 웅크리고 앉아
손을 불어가며 하산주를 겸한 이른 저녁식사를 하고 상경하는데 낮게 드리워진 허공에서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산행일시: 2011. 1. 15(토요일, 호남정맥 2구간).
▶산행구간: 마치~ 슬치~ 신전리재~ 황산재~ 박이뫼산~ 슬치(소재).
▶산행날씨: 맑은 후 차차 흐려지고 날씨 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