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맥과 지맥/한북감악지맥(完了)

무더위와 싸우며 감악지맥에 첫발을 들이다

영원한우보 2010. 6. 17. 23:28

 

연일 30도가 웃도는 초여름의 엄청난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주 축령지맥을 마치고 오늘부터 한북정맥에서 갈라져 나온 8지맥 중 여섯 번 째로 감악지맥

종주에 나서기로 하였다.

 

한북정맥 8지맥 중 명성, 왕방, 감악, 오두지맥은 임진강을 향해서, 화악, 명지(연인), 천마, 수락지맥은

한강을 향하여 흐르고 있는데 지금까지 화악지맥, 명지(연인)지맥, 천마지맥, 명성지맥, 오두지맥을

종주하였고 오늘부터 감악지맥 마루금 잇기에 나섰으니 앞으로 왕방지맥, 수락지맥 마루금이

우리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감악지맥이란 한북정맥상의 한강봉(460)에서 북서쪽으로 분기하여 436봉, 은봉산(380), 소사고개,

노고산(401), 스르네미고개, 266봉, 수레네미고개, 무건이고개, 368봉, 설머치고개, 감악산(675),

간패고개, 마차산(560), 431봉, 구정산(412)을 만들고 3번 국도상의 한탄강으로 그 맥을 떨구는

약 42Km에 이르는 산줄기를 일컫는다. 

 

 

 

우리는 나홀로 산행을 할 만큼 산에 미쳐 있지도 못하고 산행능력도 미천하여 그저 서너명이

주어진 시간에 건강을 생각해 놀며 쉬며 여유롭게 산행을 하고 있는데 오늘도 어디까지

딱히 정해놓은 구간이 없이 그만하고 싶을 때 산행을 접기로 하고 들머리를 찾아간다. 

 

가능역에서 만난 우리는 의정부에서 불광동 시외버스 터미날을 왕복하는 34번 버스를 이용해

두갈래로 멋지게 뻗은 느티나무가 서 있는 푸른마을아파트에서 내려 택시로 고비골고개를 거쳐

말머리고개까지 이동했다(09:17)

 

 

송추유스호스텔이 있는 말머리고개에 도착한 우리는 산행장비를 챙기며 간식으로 요기를 한 후

동쪽으로 난 계단을 통해 감악지맥 들머리를 찾아 오름을 시작한다(09:35).

 

송추유스호스텔이 있는 말머리고개는 오두지맥을 하며 지났던 장흥에서 백석읍으로 넘어가는 고개다. 

 

등로는 비교적 순탄하게 이어지고 있으나 날파리들이 안면으로 날아들며 시비를 걸어온다. 

 

약 20분 쯤 진행하여 한북정맥에서 오두지맥이 분기하는 지점에 이르렀다(09:53). 

 

한강봉산사랑산우회는 이 지점에서 계속되는 기존의 한북정맥을 도봉지맥으로 새롭게 분류하고

오두지맥으로 부르는 산줄기를 한북정맥의 연장으로 인식하여 이런 이정표를 세워 놓았는데

생각을 달리하는 누군가가 훼손한 흔적이 보인다.  

 

우리는 좌측방향의 한강봉을 향해 걸음을 옮겨간다.

 

노란 이정표가 서 있는 한강봉에 올라선다(10:09).

우측으로 계속 진행하면 한북정맥이 이어지고 오늘 시작하는 감악지맥은 좌측의 소나무 사이로

내려서야 하는데 날파리떼를 쫓으려고 멜빵에 끼운 나뭇가지가 군인들이 훈련하며 위장한 것 같다. 

 

녹음에 시야가 가려진 한강봉을 이정표와 삼각점 사이로 내려서며 감악지맥을 시작한다.

 

널찍한 등로를 진행하여 쉼터가 있는 436봉에 이르고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마루금을 이어간다. 

 

노송길을 걸어 이정표가 있는 안부 사거리에 이른다(10:30).

지맥길은 가업리 방향으로 직진이고 우측은 동화APT, 좌측으로는 장흥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평탄한 등로를 10餘 분 진행하여 느르미고개를 지나 우측의 임도같은 수렛길을 걷는다.

 

 

7~8분 후 49번 송전철탑을 지나고 수풀이 우거진 소로를 거쳐 임도로 내려서게 된다.

 

 

 

3~4분 임도를 진행하면 철문이 열려 있는 은봉산 입구인데 공군 제8*7*부대 종합전술훈련장이라는

간판이 세워져 있고 우리는 좌측의 넓은 임도를 따라 소사고개로 내려간다.

  

 

기산저수지를 내려다 보며 소사고개로 내려서면 탱크저지 방호벽이 설치되어 있는데 우리가 산행을

시작했던 말머리고개에서 이어져 온 39번 도로가 광적으로 향하고 있다.

 

 

말머리고개 방향은 송추I.C, 장흥으로 가는 길이고, 우측으로는 광탄가는 98번 도로가 연결된다. 

 

우리는 방호벽과 전봇대 사이로 지맥길을 이어간다(11:19).

 

산불감시초소를 지나고 조금 더 오르면 길바닥에 삼각점이 박혀 있는 등로를 거쳐 팔일봉 방향으로

완만한 오름길을 진행한다.  

 

 

무심코 잘 나있는 등로를 한참 진행했는데 처음부터 오를 의사가 없었던 팔일봉이 앞을 막아선다.

발길을 되돌려 임도로 떨어지는 갈림길을 찾아 좌틀한다(12:14).

 

 

동동북 방향으로 불곡산이 조망된다.

 

당겨 본 불곡산의 암릉이 멋지다.

얼마 전 가보니 임꺽정봉에는 밧줄대신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산행맛이 반감되는 느낌이었다. 

 

북쪽으로는 멀리 감악산이 보인다. 

 

줌을 당겨 본 감악산의 모습이다. 

 

임도로 내려서기 전 노아산 방향을 바라보니 구불거리며 오르는 임도가 멋지게 조망되는데 그런 기분은

잠시일 뿐 조금 후 조망도, 풍광도 별로인 그 길을 오르면서 땡볕과 사투하며 고생만 실컷했다.

 

임도로 내려서면 사거리인데 이곳을 하우고개라고 부른다.

우리가 내려선 방향은 전차포 피탄지 방향(은봉로)이라고 입간판이 서 있고, 앞에 보이는 좌측에는

전차포 사선방향(노야로)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이 길을 따라 마루금을 진행하게 된다.

 

궤도장비 이동로인 노야로는 시멘트 포장이 사라지고 황톳길이 시작되는데 뜨거운 햇볕이 사정없이

내려쪼여 숨이 턱턱 막혀 오기 시작한다.

 

비 온지 얼마나 되었을까 땅이 말라있어 망정이지 질퍽거렸다면 엄청 힘들게 진행할 길이었을 텐데

아무튼 이런 지맥길을 이어가는 것은 고난의 길이요 극기의 현장이다.

 

40餘 분을 걸어 올라 노아산이 좌측 옆으로 보이는 넓은 공터(330봉)에 올라선다(13:07).

 

남쪽방향으로 39번 도로를 따라 소사고개와 말머리고개가 보이고 말머리고개 좌측에는 한북정맥이,

우측으로는 오두지맥이 조망되고 있으며 우리가 오늘 걸어 온 감악지맥이 한강봉에서 분기해

은봉산으로 이어져 소사고개로 내려섰다가 우측으로 돌아 흐르는 모습이 일목요연하다.

 

줌을 당겨 말머리고개와 첼봉 사이로 드러난 도봉산 능선을 조망한다. 

 

군시설물이 있는 노아산 오름을 생략하고 축구장 보다 더 넓은 공터를 가로질러 지맥길을 찾는다. 

 

숲을 헤치고 공터(노아산 훈련장)를 내려서니 민간인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판이 서 있다.

 

우리는 그늘을 찾아 자리잡고 앉아 약 40餘 분 식사를 하며 휴식한 후 산행을 재개한다(14:00). 

 

5~6분 걸어 만나는 소나무 숲길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는 지맥길을 찾지 못하고 지나쳐 우리는 연곡리

도로로 떨어져 개내미고개까지 도로를 따라 걸었다.

 

연곡리 도로로 떨어지며 불곡산과 광적면 일대를 바라보고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도로를 따라가면

연곡1교차로를 지나 해유령전첩지가 보이고 계속 도로를 따라 개내미고개로 올라선다. 

  

 

해유령전첩지(蟹蹂嶺戰捷地)는 임진왜란 당시 한달도 못되어 한성을 점령하고 북진하던 왜적의

선봉대를 맞아 부원사 신각장군이 지휘하는 전사들이 싸워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전첩비를 세웠으며 경기도 기념물 제39호로 지정되어 있다. 

 

해유령전첩지에서 조금을 올라가면 화가카페로 들어가는 도로가 우측으로 보이지만 고갯마루까지

진행하여 당진한씨 세장비 앞에 앉아 땀을 닦으며 잘못 이어온 마루금을 복기한다.

 

개내미고개는 광적면과 백석읍을 잇는 360번 도로가 가로지른다.

 

 

당진한씨 묘지 옆으로 길을 만들며 능선으로 오르면 화가카페에서 오르는 길과 마주치게 되며

잘 조성된 묘지들이 이어져 나타난다. 

  

 

묘지를 지나며 지나온 지맥길을 돌아본다.

우측 제일 높은봉이 노아산이고 좌측으로 훈련장인 넓은 공터가 있는 330봉이 이어지며 우측 너머로

팔일봉이 노아산 뒤로 숨어있다.

 

왼쪽방향으로는 광적면과 불곡산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안동권씨 가족묘와 전주이씨 묘지 등 잘 가꾸어진 묘지지역을 지나 능선에 올라선다.

뒤돌아 보면 오늘 지나온 방향으로 노아산, 팔일봉, 은봉산 등이 보이고 줌을 당겨 첼봉 너머로

도봉산의 칼날능선을 조망한다. 

 

 

묘지구역을 지나 五枝松이 서 있는 공터(264봉)에 올라서서 목을 축인 후 또 발길을 옮긴다(15:31).  

 

임도 처럼 편안한 등로를 20분 정도 진행하여 넓은 공터에 내려선다.

 

공터를 지나쳐 내려서면 곧 삼현터널이 지나는 세우게고개가 나타난다(15:52). 

 

동물이동통로를 지나 세우게고개를 넘는다.  

 

소나무 경삿길을 오르면 곧 딱따구리연수원에서 오르는 산책길과 마주치게 되는데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위에 지쳐 배낭을 내려놓고 목을 축이는 횟수가 잦아진다.

2리터의 물이 곧 고갈될 위기를 맞는다.

 

운동기구가 있는 산책길 같은 등로를 지나 곧 임도로 내려서게 되는데 절개사면으로 올라서면

노고산으로 이어지는 지맥능선이지만 지뢰지대라는 경고판이 설치되어 있어 포기하고 

좌측의 임도를 따라 진행한다.

 

 

 

굽이치는 임도를 진행하며 뒤돌아 지나온 길을 조망한다.

불곡산에서 흘러내린 한북정맥은 작고개로 떨어졌다가 다시 호명산을 만든 후 한강봉을 거쳐 챌봉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한강봉에서 분기한 감악지맥이 우리를 향해서 다가서고 있다. 

 

호명산 뒷쪽으로 수락산이 옆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챌봉 너머로 도봉산 능선이 보인다.

말머리고개 우측으로 오두지맥이 흘러가고 있는 모습이 조망된다.

 

 

 불곡산을 다시 한 번 당겨본다.

 

한가로운 임도가 끝나고 군부대 정문으로 오르는 포장도로와 만난다(16:33).

 

부대정문으로 오르는 우측방향을 바라본다. 

 

노고산 정상에는 로켓포가 설치되어 있었다. 

 

우리는 좌측의 포장도로를 따라 진행하여 노고산을 우회한다.

 

군사도로를 진행하며 돌아보니 노고산 정상에 하얀 구름고리가 피어나고 있었다.

 

우측으로 미화레미콘 공장을 바라보며 갈곡리로 진행한다.

 

갈곡리 버스정류장으로 내려선다(16:58).

방호벽이 있는 우측으로는 오현리로 진행하게 되는데 스르레미고개에서 지맥 마루금과 연결된다.

우리는 여기서 산행을 접고 오현리에서 흐르는 냇물에 땀을 닦아내고 버스를 기다린다. 

 

두메산골이라는 음식점이 있는 갈곡리 버스정류장에서 금촌과 의정부를 오가는 32-1번 버스를 타고

양주역에서 전철로 환승하여 의정부로 이동해 냉면으로 갈증을 해결하고 귀가함으로 무더위와

사투하며 고전했던 감악지맥 1회차 산행을 무사히 마친다.   

 

 

산행일시: 2010. 6. 8(화요일. 감악지맥 1회차)

산행지역: 말머리고개~ 오두지맥 분기점~ 한강봉(감악지맥 분기점)~ 느르미고개~ 은봉산~

              소사고개~ 팔일봉 갈림길~ 하우고개~ 노아산 공터~ 개내미고개~ 세우게고개~ 노고산 우회

              ~ 갈곡리 버스정류소 

산행날씨: 맑고 무더움. 바람없음.

교      통: 소사역~ 가능역 전철(1,700원) 34번 버스환승 느티나무(푸른마을)마을 하차(+100원)

              푸른마을~ 말머리고개 택시 (8,000원).

              갈곡리 32-1번 버스 양주역 전철환승 의정부역 하차(1,200원), 저녁식사 후

              의정부역~ 소사역 전철(1,6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