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첩에서 꺼내 보는 유럽여행(4)- 이태리 첫날
어제는 스위스에서 이태리 밀라노로 넘어와 밀라노 듀오모 성당 주변을 관광한 후 숙소인
EURO hotel에 들어 하룻밤을 지내고 오늘은(8/25) 이번 유럽 관광 중 제일 오래 머무를 로마로
내려가면서 피사에 들러 가는 일정인데 4일 동안 이태리 반도를 Y자로 그리며 나폴리, 폼페이까지
내려갔다가 피렌체, 베니스를 거치면서 북진한 후 인스부르크로 이동하게 된다.
밀라노에서 아페니노 산맥을 넘고 롬바르디아 평원을 네 시간 이상을 지나며 제노바를 거쳐서
올리브나무, 포도밭, 해바라기가 빼곡히 들어서 있는 들판을 달려 피사로 향한다.
피사에 도착해 피사의 사탑을 관광하기 위해 열차(?)의 탑승을 기다리고 있는 관광객들.
피사의 사탑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기념품을 파는 많은 노점상들.
흑인들은 관광객들을 상대로 물건을 팔기 위해 흥정을 벌이고 있었다.
식사시간의 번잡함을 피하기 위해 중국식으로 일찌감치 점심을 먹고 피사의 사탑 관광을 시작하며
입구에서 일행들을 모아 인증 샷 한 컷 누르고........................
피사의 사탑은 피사 듀오모 성당의 세례당, 본당과 더불어 3대 건물의 하나인 종탑으로 세워졌는데
1174년 착공되어 3차에 걸쳐 1372년 완공되었으며 8층 중 3층이 지어졌을 때 이미 기울어진 것을
발견하고 시정하려는 노력이 있었으나 바로잡지 못하고 그대로 완공된 후 이태리는 지금도
더 이상 기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피사 듀오모 성당의 외벽과 출입구.
노틀담 성당이 성모마리아의 성당이라면 듀오모 성당은 주교자가 있는 성당을 일컫는다.
가까이서 본 피시의 사탑.
약 5.5도 가량이 기울어져 있다고 한다.
피사의 사탑 관광을 마치고 또 버스로 다섯 시간을 달려 로마에 입성했는데 우리가 달려온 이태리의
A1고속도로는 밀라노에서 나폴리까지 약 800Km로 무솔리니가 건설했으며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 A1고속도로를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로마로 들어서며 달리는 차창으로 보는 석양.
우리가 3일 동안 숙박할 Albatros hotel은 지중해변에 인접해 있어 주변 분위기가 좋았다.
아침에(8/26) 일어나 바라 본 지중해변.
호텔식에 라면을 곁들여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관광에 나선다.
오늘은 나폴리, 쏘렌토, 폼페이를 둘러보기로 하였다.
제일 먼저 로마에서 세 시간 이상을 달려 나폴리를 지나 도착한 비운의 도시 폼페이.
매표소 뒤로 2천 년 전 폼페이의 전성기를 짐작케하는 당시 화려했던 건물들의 잔해속으로
입장하는 길이 있었다.
뒤로는 폼페이를 순식간에 삼켜버린 베수비오 화산이 멀리 보이고 정면에 보이는 유적 잔해는
폼페이에서 가장 중요한 제우스 신전의 유물로서 신전 안에는 제우스, 헤라, 그리고
미네르바의 3신상이 있었다고 한다.
우선 인증 샷을 한 컷 누르고................
폼페이의 기원은 처음으로 오스키인들이 취락을 이루고 살기 시작하였고 BC 407~BC 424년 경에
에트루리아인들이 차지하였으며 그 뒤 BC 80년 까지 삼니트인들이 도시를 지배하였었는데
제정로마 초기에 전성기를 맞이한 폼페이는 고대도시로서 규모가 상당히 컸으며 인구는
2~5만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폼페이는 대폭발이 있기 전인 서기 63년 2월에 큰 지진으로 피해를 입고 복구해 더욱 훌륭한 도시로
재건되었으나 결국 79년 8월 베수비오 화산의 대폭발로 2~3m의 화산력(火山礫)과 화산재가
시가지를 덮어버려 약 천육백 년 동안 역사속에 묻히는 비운의 도시가 되었다.
화산재에 뒤덮여 화석이 된 유물들이 무수하게 발굴되어 전시되고 있는데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형상을 하고 있는 사람의 화석은 화산폭발의 공포속에서 유명을 달리하며 화석이 되어버린
그 당시 공포의 순간이 전해오는 듯 하다.
공중목욕탕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발견된 사람의 화석.
현지 가이드는 설명을 하면서도 날치기에 주의할 것을 계속 주문해 긴장을 늦출 수 없었고 이태리를
관광하는 동안 마피아와의 신경전을 벌여야 했는데 그럼에도 세계 각처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을 보면 볼거리가 많기는 많은 곳인가 보다.
잘 정비되어 있는 마찻길과 인도는 현대도시를 방불케 하는 계획도시였음을 엿볼 수 있었다.
당시 집창촌이었던 골목에는 남자의 성기를 새겨 놓아 환락가임을 알려주고 있었고 내부에는
성행위를 묘사하는 벽화들이 지금도 남아 있어 그 당시의 성문화를 짐작할 수 있었다.
도시 한켠에 있는 원형극장으로 중앙에 공연무대가 있으며 약 5,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인데
2천년 전 당시의 문화생활을 추측케 한다.
베수비오 화산은 폼페이를 완전히 삼켜 버리기 전에 식수원 고갈, 물고기의 이상현상 등 몇 차례
경고를 보냈지만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순간에 화산재를 품어내 눈깜짝 할 사이에
폼페이는 최후를 맞이 하게 되었다.
폼페이 관광을 마치고 나오며 인증 포즈를 취하면서 2천 년 전의 고대도시가 현대 문명에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수준이 높았음에 경탄하였고 인간의 힘이란 자연재해 앞에 얼마나
미미하고 보잘 것 없는 것인가를 생각하며 숙연해질 수 밖에 없었다.
폼페이 관광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한 후 해안도로를 따라 소렌토로 향했다.
소렌토 하면 `돌아오라 소렌토로(Come back to Sorrento)' 나 `오! 솔레미오(O sole mio)' 가
언뜻 머리에 떠올랐는데 차를 타고 해변을 달리며 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깎아지른 해안 절벽에 그림같이 자리잡고 있는 저택들은 조금 전 멀지 않은 곳에서 보았던
폼페이의 비운이나 악몽과는 너무 대조적인 느낌을 주고 있었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의 여유스러운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소렌토라는 지명은 로마인들이 이곳을 시레나(Sirena)의 땅이라는 뜻으로 수렌툼(Surrentum)이라고
부른데서 유래했는데 시레나는 달콤한 노래로 뱃사람들의 넋을 잃게한 뒤 바다에 빠져 죽게했다.
지중해 모험을 마치고 배를 타고 귀향하던 율리시즈는 그녀의 노래가 듣고 싶어 자기 몸을 돛대에
동여매고 선원들의 귀는 밀랍으로 막게한 뒤 이 바다를 지나갔다고 하는데 이 전설의 무대가
나폴리와 소렌토의 앞바다라고 하니 곧 여기가 아닌가!
소렌토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저 바다와 그리운 그 빛난 햇빛/ 내 맘속에 잠시라도 떠날 때가 없도다/
향기로운 꽃 만발한 아름다운 동산에서/ 내게 준 그 귀한 언약 어이하여 잊을까/
멀리 떠난 그대를 나는 홀로 사모하여/ 잊지 못할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노라/
돌아오라 이곳을 잊지말고/ 돌아오라 소렌토로 돌아오라/
나폴리로 이동하며 본 베수비오 화산.
나폴리에서 6Km 정도 떨어진 나폴리만에 인접해 있으며 화구를 중심으로 화산 쇄설물이 원뿔
모양으로 쌓인 성층화산인데 활화산으로 현재는 분출을 멈춘 채 증기를 뿜어내고 있다.
나폴리항 부근의 낡은 아파트.
오보 성(Castel Dell' Ovo).
나폴리港에 있는 오보 성은 일명 계란성이라고도 불리는데 나폴리에 남아 있는 성들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13세기에 나폴리를 정복한 프랑스의 앙주 왕가는 이곳을 감옥과
관저로 사용했으며 스페인이 이곳을 통치하고 있던 시절에는 대포를 설치했었다고 한다.
오보 성 앞에서...............
나폴리는 로마, 밀라노 다음으로 이탈리아 제3의 도시로 나폴리灣 안쪽에 위치하며 배후는 베수비오
화산의 서쪽 기슭까지 이르고 있는데 예로 부터 `나폴리를 보고 죽어라(See Naple and die).'
`나폴리를 보기 전에는 사랑도, 인생도, 예술도, 죽음조차도 논하지 말라.'는 이태리 속담이 있다.
나폴리는 시드니, 리오데자네이로와 함께 세계3대 美港으로 꼽는데 그 미항의 조건이라는 것이
첫째, 선상에서 바라볼 때 항구가 아름다워야 한다.
둘째, 수심이 깊어 큰 배가 쉽게 정박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파도가 심하지 않아야 한다.
즉, 아름답고 깊고 잔잔한 항구가 미항으로 꼽힌다는 것인데 이건 순전히 뱃사람들이 자기들의
편의를 고려해서 미항을 결정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베수비오 화산을 배경으로 바닷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맑은 에머랄드 수면위에 각종 선박들이 어우러져 있는 나폴리는
가슴속에 깊이 오랫동안 남아 있을 아름다운 항구임에 틀림이 없었다.
산타루치아(Santa Lucia).
창공의 빛난 별 물위에 어리어/ 바람은 고요히 불어오누나/
아름다운 동산 행복의 나폴리/ 산천과 초목들 기다리누나/
내배는 살같이 바다를 지난다/ 산타루치아 산타루치아/
산타루치아는 나폴리 수호신인 성녀 루치아의 이름이며 나폴리 해안의 지명이기도 한데
이 해안에서 황혼의 바다로 배를 저어가는 광경을 노래한 곡으로 나폴리 어부들 사이에 애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이태리의 작곡가 코트라우(T.Cottrau)가 작곡했다.
누오보 성(Castel Nuovo).
누오보 성이란 새로운 성이라는 뜻으로 13세기 앙주(Anjou)왕가의 카롤로 1세가 건설했으며
왕궁과 요새로 쓰였던 곳으로 지금은 치비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나폴리 시가지의 풍경.
마피아의 손길이 시시각각 노리고 있는 거리였지만 겉으로는 어찌나 여유롭고 평온하던지.............
공짜는 없시유~~~~~~동전 한 닢이라도 댓가가 필요하다.
나폴리 시가지를 구경하고 로마로 이동해 금강산 식당에서 한식으로 저녁식사를 마치고 자정이
거의 되어서야 숙소로 돌아와 잠자리에 드는 강행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