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가북계의 방화선을 걷다- 화악지맥 3구간
강변역 부근의 동서울터미날 주변은 안개가 자욱하다.
한강 수면위를 떠도는 물안개가 장관인데 안개가 걷히고 나면 날씨가 좋아 질 것이다.
8시 쯤 청평에 도착하자 햇빛이 비치기 시작하더니 가평터미날에 내리자 햇살이 눈부시다.
평소 화요일에는 한산했었는데 오늘은 휴일이라 그런지 가평터미날은 행락객들로 붐비고
나물을 채취하기 위해 산으로 향하는 나물꾼들은 배낭을 메고 행선지를 찾아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우리도 들머리를 찾아가기 위해 윗홍적 마을로 가는 08:35분 발 화악리 행 버스를 기다렸으나
승객들이 북적거려 택시를 이용해 홍적고개로 이동했다(08:30).
저번 구간에 내려섰던 홍적고개에 도착했다(08:53).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산행을 시작한 듯 고개 주변에는 챠량들이 여러 대 주차되어 있었다.
혹시 산불감시원이라도 만날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대충 배낭을 짊어지고 산행을 시작한다.
임도를 1~2백 미터 쯤 진행하다 절개지 사면을 따라 우측으로 내려서서 몽덕산을 향한다.
우측 아래로는 유연한 곡선길을 따라 홍적마을이 조망된다.
뒤돌아 보면 홍적고개를 넘어 저번 구간에 지나온 화악지맥 능선이 촛대봉까지 이어진다.
절개지 사면이 끝나는 봉우리에 올라 배낭을 내려놓고 목을 축이면서 짐을 정리하여 산행을
재개하는데(09:02) 잣나무 숲을 따라 방화선이 구축되어 있다.
은방울꽃, 쥐오줌풀, 홀아비꽃대, 양지꽃, 피나물, 매화말발도리 등 이름도 다 헤아릴 수 없도록
수많은 야생화가 눈을 즐겁게 하고 그늘이 드리운 방화선 능선에는 녹음의 향기가 가득하다.
진행방향으로 본 몽덕산 봉우리.
몽덕산(690m)에 도착했다(09:58).
홍적고개에서 2.2Km를 진행했고 가덕산은 2Km를 진행해야 만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이미 先着하여 휴식하고 있는 몇 분들을 만나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그들의 손을 빌어 몽가북계의
종주를 기념하는 사진 한 컷을 남긴다.
몽덕산 정상 표지석은 뽑힌 채 이정목에 기대어져 있었는데 튼튼하게 다시 시공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가덕산을 향해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남진한다.
몽덕산 정상부터 가덕산까지는 좌측으로 철조망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육산인 등로에서 몇 군데 안되는 바위구간을 통과한다.
각시붓꽃, 솜나물, 졸방제비꽃 등 눈웃음 치는 꽃들과 시선을 맞추며 방화선 녹음길을 넘는다.
납실고개로 내려선다(10:22).
우측으로 내려서면 윗홍적 마을로 가게 되고 좌측으로 내려서면 오월리를 지나 납실 마을로
가는 길이다.
납실고개를 내려서며 진행방향으로 올려다 본 740봉.
740봉을 여유로이 오른다.
뒤돌아 본 몽덕산 저 멀리 화악산 응봉이 높다랗게 멀리 조망된다.
740봉을 넘어 850봉을 향하는 방화선은 언제부턴가 널찍하게 이어지고 있어 직사광선을 받으며
올라야 하니 땀이 온몸을 적신다.
850봉을 넘어 가덕산을 향하며 뒤돌아 본 앵상골고개.
잣나무 숲을 끼고 진행방향 우측으로 내려서면 앵상골을 통해 큰멱골에 이르게 된다.
가덕산을 향한 방화선 오름길은 시야가 터져 조망이 좋으나 여름철 산행은 무더위와 힘겹게 싸우는
극기의 인내가 필요할 것 같으며 겨울에 오면 정말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가덕산 정상 오름길에서 뒤돌아 본 잣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앵상골고개 위로 850봉이,
그 뒤로 좌측에서 우측으로 활 같이 휘어지며 화악지맥 마루금이 촛대봉을 지나서 응봉으로, 다시
좌측으로 화악산이 조망된다.
좌측으로 눈을 더 돌리면 명지산과 아래로 연인산이 보이는데 명지지맥도 종주를 계획하고 있으니
언젠가 밟게 될 능선이다.
가덕산(駕德山. 858.1m)에 올라선다(10:56).
가덕산에 설치되어 있는 3등 삼각점.
다시 본 지나온 화악지맥 마루금.
정상을 내려서면 곧 바로 헬기장이 나오는데 진행 할 북배산은 우측으로, 좌측방향은 삿갓봉으로
가는 길이다.
삿갓봉 갈림길 이정표.
좌측으로 본 삿갓봉.
진행 정면의 북배산.
전명골재로 내려선다(11:24).
우측으로 내려서면 앵상골고개에서 내려오는 길과 합해져 멱골계곡을 따라 큰멱골에 이르게 된다.
봉우리를 또 하나 넘어 만나는(11:35) 퇴골고갯마루에는 커다란 고목이 서 있어 여름에 이곳을
지날 때 그늘에서 쉬어 가기에 좋을 것 같다.
조금 전에 지나왔던 전명골재에서도 북배산까지 1.5Km가 남았다고 하더니만 여기서도 1.5Km가
남아 있다고 안내하여 헷갈리게 만든다.
정확한 이정표가 설치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퇴골고개를 올라서면 남서쪽으로 788봉과 고도를 높이고 있는 북배산이 조망된다.
788봉을 넘어 헬기장을 지나간다(11:49).
북배산 오름길에는 노랑제비꽃이 등로를 따라 군락를 이루고 있어 장관이다.
북배산 정상 직전의 이정표는 우측으로 내려가면 작은 멱골로 간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정표 부근에서 뒤돌아 본 가덕산과,
좌측으로 고개를 더 돌리면 조망되는 촛대봉과 응봉, 화악산 정상과 중봉의 멋진 산줄기.
북배산 정상에 올라섰다(12:05).
북배산(北倍山. 867m) 정상석은 교통호 옆에 기다란 직사각형의 대리석으로 세워져 있다.
정상에서 2~3십 미터를 진행하면 2등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헬기장이 있다.
헬기장에서 1백 미터 쯤 진행하면 우측으로 작은멱골로 내려서게 되는데 북배산 정상에서
작은멱골로 내려서는 길과 합쳐지게 되며 조금 더 진행하여 좌측으로 내려서면 춘천 서면의
퇴골로 가게 된다.
방화선을 따라 우측으로 계관산이 보이고 좌측에는 삼악산이 멀리 조망된다.
점심식사 장소를 물색하며 좌우로 두리번 거려보나 그늘을 찾지 못하고 갈밭재로 내려서는 도중에
통나무에 걸터앉아 배낭을 내려놓고 휴식을 겸하여 식사를 하는데 땀을 식혀주는 미풍이 간간히
온몸을 감싼다.
식사를 마치고 갈밭재에 내려섰다가 690봉을 향하여 발길을 옮긴다(13:13).
진행하며 다시 본 계관산.
690봉을 내려서며 우측으로 본 목동리로 이어지는 계곡.
오랫만에 만나는 바위구간은 내려서기에 상당히 위험하다.
자라형상의 바위는 찾지 못하고 내려섰다.
바위구간을 지나 뒤돌아 본 690봉과 북배산의 모습.
거의 사용되지 않는 듯 보이는 헬기장을 지나 2~3분 내려서면 싸리재에 닿는다(13:55).
싸리재 이정표는 북배산에서 2.82Km를 진행했고 계관산 정상까지는 1.18Km가 남았음을 알려준다.
싸리재를 넘어 계관산 오름길은 땡볕이 내려쬐어 많은 땀을 요구한다.
계관산 정상 직전에 뒤돌아 본 화악산까지 이어지는 마루금이 웅장하다.
좌측으로 춘천방향을 바라보며 막바지 계관산 오름길을 오른다.
계관산(鷄冠山. 735.7m)에 올랐다((14:22).
네 시간 반 만에 몽가북계의 네 봉우리를 모두 밟았다.
방화선 양쪽으로 싱그러운 녹음을 보며 지나온 능선들은 파노라마의 연속이었다.
눈 쌓인 겨울철에 꼭 한 번 다시 찾으리라 다짐한다.
계관산 정상부에는 철쭉꽃이 만발해 있었고 우리는 여기서 한참을 쉬었다.
춘천시내와 의암호가 멋지게 조망된다.
무더위속에서 방화선을 진행하느라 극도로 심해진 갈증을 얼음물을 벌컥벌컥 들이켜 해결하고
한참을 휴식한 후 계관산을 내려섰다.
작은 촛대봉을 향해 오른다.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작은촛대봉에 올랐다(15:01).
좌측방향으로 이어지는 삼악산 능선이 우리를 유혹한다.
삼악산까지 진행할까 하는 의견도 제시되었지만 오늘은 일단 예정대로 가일고개로 내려서는
것으로 하고 한 구간을 더 늘려 삼악산을 찾아 가기로 하였다.
우리는 우측으로 가일고개를 향해 내려선다.
작은촛대봉 삼거리 이정표는 계관산에서 0.9Km를 내려 선 지점으로 좌측으로 내려서면
춘천 당림리, 삼악산까지 8Km, 우리가 내려서는 가평 개곡2리 달개지 율미촌까지는 6.1Km라고
안내되어 있는데 선등자들의 산행기를 보면 거리에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하고 삼악산까지
진행한 분들도 있었다.
내려서는 능선은 철쭉꽃이 이어지고 있었다.
하산 4.35Km라고 안내된 이정표를 지난다(15:28).
대략 오후 5시는 되어야 택시를 탈 수 있는 곳까지 내려설 수 있을 것 같다.
내려서며 나뭇가지 사이로 본 작은촛대봉.
가일고개로 내려선다(15:45).
다음 구간에는 이곳에 올라와 직진하여 남서방향으로 보납산까지 마루금을 잇게 된다.
절개봉을 우측으로 돌아 임도를 따라 1~2백 미터쯤 진행하다가 다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달개지를
지나 개곡2리로 내려서게 되는데 우리는 좌회전 직전에 계곡으로 들어가 더위에 찌든 온몸을
말끔히 씻어내고 여유롭게 내려선다(16:15).
개인 별장인가 종교시설인가 알 수 없는 잘 꾸며진 건물을 좌측으로 보며 내려간다.
내려서는 길가에는 쥐오줌풀, 꽃마리, 애기똥풀, 미나리냉이, 귀룽나무꽃, 조팝나무꽃 등이
눈길을 계속 붙잡고 있었고 개울에는 떨어진 꽃잎들이 수면을 하얗게 덮고 있었다.
가평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택시를 부른 후 포장도로를 따라 서서히 내려서는 길에는 아름답게
지어진 펜션들이 줄을 잇고 있었다.
오랫만에 보는 녹색이 넘실거리는 호밀밭.
택시를 타고 15분 쯤 달려 가평역에 도착했으나(17:18) 17시 20분 발 기차는 좌석은 물론 입석표도
매진되어 역앞에 있는 書藝家 부부가 운영한다는 운초예당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며 휴식하다가
한 시간을 기다려 18시 22분 발 청량리행 기차에 올랐다.
가평역사 안의 연인산 홍보 사진.
한 시간 동안 우리가 머믈렀던 운초예당.
가평역 앞의 거리가 정겹고 한가롭다.
검표를 마치고 선로에 들어서서 여유롭게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정다운 가족과 연인들.
일을 보기 위해서 업무적으로 이용하던 경부선이나 호남선 열차와는 또 다른 분위기로 삶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경춘선 열차 분위기가 처음에는 좀 어색했지만 곧 동화되면서 옛날의 추억을
회상하며 젊었던 시절로 시계바늘을 돌려놓고 있었다.
산행일자: 2009. 5. 5. 화요일(화악지맥 3회차)
산행지역: 홍적고개~ 몽덕산~ 가덕산~ 북배산~ 계관산~ 작은촛대봉~ 가일고개
날 씨: 맑고 무더움. 조망 보통임.
교 통: 동서울터미날 07:10발 춘천행 강원고속 승차 가평터미날 08:15 하차(4,500원),
가평터미날~ 홍적고개 택시(20,000원), 가일고개~ 달개지 도보 후 가평역 택시(12,000원),
가평역 18:22발 무궁화호 청량리 19:55착(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