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과 정맥/낙동정맥

천 리 길을 달려가 만난 몰운대- 낙동정맥 마지막 구간

영원한우보 2008. 10. 4. 22:36

 

 낙동정맥은 백두대간 天意峰(매봉산. 1303m) 동쪽 능선상에 있는 1145봉에서 분기하여 서쪽으로

 낙동강의 지류들을 만들어 내면서 동해안을 따라 남진하다가 몰운대에 이르러 바다 속으로

 몸을 낮춤으로써 천 리길 장정을 마감한다.  

 

 작년 백두대간 종주를 끝내고 시작한 낙동정맥이 드디어 오늘 마지막 구간을 산행하게 됨으로써

 남한의 아홉 개 정맥 중 세 번째로 종주를 마치게 되었는데 오늘은 당일 산행으로도 가능한

 거리지만 그동안 고락을 같이한 대원들과 걸어온 추억들을 더듬어 가며 자축연을 하기

 위해 무박으로 산행에 나선다.

 

 산행거리가 무박으로는 너무 짧아 아쉽다며 이 지역을 잘 아는 회원의 제의로 원래의 계획대로

 구덕령에서 출발하지 않고 동아대학교에서 산행을 시작해 승학산의 억새를 보며 구덕산 방향으로

 내려서다 승학산 삼거리에서 구덕령을 왕복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하였다.

 

 새벽 4시 반을 조금 넘겨 부산의 새벽공기를 가르며 낙동정맥의 마지막 구간 산행을 시작한다.

 

 헤드램프를 켠 채 동아대학교 주차장을 지나 오른쪽의 옹벽을 올라 산길로 들어서서 능선을 가며

 뒤돌아 보는 부산시내의 야경이 아름답다. 

                                (진행방향 좌측으로 바라 본 낙동강 하구의 야경)

 

 전위봉을 넘어 십 여 분을 더 진행하여 승학산에 도착했는데(06:03) 정상의 조망이 좋고 아직은

 어슴푸레한 어둠이 깔려 있지만 많은 지역 주민들이 산을 오르고 있었다. 

 

 승학산 정상석 옆에는 새천년을 맞이하여 사하구청에서 세운 돌비 뒷면에 `鶴鳴于天 聲聞四海'-

 `학이 하늘에서 우니 그 소리가 온세상에 퍼진다'는 문구가 음각되어 있는데 昇鶴山에서 

 昇天한  鶴의 울음소리가 새벽을 깨우는 듯 하다.

 

 승학산 정상에서 보는 몰운대 방향의 부산시내와 낙동강 하구의 모습. 

 

 

 승학산의 갈대길을 걸으며 구덕산 방향으로 진행한다.

 

길가의 쑥부쟁이가 곳곳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헬기장을 지나 조금을 내려서면 구덕령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나는 승학산 삼거리에 이른다(06:50).

 구덕령은 왼쪽으로 길을 따라 진행해야 하는데 일행 중 몇 분만이 구덕령을 왕복하고 대부분은

 우측의 구덕산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구덕산으로 진행하며 돌아 본 지나온 능선과 승학산.

 

 임도를 따라 진행하다 좌측으로 방향을 꺾어 부산항공무선소 가는 길로 진행하여 정문에서

 십 여 미터 쯤 못미쳐 우측의 산으로 올라서면 정상 표지석이 있는 구덕산에 이르는데

 (07:02) 이곳의 전망도 아주 좋다. 

 

 구덕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釜山灣과 오륙도.

 

 구덕산을 내려서서 시약산 방향으로 진행하며 왼쪽으로 보이는 蒔藥亭.

 일행들과 이곳에서 아침식사와 휴식을 하며 시내를 조망했다. 

 

 北港.

 

 南港과 남항대교.

 

 감천항.

 

 지나온 낙동정맥의 엄광산과 그 뒤에 서 있는 백양산.

 

 기상레이더관측소의 남쪽 모퉁이에 이르러 좌측의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시약산을 내려서며 다시 본 남항과 남항대교.

 

 대티고개로 내려서는 이정표.

 

 통나무 계단과 내림길을 진행하여 산불초소를 지나서 계속 내려서면 대티고개에 이른다(08:20). 

 

 대티고개 도로를 건넌 후 좌측으로 진행하여 舊屋지대를 지나면 까치고개에 이르는데 현지에 거주하는

 진정한 산꾼(같이 산행하고 있는 일행 중 한 분의 옛 직장동료)의 안내로 우리는 헤매지 않고 편하게

 낙동정맥의 마지막 구간을 산행한다.

 

 까치고개를 지나며 본 탱자나무.

 어린시절 노랗게 익은 탱자에 대한 추억이 떠오르며 입안 가득히 침이 고인다. 

 

 뒤돌아 본 구덕산과 시약산. 

 

 공동묘지를 지나면 우정탑이 나타난다(09:03).

 

 우정탑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돌려 내려서서 극락암 입구를 지나고 좁다란 동네길를 따라 내려서면

 6차선 大路에 내려서는데(09:25) 여기가 괴정고개(감천고개)다.

 가게를 찾아 시원한 음료수로 늦여름(?) 더위를 쫓으며 잠시 숨을 고른다.

 

 SK주유소를 지나 우측의 경삿길로 진행하여 예비군 훈련장으로 들어섰다(09:44).

 포복 장애물 철조망을 지나 바로 우측방향으로 내려서서 진행했어야 했는데 계속 직진하는

 바람에 길을 잘 못들어 후미에게 선두를 내어주고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부대후문에 도착하니

 가게에서 사가지고 온 부산막걸리를 한 잔씩 걸치고 막 일어서고 있었다.

  

 

 일행들과 합류하여 우측의 부대담장을 끼고 진행한다(10:14). 

 

 부대담장을 따라 내려서서 아파트 놀이터를 지나 바다해사랑(동원수산)과 부일냉동 사이로 진행하여

 大路로 내려서면 SK주유소와 대우자동차가 있는 장림(구평)고개에 도착하게 된다(10:28).

 

 Sk주유소를 지나 2~3백 미터 쯤 진행하다 산길로 올라서서 소나무 오솔길을 이십 분 가량 진행하면

 소나무에 걸어놓은 봉화산 표지기를 보며 지나게 된다.  

 

 봉화산을 넘어 포장도로를 건너서 구평가구단지로 진행한다. 

 

 구평가구단지를 통과하여 삼환2차아파트 102동으로 내려서서 육교를 건너 신다대아파트 방향으로

 진행하게 되는데 여기를 다대고개라고 한다. 

 

 신다대아파트 105동을 좌측으로 끼고 포장도로를 올라가면 한국전력이 나타나고 우측으로 방향을

 돌리면 서림사 입구에 다다르며 급경사를 한참 진행하여 해동정사를 지나면 응봉봉수대로

 향하는 능선을 만난다.

 

 응봉봉수대(鷹峰峰燧臺)를 오르고 있는 일행들.

 이곳 봉수대는 1530년(중종 25년) 설치되어 1898년(고종 35년)까지 군사통신시설로 사용되었다고

 안내문은 설명하고 있다.

                                     

 봉수대에서 본 몰운대와 그 뒤의 쥐섬.

 아파트에 가리워 섬 처럼 보이는 곳이 육지의 끝자락 화손대와 이어진 몰운대다.

 

 봉수대를 내려와 안부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몰운대로 가는 방향이지만 우리는 직진하여 아미산에

 올라 낙동강을 다시 한 번 조망했다.

                                                  (봉수대에서 본 아미산)

 

 아미산에서 본 낙동강 하구의 모래톱.

 모래톱은 민물과 바닷물을 갈라 놓았고 멀리 희미하게 가덕도가 보인다.

 그 너머에는 거제도가 자리를 틀고 앉아 있을 것이다.

 

 스틱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을숙도가 보인다. 

 

 봉수대 쪽으로 다시 내려서서 안부에 이르러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몰운대를 향한다. 

 산길을 내려서서 포장도로를 건너면 롯데캐슬 2단지로 들어서게 되고 218동과 219동 사이의

 통로로 내려서니 상가가 있어 냉음료로 갈증을 날린 뒤 3단지로 진입하여 도로를 따르다가 성당을 끼고

 좌측으로 돌아가면 바다가 보이며 다대포 아파트 단지를 통과하게 된다.

 

 아파트 단지를 내려서며 본 다대포 해수욕장과 몰운대.

 

 아파트 단지를 지나 횟집이 늘어선 바닷가로 내려와 몰운대로 향한다.

 낙동정맥의 산줄기와 함께 구름도 바닷물로 잠겨드는 것일까 沒雲臺라고 명명했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화손대는 왼쪽 방향이다.   

 

 소나무가 울창한 산책길을 십 분 가량 걸으면 다대포객사가 나타난다. 

 

                           (多大浦客舍. 측면에는 懷遠館이라고 쓴 현판이 걸려져 있다)

 

 천 리 길을 동행한 일행들과 객사 앞에서 克己를 자축했다.

 

 몰운대 해안과 쥐섬.

 

 

 

낙동정맥의 끝지점 몰운대에서 인증셧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발걸음을 돌린다.

천 리 길을 달려와 만난 몰운대 다시 찾아 올 날이 있을지............ 

 

돌아나오며 몰운대 詩碑앞에 섰다. 

 

                       沒               雲              臺               東萊府使   李 春 元

 浩蕩風濤千萬里(호탕풍도천만리)            호탕한 바람과 파도 천리요 만리

 白雲天半沒孤台(백운천반몰고태)            하늘가 몰운대는 흰구름에 묻혔네.

 扶桑曉日車輪赤(부상효일차륜적)            새벽마다 돋는 해는 붉은 수레바퀴

 常見仙人駕鶴來(상견선인가학래)            언제나 학을 타고 신선이 온다.

                                                                     (譯: 정 연 주)

 

 일 년 동안 일행의 선두에서 登路를 개척하며 리드해준 선두대장의 헌신적인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당당하게 여기에 설 수 있었다.

 

 자축연을 했던 횟집에서 본 바닷가 풍경.

 

 그동안 얼마나 많은 땀과 정열을 아낌없이 쏟았던 낙동길이었나!

 일행들의 얼굴에는 만족과 희열이 가득하다.

 

 완주대원에게 완주증 수여식도 있었다.

 

 

 정맥길에 땀을 뿌리며 지나던 순간들이 스쳐간다.

 `너는, 당신은 산밖에 모르냐'고 핀잔을 듣기도 했다.

 배낭을 짊어지고 나설 때는 뒷통수를 때리는 수근거림도, 격려도 있었다.

 

 엄동설한 능선을 휘몰아 치는 눈보라를 헤집으며 나아갈 땐 이토록 두껍게 쌓인 눈이 언제 녹고

 생명이 싹틀까 했었지만 어김없이 우리 강산에 봄은 찾아왔고 그토록 당당하게 짙푸름을

 자랑하던 녹음도 스산한 바람에 몸을 떨며 本鄕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섭리를 보면서

 우리 인생을 반추한다.

 

 

 산행일: 2008. 9. 20. 토요일(낙동정맥 마지막 회)

 산행지: 동아대~ 승학산~ 구덕산~ 시약산~ 대치고개~ 괴정고개~ 장림고개~ 봉화산~ 아미산~ 몰운대

 날   씨: 맑고 무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