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우보 2008. 6. 16. 22:02

 

오늘도 옥구슬 구르는 것 같은 새소리를 들으며 눈을 뜬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잠자리에서 눈을 뜨는 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

비파계 빈관(琵琶溪 賓館)에서 숙박한 3일간의 기억이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장가계의 수려한 산속 깊숙히 위치한 이 호텔은 주변 경관이 너무나 아름답고

맑은 공기는 향기마져 품어져 나오는 듯 하였으며 새벽마다 울려퍼지는 새소리가 어찌나

청아하고 고운지 이러한 운치를 어찌 잊을 수 있으랴!

 

오늘은 장가계 관광의 마지막 일정으로 오전에 천문산을 올랐다가 형주에 들러 古城을 보고

무한으로 이동하여 밤늦게 귀국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동거리가 약 2천 리에 이르고

열 시간을 넘게 차를 타야 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고 겁을 준다.

                              (비파계 호텔을 떠나기 직전 다시 본 주변 경관)

 

3일간 묵었던 비파계 호텔을 출발하여(7:50) 천문산으로 향한다.

약 30분을 이동하여 장가계 시내에 위치한 천문산 케이블 카 승강장에 도착한다. 

 

케이블 카 승강장 입구에서 부터 관광객을 위한 축하공연이 시작된다. 

 

승강장 2층에 진열되어 있는 天然 菊花石.

안내문이 있었으나 자세한 뜻은 잘 모르겠고 장가계 지방에서 채집된 것이라고 하는데

정교한 국화꽃 문양이 신기롭다.

 

 

기다림 없이 바로 케이블 카에 탑승하여 천문산 관광을 시작한다(8:45). 

 

케이블 카를 타고 이동하며 본 장가계 역.

驛舍가 최근에 지어진 듯 현대식으로 멋들어지게 지어졌는데 한국 관광객들이 돈을 추렴해

지어서 헌납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씁쓸한 느낌이 든다.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천문산(天門山).

천문산은 장가계의 명산 중에서 가장 먼저 역사에 기록된 산으로 장가계 시내에서 8Km 가량

떨어져 있는데 고대에는 고량산으로 불리다가 삼국시대 오나라 영안 6년(263년) 고량산에

홀연히 절벽이 열리니 마치 문과 같아서 세계적으로 기이한 경관이 형성되어 그 후

천문산으로 개칭하였다고 한다.

 

천문산은 해발 1,518m로 장가계의 두번째 국가삼림공원으로 정상에는 원시상태에 가까운

생물생태가 잘 보존되어 있고 카르스트 구릉과 석순이 도처에 분포하며 기암괴석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는데 `천문산 케이블 카' `통천대도' `천문동' 은 `공중카르스트 화원'과 함께

천문산의 4대 기관(奇觀)으로 꼽힌다.

 

케이블 카는 시가지를 지나고,

 

시내에서 점차 멀어지며 나타나는 계단식 농경지의 풍경이 아름답다. 

 

천문산의 케이블 카는 프랑스의 POMA사에서 수입한 설비로 총 길이가 7,455m로 세계 최장이며

케이블 카 98대가 동시에 운행되고 있고 지지대가 57개 설치되어 있는데 그 표고차가 1,279m에

이르며 중간역과 종점역 사이의 경사는 37도에 달한다.  

 

 

중간역 부근을 지난다.

우리는 여기에서 내리지 않고 종점역까지 탑승한 채 주변 경관을 관람하고 내려 오면서

이곳에서 내려 셔틀버스를 이용해 통천대도를 달려 천문동으로 오른다. 

 

더욱 선명해진 천문동의 모습. 

 

하늘로 통하는 큰 길 - 통천대도(通天大道). 

해발 200m에서 시작해 1,300m까지 가파른 산세를 아흔 아홉 번 돌며 11Km를 올라가면

천문동으로 오르는 상천제 앞에 서게 된다.

 

케이블 카에서 내려다 보는 통천대도의 위용이 대단하다.

 

 

한 마리의 새가 되어 천문산의 침봉과 계곡을 굽어본다. 

 

 

 

케이블 카에서 내려서 본 천문동과, 

 

천문산의 절경. 

 

하늘로 오르는 사다리 _ 상천제(上天梯).

999계단을 올라야만 천문동에 이를 수 있다.

계단은 좁고 경사는 심하여 난간 철구조물을 꼭 잡고 오르내려야 한다. 

 

천문동을 배경으로 기념을 남긴다. 

 

천문동을 오르는 인파.

힘들다 죽겠다 하면서도 모두들 포기하지 않고 사력을 다해 오른다. 

 

하룡공원 입구에서도 보았던 야외 노래방(?). 

 

천문동에서 내려다 보는 속세.

천문동(天門洞)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천연 석회암 동굴로 그 높이가 131.5m, 너비 57m,

길이 60m인데 1999년 세계 에이 쇼에서 비행기가 이 동굴을 통과하고 나서부터 

유명해 졌다고 한다. 

 

 

천문동을 내려와 다시 본 천문산의 경관. 

 

 

 

중간역에 내려와서 보는 천문산. 

 

천문동으로 오르는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관광객들. 

 

와~~~와~~~를 연발하며 세 시간 가까이 천문산에 머물다 케이블 카를 이용해 하산한다.

천문산사와 내려오는 길에 허공에 떠 있다는 귀곡잔도(鬼谷棧道)를 보지 못하고

천문산을 떠나는 것이 몹시 아쉽다. 

 

장가계 시내로 들어와 한국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형주로 출발한다. 

 

식당앞에 있는 장가계토가풍정원(張家界土家風情園).

장가계 인구의 60% 이상을 차지한다는 토가족의 풍습이나 문화를 거의 알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난 풍경만 구경하고 떠난다는 것이 섭섭하다.

 

가이드에게 이것저것 질문해 보지만 그도 겉모습 이상은 잘 알지 못하는지 대충 얼버무리는

수준의 설명 뿐이다.

 

추저울로 무게를 달아 물건을 사고 판다.

1개에 얼마가 아니라 무게로 거래를 하는 것이 무척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점심을 먹고 고행은 시작 되었다.

도로는 누더기 처럼 찢기고 갈라져 한쪽 방향을 막고 보수공사를 하는 곳이 많아 차체는

심하게 요동치고 계속해 들려오는 차량의 경적소리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12시 50분 형주로 출발한 버스는 16시 40분 쯤 호북성으로 들어선다.

도로사정은 좋아졌고 끝도 없는 평야지대가 이어진다.

창밖으로 스치는 농촌풍경은 평화롭게만 보인다. 

 

형주의 장강대교를 건넌다. 

 

형주 시내로 진입한 버스는 십 분 쯤 후에 고성으로 들어서는 다리를 건넌다. 

 

위, 촉, 오 삼국의 역사적 고장 형주(荊州).

촉나라 장수 관우가 처음으로 성을 쌓기 시작했고 지금의 石城은 청나라 때 복원했는데

둘레 9.3Km, 높이 9m의 규모라고 한다.

 

 

 

형주성 주변의 시가지. 

 

우리가 중국에서 마지막으로 저녁식사를 한 형주빈관. 

 

형주노간부활동중심(荊州老幹部活動中心).

은퇴한 당 간부들이 모여 친목과 공동이익을 도모하는 곳인가?

 

무한공항.

밤 10시도 채 되기 전에 도착하여 탑승을 기다리는 지루함.

게다가 인천공항에 잔뜩 낀 안개로 예정보다 세 시간 가량 이륙이 지연된다는 멘트다.

 

중국여행을 할 때면 늘 깨닫는 것이 안달하고 조바심한다고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내몸만 상한다는 것인데 그래도 다섯 시간 이상을 공항에서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하다.

 

다행히 안개 주의보가 곧 해제 되었다며 예정된 시간에 이륙하여 4월의 마지막 날

새벽 4시가 조금 넘어 인천에 도착함으로 장가계 관광일정을 마감한다.

 

모든 것을 서두르지 않는 만만디의 중국.

빨리빨리로 길들여져 있는 우리는 그들의 답답함에 가슴을 치고 있지만 

이제는 우리가 그들의 서두르지 않는 만만디 정신을 피드 백 할 필요가 있다.

그들의 만만디는 코앞이 아니라 몇 수 뒤까지 고려한 신중함이 내포되어 있다. 

 

그들은 만만디에 실용주의를 접목시켜 전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번의 여행에서도 이것을 곳곳에서 확인하고 돌아왔다.

우리는 과연 어디로 뛰어가고 있는가?

우리 모두 뒤돌아 볼 때다.

 

여행일자: 2008. 4. 29. 화요일.(장가계 여행 4일차)

여      정: 천문산~ 형주고성~ 석식(형주빈관)~ 무한공항 ~ 인천공항 입국

날      씨: 대체로 맑고 무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