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우보 2008. 6. 3. 22:42

 

어젯저녁 일찌기 잠자리에 든 탓일까 모닝콜이 울리기 전 잠을 깬다.

이름모를 새소리가 청명하게 들려오는 조용한 산속의 비파계 호텔이다.

오늘은 또 어떤 볼거리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식사를 가볍게 마치고 관광지를 향해 버스가 출발한다.

냇가에서 유유자적 빨래하는 풍경을 보며 우리의 어렸을 적 추억들을 떠올린다.  

 

숙소를 떠난지 삼십 여 분만에 황룡동굴 주차장에 도착하여 입구를 찾아간다.

길 양편에는 상인들의 호객행위가 대단하다. 

황룡동굴 입구는 수 백 미터 전 부터 건물로 이어져 있다.

 

 

황룡동굴 입구에 늘어선 관광객들.

황룡동굴은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규모가 큰 석회석 동굴로 96개의 갈림길이 있고 생성된지

오래되어 수명을 다해가는 많이 노쇠한 동굴이다.

 

물론 아시아에서 제일 규모가 큰 동굴도 장가계에 있으나 지금 개발중에 있어 언젠가

기존의 관광상품의 인기가 시들해질 때 쯤 새로운 상품으로 선보이려는 중국인의 만만디 복선이

깔려있는 것이다.  

 

동굴입구는 사람이 서로 비켜갈 정도의 행복문과 장수문이라고 이름지어진 공간을 통하여

관람을 시작하게 되는데 들어 갈수록 그 규모가 엄청나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동굴로 들어가는데 곳곳에 형상 따라 이름이 붙여져 있다.

 

어두컴컴한 동굴을 걸어가며 무수한 석순과 종유석들을 본다. 

 

향수하(響水河)에 이른다(8:55).

황룡동굴 안을 시끄럽게 소리내며 흐르는 강(Noisy River)이다. 

그 길이가 2.82Km에 이르며 평균수심이 6m로, 제일 깊은 곳은 12m에 이른다고 하며

수온은 년 평균 섭씨16도 내외를 유지한다고 안내되어 있다.

 

모터가 탑재된 보트(20명 정원)로 향수하를 800m 가량 유람하며 뱃놀이를 즐긴다.

보트가 서로 비껴가지 못할 정도의 폭좁은 구간이 있는가 하면 어떤 곳에 이르면 수십 척의

보트가 정박할 정도의 넓은 공간도 있다.

 

십오 분 가량 보트를 타고 유람을 마친 후 다시 도보여행은 재개된다.

현재 관람이 허용되고 있는 동굴의 길이는 약 12Km에 이르는데 우리는 약 두 시간에 걸쳐

황룡동굴을 관람했다.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물소리가 동굴안을 너울져 퍼져 나간다. 

떨어져 내리는 물, 이름하여 천선수(天仙水)란다.

 

천선수는 27.3m의 고도에서 쉴새없이 떨어져 내리고 있는데 천선수폭포라고 이름한다.

조명이 설치된 공간을 떨어져 내리는 가느다란 물줄기가 빛을 발하며 신비감을 주고 있었으나

디카에 잡을 수 없음이 안타까웠다.

 

동굴을 지나오며 본 석순과 종유석들.

조명을 설치해 놓아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아래 두 장의 사진은 디카의 한계로 다른 분의 사진을 옮겨온 것임을 밝힌다.

 

 

天仙橋(천선교)를 건넌다(9:39).

다리 길이 22m, 폭 3m, 수면으로 부터의 높이는 17m에 이른다. 

 

 

定海神針(정해신침).

곧 넘어질 듯 가늘디 가는 석순이 19.2m의 높이로 서 있다.

1998년 1억 위안(한화 약 170억 원)의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고 안내한다. 

 

석회석 동굴에는 석회석이 물에 녹아 천정에서 부터 아래로 자라가는 종유석(돌고드름)과

물에 함유된 석회석이 지상에 떨어져 위로 자라가는 석순, 그리고 石柱(종유석+ 석순)가

있는데,

 

종유석의 성장속도는 1년에 0.1mm라고 하니 1m가 자라려면 약 1만 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이 흘러야 하므로 19.3m 높이의 정해신침은 조금도 다른 곳으로 떨어지거나 넘어지지

않았다고 해도 19만 3천 년이란 엄청난 나이를 먹은 셈이다.  

                 (정해신침의 모습- 다른 분의 사진을 빌려온 것임) 

 

자연 에코 음향시설이 되어 있는 회음벽을 지나며 모두들 그 성능을 테스트 한다. 

 

 

百步云梯(백보운제)를 지난다(10:05). 

 

 

들어갔던 곳으로 되돌아 나온다(10:12). 

 

황룡동굴 관광을 마친 우리는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점심식사를 마치고 몇 군데 쇼핑을 한 후

옵션 관광으로 원시인들이 산다는 야인촌(野人村)을 찾았다.

                    (장가계 시내 계수나무 꽃길(桂花路)에서 본 무릉원의 기석암봉들)

 

원시인촌을 알리는 입간판.

世外桃源(세외도원)이라고 부기하여 놓았는데 실제 방문하여 받은 느낌과는 거리가 있는

표현이었다.

 

원시인들이라고 하는 이들은 외화벌이를 위하여 훈련되어 있음을 직감했고 평화롭고 자연과

호흡하며 사는 桃源의 생활이 아니라 훈련된 고된 노동을 하고 있었다. 

 

원시인촌 입구 매표소.

우리는 3만 원의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갔다. 

 

나무 위에서 생활한다는 원시인들. 

 

뱀을 생식한다는 원시인. 

 

그들은 사진찍기를 무척 좋아했다. 

 

원시인촌의 촌장은 여자였다.

여기는 일처다부제의 모계사회니까. 

 

자기들에게 부여된 임무(?)를 마치고 떠나가는 관광객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원시인. 

 

작두날 위를 맨발로 올라가 매달리고 재주넘는 묘기를...........  

 

불에 달군 쇠붙이 위에 올라서기도..........

 

그들의 고유춤도 공연한다.

 

 

 

우리는 이렇게 고달프게 공연하는 원시인들을 보았다.

너무나 인위적인 냄새가 고약하게 풍기는 씁쓸함을 안고 야인촌을 나선다. 

 

 

저녁식사는 북한에서 운영하는 음식점에 들러 북한식 식사를 했는데 음식은 맛있고

서비스도 대체로 만족했는데 식사후에 2층으로 올라간 우리에게 특산물을 강매(?)할 때는

당황스럽고 얼마나 다급하면 저렇게 발버둥 칠까 안쓰러운 마음에 가슴이 아팠다. 

 

일찌기 숙소로 돌아와 다른 일정을 생략한채 잠자리에 들었는데 유경식당 2층 북한 특산물

매장벽에 걸려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상봉사진과, 절규하며 특산물을

강매하던 북한 여성의 얼굴이 겹쳐져 머리에 떠오른다.

별로 유쾌한 장면으로 비쳐지지 않았음은 나만의 느낌이었을까?  

 

여행일자: 2008. 4. 28. 월요일.(장가계 여행 3일차)

여      정: 황룡동굴~ 쇼핑~ 야인촌(원시인 마을)~ 석식(북한 유경식당)

날      씨: 맑고 무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