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장가계(2)
장가계(張家界).
"人生不到張家界(인생부도장가계), 百歲豈能稱老翁(백세기능칭노옹)?"
사람이 태어나서 장가계에 가보지 않았다면, 백 세가 되었던들 어찌 늙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
호남성의 省都인 장사에서 400km 북서쪽에 위치한다.
장가계는 1992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무릉관광구를 이르는 말로
장가계 국가삼림공원, 천자산 자연보호구, 삭계욕 자연보호구 등으로 구분된다.
장가계는 장씨 일가의 땅이라는 의미로, 한(漢)나라 고조(高祖) 유방( 劉邦)을 도와 천하를
평정한 책사 장량(張良. ?~ B.C.168, 子房)이 말년을 보낸 곳으로 여기서 그 이름이
유래 되었으니 수 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다.
장량의 절대적 도움으로 중국천하를 통일한 漢 高祖 유방은 삼만 호의 봉토를 장량에게 주었으나
그는 이를 사양하고 신병을 핑계하여 은퇴한 후 이곳에 와서 살았는데 처음에는 이 지역의 원주민인
토가족(土家族. 중국 55개 소수민족 중 하나로 현재 장가계시 인구의약 70%인 93만 명에 이름)의
거부반응이 거세었으나 장량은 水車를 고안하여 그들의 농사법을 개선하고 글을 가르치는 등
원주민들의 생활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음으로써 점차 그들의 신임과 존경을 받게 되었다.
한편, 중국을 통일한 한고조는 부인 여후(呂后)의 모략에 꼬임을 당하여 장량과 함께
한고조의 삼걸이라 할 수 있는 소하와 한신을 처형했는데 여후는 장량도 없애겠다는 생각으로
장량이 반역할 것이라고 고조에게 모함하며 정벌토록 부추켜 이곳을 침공하였으나 토가족은
험준한 지형을 이용하여 장량을 중심으로 단결해 끝까지 저항함으로써 결국 한고조도
이들을 정복치 못하고 이곳을 `장량 일가의 땅(張家界)'이라고 인정하고 물러갔다.
이런 역사를 증명하 듯 장량의 무덤이 이곳에 있는데 그는 전쟁에서는 뛰어난 전략가였으며
자신의 앞날을 예견 할 줄 아는 현명한 사람이었다.
장가계 지역의 지형은 3억 8000만 년 전에 바다의 퇴적층이 융기하여 해발 1200~ 1500m의
고원지대가 형성되었는데 장구한 세월을 거치면서 퇴적암(堆積岩) 중 사암(沙岩),
석회암(石灰岩) 등 약한 부분은 침식작용에 의하여 깎여 나가고 높은 열과 압력에 의하여
단단하게 변성된 규암(硅岩)이나 편마암(片麻岩) 부분만 남아서 78,000 여 개의 각가지
물형석(物形石)과 기암봉(奇岩峰)들을 만들어 보는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장가계의 산수는 마치 동양의 이상향을 표현한 도연명의 도화원기를 거대하게 확대해 놓은 것 같은
풍광을 자랑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이곳을 신선들이 산다는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 불렀고
지금의 무릉원(武陵源)이라는 명칭도 여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아침 6시 모닝콜에 눈을 뜬다.
식사를 위해 숙소문을 나서니 싸늘한 공기가 온몸을 감싼다.
숙소 구내에 있는 식당에서 부페식으로 식사를 마치고 관광을 위해 버스에 오른다(7:30).
버스에 오르며 둘러 본 숙소주위의 풍경이 예사롭지가 않다.
이동하는 버스 차창으로 스쳐가는 주변의 풍광이 우리를 압도한다.
무릉원 매표소 도착(8:13).
예로부터 신선들이 산다는 이상향을 표현한 도연명의 도하원기의 배경이 되었다는
무릉도원(武陵桃源)에서 유래된 무릉원(武陵源)이다.
장가계 국가삼림공원을 출입하기 위해서는 韓貨 약 35,000원 짜리의 지문카드를 매입하여
출입시 사용해야 하는데 이 카드로 이틀 동안을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다.
카드를 사용해 무릉원을 입장하여 셔틀버스로 십리화랑(十里畵廊)에 도착한다(8:46).
기이한 암봉과 각양각색의 기암괴석들이 4Km가 넘는 협곡 양쪽에 펼쳐져 거대한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모노레일을 타고 한 바퀴 도는데 협곡 양편으로 펼쳐지는 무성한 수풀과 악어바위, 가족 바위,
세 자매 바위, 영감 바위 등 다양한 형상의 기암 괴석이 어울려 십 리 화폭에 그린 산수화를
방불케 하니 감탄의 탄성들이 끊이질 않는다.
세 자매 바위.
앞에는 제일 큰 언니로 제일 먼저 시집가서 제일 큰 애기를 업고 있고, 둘째는 조그만 어린 애기를,
막내는 시집간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업을 애기는 없고 임신한 불룩한 배만 내밀고 있다는
가이드의 기막힌 설명이다.
약초 망태를 등에 멘 영감님도 저기 보이고.............
십리화랑 관광을 마치고 그 부근에 위치한 금편계곡으로 향했으나 너무 짧게 할애된 시간으로
방향만 확인할 수 있었을 뿐 입구에서 발길을 돌리고 만다.
제대로 관광을 하려면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트레킹하며 즐겨야 하는데 아쉽다.
중국 관광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손님을 기다리는 가마꾼.
금편계곡 입구에 서 있는 키다리 바위(?).
어째 곧 쓰러질 듯 불안하다.
장가계 표지석 주변의 기암괴석 풍광들.
백룡전제(白龍電梯) 도착(10:41).
세계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엘레베이터로 3대가 운행 중인데 그 높이가 326m로 170 여 미터는
밖으로 노출되어 주위 경관을 감상할 수 있고 나머지 150 여 미터는 수직동굴 구조로
되어 있는 이곳의 명물이다.
엘리베이터가 수직암굴을 빠져 나오자 창밖으로 기암절벽들이 한 폭의 거대한 산수화 처럼
약 일 분 가량 펼쳐지는 장관을 연출한다.
엘레베이터 창밖의 절경에 넋을 잃은 승객들과 기암절벽이 엘리베이터 벽면에 반사된다.
백룡전제(그들은 白龍天梯라고 표기함)에서 내려(10:48) 길들여진 듯한 나무위의 공작새를
보며 원가계의 절경을 찾아서 평탄한 능선을 걷는다.
삼십 분 가까이를 걸어 원가계에 도착한다(11:23).
원가계는 장가계의 지형을 가장 다양한 모습으로 보여주고 있어 산굽이를 돌아 발길을
옮길 때 마다 와~~~~와~~~~하는 외마디 감탄사가 그칠 줄 모르는데 특별히 어느바위,
어느 봉우리 할 것 없이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고개가 숙여질 뿐이다.
미혼대(迷魂臺).
넋을 잃을 만큼 아름답다는 곳이다.
과연 그랬다.
소동천(小洞天), 정인곡(情人谷), 옥녀출정(玉女出征), 원인망월(猿人望月), 무후봉(武候峰),
백장절벽(百丈絶壁) 등 기암괴석에 걸맞는 이름들을 붙여 놓았다.
여유롭게 걸으면서 보는 주변의 경치가 가히 절경이다.
창조주의 능력앞에 그저 고개가 숙여질 뿐......................
다리쉼을 하는 곳에도 볼거리는 있었다.
천하제일교(天下第一橋).
높이 300m가 넘는 두개의 바위를 이어놓은 길이 20m의 천연석교(天然石橋)다.
구름위를 날아 다니는 신선이 사는 하늘나라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교각(?) 밑으로 보이는 수백 미터의 절벽과 기암들이 절경이다.
천하제일교 난간위의 자물쇠.
원래는 현지 원주민인 토가족들이 결혼 한 달 전 쯤에 이곳을 찾아 자물쇠를 잠그고 그 열쇠는
끝을 알 수 없는 계곡 아래로 던져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다는 곳이다.
수백 미터 절벽 난간에 설치된 구조물 위에서 절경을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
대자연 앞에서 지푸라기만도 못한 하찮은 미물일 뿐인 자아를 발견한다.
오금이 저려온다.
백장절벽(百丈絶壁).
원가계의 절경에 한 시간 가까이 넋을 잃고 신음섞인 감탄을 연발한 후 버스에 올라 좌우에
펼쳐지는 산수를 보며 또 다른 관광목적지로 향한다.
이삼 십 분 가량 꼬불꼬불 산길을 달려 산중의 어느 음식점에 도착해 부페식으로 준비된
음식을 대하면서 모두들 불만을 토로하는데 며칠을 머물며 현지에서 먹었던 음식 중
최악이었던 것으로 기억에 남는다.
식사를 마치고 도보로 하룡공원으로 이동했다(13:53).
점가대(点歌臺).
우리나라의 야외 노래방(?) 쯤으로 생각된다.
하룡공원(賀龍公園).
장개석과 함께 활동한 중국의 10대 원수 중 한 사람인 하룡장군의 이름을 딴 공원이다.
청룡으로 만들어진 하룡장군상은 높이 6.5m, 무게 9톤으로 최근 100년 동안 중국에서 만들어진
가장 큰 동상이라고 한다.
하룡공원 주변의 풍경.
전망대 남쪽으로 어필봉과 선녀산화 등 천자산의 절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선녀산화(仙女散花).
선녀가 꽃을 뿌리고 있는 형상이라는 설명을 들으니 정말 그렇게 보인다.
선녀가 꽃을 누구엔가 바치고 있는 仙女獻花라고도 부른다.
어필봉(御筆峰).
세 개의 石峰이 하늘을 향해 날아갈 듯 長短高低의 조형미가 걸출하다.
흙이 없는 돌봉우리 위의 푸른 소나무는 마치 붓을 거꾸로 걸어 놓은 듯 하다.
전쟁에서 패한 후 천자를 향해 황제가 쓰던 븟을 던졌다고 하여 `어필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어필봉 주변의 날카로운 석봉과 노송의 절묘한 어울림.
어필봉 부근에 있는 천자각.
천자산을 내려가기 위해 천자산 케이블 카 승차장에 줄을 섰다.
처음에는 열 줄 가량으로 넓게 선 줄이 점차 탑승구가 가까워 지면서 두 줄, 한 줄로 좁혀진다.
밀치고 밀리는 말없는 힘의 대결이 계속된다.
한 시간 가량 줄을 서 기다린 끝에 탑승한 케이블 카에서 보는 천자산은 또 다른 절경이다.
천자산 케이블카의 거리는 2,084m로 6명 씩 탑승한 케이블카가 쉴새없이 오르내리고 있는데
약 6분에 걸쳐 692m의 고도를 높이거나 낮춘다.
천자산에서 내려와 셔틀버스를 이용해 보봉호로 이동한다.
보봉호는 토가족들이 수력발전을 위하여 협곡을 막아 만든 인공호수로 삭계용 자연보호구에
위치하며 호수의 길이는 2.5Km, 수심은 50~119.2m로 평균 72m에 이른다.
매표소를 지나 보봉호를 향하여 조금을 올라가면 암벽 중간의 수문에서 떨어져 내리는 폭포가
그림 같은데 대밭 사이를 흘러온 폭포수는 계곡물과 합수된다.
장가계에는 土家族, 白族, 苗族 등 20여 개의 소수민족이 살고 있는데 그들의 전통 민속놀이가
이곳에서 관광객들을 위해 공연되고 있다.
20여 분을 걸어 보봉호(寶峰湖) 입구 도착(16:51).
배에 승선하여 보봉호를 관람한다.
배를 타고 본 주위의 풍경들.
기이한 봉우리와 호수에 감싸인 비췻빛 수면이 빼어난 절경을 연출한다.
촛대바위에 배가 가까이 접근해 보니 고개를 돌려 신선이 된 우리를 부르고 서 있는
신선이 아닌가?
보봉호를 관람하고 나오며 바라 본 보봉호에서 떨어져 내리는 폭포수.
오후 5시 40분 경 오늘의 관광을 모두 마치고 식사할 장소로 향한다.
삼겹살을 곁들인 한식으로 식사를 마치고 서커스장으로, 맛사지를 받는 곳으로 가이드의
주머니를 채워주기 위해 우리는 자리를 일어선다.
여행일자: 2008. 4. 27. 일요일.(장가계 여행 2일차)
여 정: 십리화랑~ 금편계곡~ 백룡엘리베이터~ 원가계(미혼대, 천하제일교, 백장절벽 등)~
하룡공원~어필봉~ 선녀산화~ 천자산 케이블카~ 보봉호수
날 씨: 흐린후 점차 맑아짐. 무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