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과 정맥/백두대간

녹음의 터널을 지나 이른 쇠나드리

영원한우보 2007. 7. 9. 23:27

 

이미 장마철이 시작되었다.

날씨만큼이나 오락가락을 거듭하는 일기예보가 정신없게 하더니 정작 대간길에 나서는 오늘

영동지방의 날씨는 구름만 약간 있을 뿐 강우소식이 없어 다행이다.

 

저번 구간은 진고개에서 구룡령까지 금요무박 산행이 계획되어 있었으나 지방에 다녀오다

교통사고를 당해 산행을 못하여 땜질을 해야하는 부담을 또 안게 되었다.

 

오늘의 들머리인 구룡령을 향해 버스는 양평, 홍천을 지나 강원도 인제의 산간도로를 힘껏

달려보지만 그 속도는 제한적이며 차체가 심하게 흔들려 차멀미로 고통스러워하는 

회원들이 눈에 띄인다.

 

구룡령은 해발 1013 미터로 오늘의 최고봉 갈전곡봉과는 불과 200 미터의 표고차도 보이지

않는데 정상에는 야생동물 이동통로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여름의 강렬한 햇볕이

내려 쬐이고 있었다.

 

설치된 나무계단을 오름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곧바로 나타나는 안내표지에는  전 구간인 진고개까지는 22Km, 오늘 산행의 종착지인 조침령

까지는 21Km라고 안내되어 있다.

 

당초에는 조침령까지 산행계획이 잡혀 있었으나 씻을 수 있는 물이 있는 곳으로 내려서기 위해서

쇠나드리(현재의 조침령 도로가 개설되기 전 넘나들었던 옛 조침령)까지 산행하고 다음구간에

역순으로 남진하면서 조침령을 지나 쇠나드리교로 내려서기로 하였다.

 

여기도 야생화가 반겨 맞는다. 

 

이십 여 분을  걸어서 1100.3봉을 지나고 옛날 구룡령을 넘던 옛구룡령길에 선다.

 

녹음 우거진 숲길을 오르내린다. 

 

장마철이 시작되었으니 포자로 번식하는 버섯류가 우후죽순 처럼 출현 할 것이다. 

 

오늘의 최고봉인 갈전곡봉까지 2Km다. 

 

이제 피기 시작한 꽃들, 지고 있는 꽃들, 낙화한 자리에 열매를 맺기 시작한 식물들이 있다.

 

 

 

갈전곡봉에 닿았다.

좌측으로 3Km 지점에 가칠봉이 위치해 있다고 안내한다.

 

한 마리의 사슴을 만난다. 

 

녹음이 우거져 조망이 거의 없는 숲길을 계속해 걷는다.

숲 사이로 잠깐 시야가 트인다.

 

잡목을 제거한 구간을 지나자 시야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위세가 대단한 여름의 태양볕이 달려든다.

재빨리 그늘로 몸을 숨긴다.

숲길로 산행을 계속 할 수 있음이 여간 다행이 아니다.

 

예닐곱 개의 조그만 峰을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주황버섯 하얀버섯이 아름답다. 

 

 

왕승골 안부에 다다른다. 

 

이곳에는 다리쉼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설치돼 있다.

왕승골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갈전곡봉을 오른후 자그마한 봉우리를 여러개 오르내리며 고도를 낮춰간다. 

 

이 구간의 안내판들은 경도와 위도가 표시되어 있을 뿐 거리표시가 없어 아쉽다. 

 

꽃을 피우고 지우고 열매를 맺으며 식물들은 제각기 삶에 충실하다. 

 

 

 

 

시야가 막힌 숲길을 걷는 지루함 속에서 기형의 나무를 본다.

 

휴식하며 기력을 보충하는 일행을 만난다. 

 

 

 

전번 구간에도 끝없이 이어지는 멧돼지들의 먹이를 찾은 흔적이 보였는데 오늘 지나는 이곳에도

산돼지가 파헤쳐 쑥대밭이 된 산을 보며 그들의 개체수를 짐작한다.

 

 

 

 

 

 

 

산죽이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계속한다. 

산죽화가 이따금 보인다.

 

 

 

 

 

 

쇠나드리에 도달한다.

원래는 여기서 2~3Km를 더 산행하여 조침령까지 가기로 계획되어 있었다. 

 

개망초가 흐드러지게 핀 꽃길을 따라 마을로 내려선다. 

 

저쪽 산봉우리에서는 운무가  숨박꼭질하며 우리를 맞는다.

 

이곳을 찾는 이들이  아직은 많지 않은 듯 차량들이 가끔 소리를 지르며 지나칠 뿐 한가하다.

 

숲 그늘길을 계속해 걸어 그리 더위를 느끼지 못하였지만 등산복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쇠나드리교 교각밑 물로 뛰어든다.

어!!!!!!!! 시원타.

 

 

 

 

 

오늘의 산행: 구룡령~ 1100.3봉~ 갈전곡봉~ 968.1봉~ 1060봉~ 쇠나드리~ 쇠나드리교

                                  (2007. 7. 7.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