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의 여행
옛날에 청개구리 모자가 살고 있었다.
아들놈은 어머니의 말씀을 하나부터 열까지 도무지 듣지 않았다.
듣지 않는 것은 고사하고 거꾸로만 튀는 반항아(?)였다.
동으로 가라면 서쪽으로, 냇가를 가리키면 산으로 줄달음치는 말썽꾸러기였다.
어머니가 병이들어 죽게 되었다.
"얘야, 이 어머니는 이제 너를 두고 죽게 되었구나.
지금까지와는 달리 이제 세상을 너 혼자의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
모쪼록 바른행동으로 열심히 살아라."
아들은 숙연해졌다.
어머니는 말을 잇는다.
"내가 죽거든 냇가에 묻어다오."
그러면 이놈은 분명히 산에 묻어 주겠지?
아들은 어머니의 마지막 유언을 거스릴 수가 없었다.
냇가에 정성스레 무덤을 만들어 장사를 지냈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장마철이 되었다.
"물살에 어머니 무덤이 씻기어 가버리면 어쩌나?
지금도 개구리는 비오는 날만 되면 어머니 생각에 목놓아 운다.
"개골개골 개골개골~~~~~~~~~~~~~~~"
우리집 베란다에서 청개구리를 처음 발견한 것은 작년 어느 가을날 이었다.
아내가 청개구리 보라며 소리칠 때 나는 "집안에 무슨?"
한마디로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정말 화분에 앉아 있었다.
나는 아내에게 말했다.
"그 청개구리 아파트 밖으로 방생해.
괜히 생명 잃게 두지 말고."
오십이 넘은 우리 집사람에게는 이젠 난 종이 호랑이에 불과하다.
그리고서 우리는 청개구리를 잊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 그 문제의 청개구리가 출현했다.
작년의 기억이 사라져 더 자랐는지는 모르겠으나 긴 겨울잠에서 깨어났는지
제법 생기가 도는 듯 하다.
이제 매일마다 모습을 보여준다.
아침에는 여기에서, 저녁때는 저쪽에서,
어제는 이쪽화분에서, 오늘은 저쪽의 화분에서.............
이제는 안보이면 궁금하다.
집안에 들어서면 우리집 애완견(?)- 덩치가 너무크다.(12Kg)-이 나를 제일 반겼는데
요새는 강아지를 물리치고 청개구리를 찾아 베란다의 화분을 두리번 거린다.
요놈이 뛰노는 행동반경이라야 2~3미터에 불과하다.
가여운 생각도 든다.
넓은 세상으로 보내줄까?
"여기서도 잘 사는데 뭘. 당신은 신경 쓰지마."
"야, 이눔아! 뭘 그리 골똘히 생각하고 있냐?"
지 어미 생각에 아직도 마음이 쓸쓸한가보다.
내가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 처럼...................
*사진은 6월 6일부터 오늘까지의 촬영분 중에서 선별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