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가 춤추는 고루포기를 넘어
오늘산행은 닭목재를 출발해 고루포기산, 능경봉을 넘어 대관령에 이르는 비교적 짧은
산행계획이 잡혀있다.
전 구간인 삽당령에서 닭목재까지 구간과 이번 구간인 닭목재에서 대관령을 하루에
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두 구간으로 끊어치기로 하였다.
산나물을 채취하여 삼겹살 파티를 계획하고 소풍하는 기분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어렸을 때 고향의 뜰에서 흔히 보아왔던 붓꽃이지만 산길에서 만나니 더욱 반갑다.
하늘과 산은 푸르다.
닭목골을 올라와 얼굴을 스치는 바람에서 숲향기가 묻어난다.
상쾌하다.
녹음 짙게 드리운 산길로 들어선다.
녹음속의 바람은 더욱 상쾌하다.
바람따라 숲향이 날아 다닌다.
청록의 능선은 부드럽게 흐른다.
제1쉼터에 이른다.
2Km를 더 가면 제2쉼터가 또 있다는 안내다.
고루포기산, 능경봉, 선자령 등 대관령 일대는 겨울에 적설량이 많아 심설산행지로 이름났다.
쉬면서 설경을 즐기라고 여러개의 쉼터를 설치한 듯하다.
2Km 전진에 한 시간이 걸렸다.
산나물 채취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해발 952미터라고 표기한 제2쉼터를 지난다.
산야의 녹음은 젊음의 패기를 유감없이 발산한다.
전에는 본적이 없는 야생화를 본다.
나뭇잎새 위에서도 생명은 숨쉬고 있다.
대관령, 선자령, 강릉이 눈앞에 있다.
구름 너머에서는 동해바다의 파란 파도가 부서지고 있을 것이다.
나물밭을 지나자 야생화가 줄을 잇는다.
새카만 이꽃도 처음본다.
고루포기 정상에 닿았다.
겨울에는 雪海가 시원스레 펼쳐지겠지만 지금은 녹음이 시야를 가린다.
산길을 따라오는 야생화 대열은 계속된다.
노래한다.
춤춘다.
방긋거린다.
온 산이 야생화 천국이다.
지상낙원이 여기다.
꽃이 있는 곳에 나비는 날아든다.
와~~~~~~~~~와~~~~~~~~~~~
엄청난 적설을 녹이고 피어난 꽃무리의 유희가 눈부시다.
황홀하다.
경이롭다.
고루포기를 넘은지 30분이 흘렀건만 산행거리는 500미터다.
무리지어 핀 엄청난 야생화 군락이 발길을 잡는다.
꽃길은 이어지고 또 이어진다.
발길을 멈추고 또 멈춘다.
500미터 전진에 또 30분이 흐른다.
대관령 전망대에 도착한다.
거침없는 시야가 대관령을 넘어 동해까지 내달린다.
미완성의 돌탑을 지난다.
능경봉을 향한 오름이 시작된다.
오늘의 오름길은 부드럽고 편안하다.
능경봉에 선다.
내림길에도 야생화가 만발했다.
밥벌이를 위해 산나물을 채취하는 아낙들을 만난다.
이곳에서 취나물, 참나물, 당귀순 등을 채취한다고 한다.
임도로 내려서 약수터에 이른다.
약수를 받으러 온 인근 주민들이 있다.
고향의 참샘물 처럼 차갑다.
뒤 돌아 본 능경봉.
정상을 운무가 서성이고 있다.
약수터에서 임도를 가로 지른다.
에너지 전시관이 저 아래에 있다.
터널이 개통되기 전에는 대관령을 넘나드는 사람들이 쉬어가는 휴게소였다.
영동고속도로 준공을 기념하는 기념물이 거대하다.
그때만 해도 중부와 영동을 잇는 고속도로 공사는 국력을 모으는 큰 사업이었을 것이다.
대관령 양떼목장 입구에도 한무리의 꽃이 만개해 있었다.
오늘의 대간길; 닭목령(680)~ 목장~ 왕산 제1쉼터(855)~ 제2쉼터(952)~ 고루포기(1238.3)
~ 대관령 전망대~ 돌탑~ 능경봉(1123.2)~ 대관령(840)
(2007. 6. 2.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