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과 정맥/백두대간

산나물을 채취하며 오른 화란봉

영원한우보 2007. 5. 20. 20:21

 

오늘은 삽당령을 들머리로 산행을 시작한다.

2주 전에는 산불방지강조기간으로 삽당령에서 입산을 하는데 산불 감시원들의 눈치를

살펴야 했으나 오늘은 우리의 산하에 떳떳하게 발길을 들일 수 있어 좋다.

 

임도를 버리고 우측 산길로 접어든다. 

 

산죽잎에 맺힌 빗방울을 헤치며 완만한 산길을 오른다.

 

20 여분을 걸어 올라서 만난 임도를 가로질러 좌측의 산길로 진입한다.

주위의 싱싱한 녹음에서 발산되는 나무향이 좋다. 

 

신록속의 대간길을 가는 우리는 마냥 행복하다.  

 

좌측으로는 대용수동을 지나 용수골로 가는 길이다.

강릉시 왕산면에서 세운 안내판은 목재를 깍아 만들었는데 지금까지 보아온 것들과는

다른 느낌이다.

 

산봉우리 주위를 노니는 운무를 보며 방화선(防火線) 초지길을 간다. 

 

비 그친 후의 촉촉한 산꽃이 더욱 싱그럽다. 

 

방화선 길 양편에는 노송들이 이어진다. 

 

산불 확산을 막으려고 설치한 폭 수 십미터에 이르는 방화선의 草地에는 산나물과 꽃들이

산재해 있었다.

 

       구    슬    비   -권 오 순-                                                     

송알송알 싸리잎에 은구슬                            고이고이 옥구슬에 꿰어서

조롱조롱 거미줄에 옥구슬                            달빛 새는 창문가에 두라고

대롱대롱 풀잎마다 총총                               보슬보슬 구슬비는 종일

방긋 웃는 꽃잎마다 송송송.                          예쁜 구슬 맺으면서 솔솔솔.

 

한 무더기의 철쭉이 화사하게 우리를 맞는다. 

 

온갖 풍상을 견디어 온 노송의 애환을 본다. 

 

산행거리가 길지 않아 산나물을 채취하며 여유로운 산행을 하는 우리들의 머리위에서

운무가 유유자적하며 평화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야생화가 비바람에 지친 듯한 모습이다. 

 

 

석두봉에 오른다.

 

운무가 조망을 막는다. 

신비로운 분위기가 연출된다.

 

풀내음이 콧속을 자극한다. 

 

오늘은 조릿대 군락지가 이어지는 길을 계속 간다. 

 

운무가 여기서도 신기(神技)를 선보인다. 

 

나무 등걸에 걸터 앉아 우리의 쉼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버섯 가족. 

 

높은 자리를 잡고 있어 사람들의 손을 타지 않은 듯 하다.

 

화란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신록의 산길에 산나물(주로 참취)까지 있으니 산객들은 더욱 행복하다. 

꽃이 있어 나는 더더욱 행복하다.

 

해발을 높여 오르자 여기저기 철쭉군락이 우리를 반긴다.

 

화란봉에 도달한다.

주위의 조망은 없다.

꽃들의 미소가 이를 보상한다. 

 

 

닭목령으로 내려서기를 시작한다.

화란봉을 내려선지 얼마되지 않아 나타나는 전망바위에서 본 운무. 

창조주의 천지운행 솜씨가 경이롭기만 할 뿐이다.

 

이어지는 노송 군락지. 

 

 

노송이 줄지어 선 고색창연한 이끼 덮인 바위는 仙人들의 천렵장소였던 듯 하다.  

 

 

 

선계(仙界)에서 온 사슴도 신록의 빛깔에 반하여 입맞춤으로 정신이 없다. 

 

운무는 여기저기에 불쑥불쑥 나타나 내려서는 나를 붙잡는다. 

 

 

지나는 길가에는 또 이름모를 꽃이 살랑살랑 몸을 흔든다. 

 

귀경하면서 차창을 통해 보는 주위의 산에는 재선충으로 소나무들이 집단 고사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이 지역에는 아직 전염되지 않은 듯 푸르름으로 서 있었다. 

 

임도로 내려선다. 

 

길게 뻗어 내미는 손길이 토실토실 보드랍다.

 

닭목령에 내려선다.

 

오늘은 13.5Km의 여유로운 나물채취 산행을 했는데 다음 구간인 능경봉을 지나 대관령까지는

산행거리가 더 짧아 본격 산나물 산행에 나서는 산꾼들이 많아질 것 같다. 

 

닭목재에 있는 농산물간이집하장.

수확한 농산물을 자연 저온창고 역할을 하는 이곳에 모았다가 공동출하 하는 것으로 보인다.

 

노랑 꽃 한 무더기가 눈길을 잡아끈다.

 

닭목령을 기념한다.

 

비 개인 오후 귀경하는 고속도로에서 보는 석양이 오늘따라 더욱 사무치게 아름답다.

 

오늘의 마루금; 삽당령(680)~ 송전탑~ 들미골삼거리~ 912봉~ 들미재삼거리(920)

                     ~석두봉(982)~ 1006봉~ 화란봉(1069)~ 닭목재(680)

 

                                                (2007. 5. 19.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