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우보 2007. 2. 21. 22:22

 

                                        (아미산 정상에서 바라본 보령호)

 

<海納百川>

 

옳은 일과 바른 일을 철저하게 구분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조직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서 이런 구분이 명확해야 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잘못된 행위를 한 사람은 특별한 조치를 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잘못에 대해 그때마다 지적하고 처벌한다면 인간사회는 유지될 수 없다.

사람은 누구나 언제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용서와 관용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海納百川(해납백천)'이라는 말이 있다.

`海'는 `바다'라는 뜻이다. `納"은 `내다,  주다, 바치다'라는 뜻이다.

`納付(납부)'는 `내어주다, 바치어 주다'라는 말이고,`獻納(헌납)'은 `바치는 마음으로

내다'라는 말이다. `付'는 `주다'라는 뜻이고, `獻'은 `바치다'라는 뜻이다.

 

`百'은 `십의 열 배, 백'이라는 뜻이다.

`百'은  많은 수이므로 `모든'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百科事典(백과사전)'은 `모든 항목의 사건이나 일을 기록해 놓은 책'이라는 말이다.

`科'는 `조목, 항목'이라는 뜻이고, `事'는 `일, 사건'이라는 뜻이다.

 

`典'은 `책'이라는 뜻이다.

이에 비하여 `詞典(사전)'은 말의 뜻이나 용법을 기록해 놓은 책'을 말한다.

`詞'는 `말'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하여 알아보려면 百科事典을

찾아야 하고, `사랑하다'라는 단어의 의미를 알아보려면 詞典을 찾아야 한다.

 

`川'은 `내, 하천'을 뜻한다.

이상의 의미를 정리하면 `海納百川'은 `바다는 모든 하천을 받아 들인다'라는 말이 된다.

과연 그런가?

바다는 깨끗한 하천이나 더러운 하천을 구분하여 받아들이지 않는다.

바다는 큰 하천이나 작은 하천을 가려서 받아들이지 않는다.

바다가 넓은 것은 모든 하천을 구분하지 않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海納百川'은 이와 같이 다른 사람의 잘못을 탓하지 않고 받아들이다 보면

언젠가는 바다가 된다는 말이다.

 

                                     - 허 성 도  서울대 교수. 중문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