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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의 기암능선들

영원한우보 2006. 11. 26. 22:24

강진에 있는 다산초당을 찾아가던 중 아름답게 펼쳐진 능선이 망막에 각인된지

이십 여 년만에 월출산의 기암들을 찾아  큰 맘먹고 산악회를 따라 나섰다.

워낙 먼 거리여서 당일 산행이 여의치 않아 미루고 있었으나 요즈음에는

도로사정이 양호해져 당일코스로 산행을 하는 산악회가 많이 있다.

 

고속도로를 힘차게 달리던 버스가 광주에 접어들자 제속력을 내지 못하고 우리를

지루하게 하며 정오가 넘어서야 월출산 무위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신라시대 원효가 창건 했다는 무위사(無爲寺)에 내린 우리는 경내를 스쳐지나 동백과

산죽사이로 난 희미한 길을 따라서 등산을 시작한다. 

 

인적이 끊긴 등산로를 찾아 가며 억새군락지 미왕재를 향해 땀을 흘리며 고투 하는데

단풍이 우리의 수고를 격려하고 나선다.

 

삼십 분 가량을 이리 저리 잡목을 헤치며 능선을 찾아 오르니 안내표지가 반갑게 다가서고

나뭇가지 사이로 멀리 기암들이 모습을 내보이기 시작한다.

 

 

미왕재를 향해 조릿대(산죽)와 잡목을 헤치며 전진을 계속한다.

 

미왕재의 갈색 억새가 산죽의 푸르름과 대비되며 모습을 드러낸다.

 

도갑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미왕재에 올라서니 억새 위로  기암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며 도열하고 선다.

 

올라온 길을 돌아보니 한가로운 강진의 농촌풍경이 정겹게 인사한다. 

 

기암괴석을 직접 만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다. 

 

눈 앞에 펼쳐지는 기암 괴석들.

수석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향로봉을 향해 오른다. 

 

직벽 단애가 이어진다. 

 

기기 묘묘의 암석들이 즐비하다. 

 

 

구정봉을 향한다. 

 

길가에 선 또 하나의 기암.

아기에게 젖을 물린 어미의 모습이다. 

 

겨울에게 자리를 내줘야 함이 아쉬운 듯 가을 하늘이 혼신을 다해 파랑을 발한다. 

 

구정봉에 올랐다가 베틀굴을 지날 것이다. 

바람재로 내려선 후 다시 천황봉 오르기를 계속할 것이다.

 

미리보는 구정봉과,

 

천황봉. 

 

강진 작천의 월남저수지가 하늘을 가득 담고 있다. 

 

거대한 기암사이로 또 다른 기암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구정봉을 오르려면 이 좁은 암굴을 통과해야 한다. 

 

암굴을 지나면 천애의 낭떠러지가 앞을 막아서 쇠줄을 꽉 잡고 돌아서야 한다. 

 

구정봉에서 내려다 보는 마애여래좌상이 있는 방향의 기암들. 

 

구정봉(九鼎峰) 정상.

정상의 거대한 바위표면에 가마솥 같이 움뿍 패인 구덩이 아홉 개가 있어 구정봉이라고 한다.

아홉 개의 샘이 파져 있다고 하여 구정봉(九井峰)으로 표기 하기도 한다.

 

향로봉 부근의 기암들. 

 

경포대 계곡으로 흘러내리는 능선. 

 

구정봉 정상의 조망은 가히 압권이다.

강진 앞바다와 목포바다 까지도 시선에 와 닿는다.

 

구정봉을 내려서 베틀굴로 향한다.

이 굴은 임진왜란 때 여인들이 이곳에 숨어서 베(布)를 짰다는 전설에서 유래 되었다는데

여성의 음부를 닮은 이 굴속에는 항상 음수(陰水)가 고여 있어 음굴(陰窟) 또는

음혈(陰穴)이라 부르기도 한다. 

 

 

다시 보는 기암능선.

 

바람재를 내려선 후 다시 천황봉을 향하는 산객들의 행렬은 이어진다. 

 

기암은 이어진다. 

 

천황봉을 오르는 길은 이렇게 기암으로 장식되어 있다. 

 

 

암벽을 굽이돌아 오르기는 계속된다. 

 

 

 

천황봉이 이제 지척에 있음을 알린다. 

 

지나온 암벽과 암릉.

구정봉과 베틀봉도 보인다. 

 

기암들의 호위를 받으며 정상을 향한 오르기는 계속된다. 

 

월출산 정상 천황봉(天皇峰). 

정상을 정복한 이들의 기쁨에 넘친 환호성이 그치지 않는다.

 

 

지표를 솟구쳐 오른 기암들의 군무(群舞)에 넋을 놓는다.  

 

통천문通天門).

천황사 쪽에서 바람폭포 또는 구름다리를 지나 천황봉을 오르려면 마지막으로 이 굴을

지나야만 하는데 하늘로 통하는 높은 문이라는 것이다. 

 

천황사 주차장으로 내려서기를 시작한다. 

 

기암능선은 어디론가 계속해서 달린다. 

 

 

사자봉을 흘러내리는 단애절벽(斷崖絶壁) 넘어로  농촌풍경이 한가롭다.

 

구름다리를 찾아 내려서기를 반복한다. 

 

기암을 뚫고 비추이는 석양이 눈부시다. 

 

계곡의 단풍을 따라가다 시선이 머무는 곳은 사자저수지다. 

 

무수한 계단을 내려선다. 

 

구름다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예전의 구름다리가 낡아 2006년 재시공했다는 월출산의 명물 구름다리.

폭 약 1m, 길이 54m, 국내에서 지상고(地上高)가 가장 높은 120m로 시루봉과 매봉을 연결한다. 

 

바람계곡으로 내려서 삼거리에 도착한다.

바람계곡을 따라 오르면 바람재로 통하고 천황봉으로 오를 수 있다.  

 

천황사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길은 동백나무 군락으로 이른 봄에는 동백꽃 터널을 이룬다고 한다. 

 

키가 훨씬 넘는 산죽길을 지나기도 한다. 

 

주차장에 거의 다 내려 선 지점에 설치되어 있는 윤선도 詩碑와 영암아리랑 노래비. 

 

주차장에 내려서서 다시 본 월출산(月出山. 809m). 

달이 산자락에 걸려 있을 때의 경관이 특히 아름답다는 월출산.

그 이름도 `달이 떠오른다'는 뜻이다.

 

1988년 20번 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기기묘묘의 암석이 금강산을 축소해

놓았다 하여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린다.

지리산, 내장산, 천관산, 변산과 더불어 `호남의 5대 명산'으로 지칭된다.

 

월출산 능선위로 곡미(曲眉)의 초승달이 떠오르고 있었다.